지금까지 “스님”이란 말이 “승(僧)+님=승님”이 변해서 된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는 “사승(師僧)”이 변해 “스승”이 되었다고 하면서, 스님은 “사(師)님”에서 나왔다고 한다.

앗, 어느 쪽이 맞을까 싶어 “21세기 세종계획”에서 배포하는 “2003 한민족 언어 정보화” CD에서 국어 어휘의 역사 검색 프로그램에 이 낱말을 넣어 보았다. 그랬더니 이런 설명이 뜬다.

품사                     명사
현대 뜻풀이      (1)승려를 높여서 호칭 또는 지칭하는 말, (2)승려가 그의 스승을 호칭 또는 지칭하는 말
종합 설명        
국어사 자료에서 ‘스님’이 소급하는 형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만큼 ‘스님’은 최근에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스님’은 현대어에서 ‘중’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중이 자신의 스승을 이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님’은 ‘사(師)’와 ‘님’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보인다. ‘스님’은 ‘승(僧)’과 ‘님’이 결합한 말이라는 견해가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ㅇ’과 ‘ㄴ’이 만났을 때 ‘ㅇ’이 탈락하는 현상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국어사 자료에서 ‘숭, 승’은 다음 예문에서 보는 것처럼 주로 여자 스님을 가리켰기 때문에 ‘스님’을 ‘승+님’으로 분석하기가 어렵다.


이 뒤에 나오는 "다음 예문"은 고어 자료라 인터넷에서는 글자가 깨지므로 생략. 그러니까 스님은 사(師)님에서 온 말이 맞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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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2-15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재밌네요 숨은아이님 연재를 끈기있게 읽어야겠어요^^

숨은아이 2005-02-15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정독자 확보? ^^ 고맙습니다.

숨은아이 2005-02-15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우리 반에는 정님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얀마녀 2005-02-18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그랬단 말이지요. 이거 참 재미나는데요?

숨은아이 2005-02-1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는군요. ^^ 재미있으시다니 다행.
 

휴대전화에 달린 30만화소짜리 카메라라서 제 색깔이 나지 않네요.
 

 

홍어삼합....가운데 큰 접시입니다.

제일 아래가 삶은 돼지고기, 가운데가 홍어회, 그 위에는 깻잎, 미나리, 마늘, 고추입니다.

왼쪽 작은 접시의 꼬막은 피맛이 느껴지는 게 맛있고, 그러려면 잘 삶아야 하지요.

윗쪽 콩나물 무침 옆에 있는 김치가 삽합에 들어갈 김치고,

그 옆이 홍어회만 따로 찍어먹을 때 쓰는 굵은소금이고, 그 옆은 초장, 된장입니다.

홍어삼합에는 막걸리가 최고라 해서 막걸리잔이 놓여 있습니다.

4명이 가서 이렇게 한상 차리니 4만원입니다.

비싼 음식이기는 하지만, 그 값을 톡톡히 합니다.

 


홍어삼합을 먹을 때, 홍어회를 깔고 그 위에 김치, 그 위에 돼지고기를 얹습니다.

김치가 가운데로 가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양념은 별도로 할 필요없고 그대로 먹으면 됩니다.

 


홍어애(홍어 간)입니다. 

참기름에 가는 소금을 넣은 양념에 찍어 입에 넣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홍어삼합 한상 차린 것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겁니다.

 


이것도 홍어삼합 한상 차린 것을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겁니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아시는 분이 하는 곳이라 최고로 알싸하다는 홍어코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홍어를 먹을 때는 입을 꼭 다물고 천천히 씹어야 합니다. 알싸한 홍어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말이죠. 

 

지난 금요일에 먹고 나서, 여러 사람들한테 홍어에 대해 물었는데, 

맛보기는 했다는 사람들마저도 불행하게(?) 그 맛에 빠진 분들은 없었습니다.

 

그 때 만난 친구들하고는 날을 잡아서 자주 가볼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홍어의 참맛을 제대로 자주 느껴보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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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2-1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옆지기가 1월 19일에 쓴 것인데, 그때 지율스님이 단식 중이어서 이제야 올립니다. 전 홍어를 못 먹는답니다. 서너 번 시도해 보았으나 입에 넣은 것만 간신히 목으로 넘기고 다시 집을 엄두가 안 나더이다. ㅠ.ㅜ 그런데 글쎄 옆지기는, 이 글 얼른 서재에 옮겨서 홍어 먹으러 같이 가실 분 있나 알아보래요.

비로그인 2005-02-1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탁삼합이 아주 별미이기는 하지만, 저는 잘 권하지 않는데요... 대중적인 음식이 아니니까 말이죠.

삼합으로는 아직 못먹어보고, 다만 막걸리와 홍어가 정말 기막히게 어울린다는 것만 잘 알죠. 홍어의 알싸하고 묘한 향이 좀 기분나쁜 측면도 있는데 막걸리와 함께 마시면 중화가 되면서 더 멋진 맛이 나거든요.

전라도 분이신가 봅니다.

저는 부모님이 전라도 분이시라, 삭힌 홍어를 맛볼 기회가 간혹 있었죠. 성인이 되어서야 맛을 보았답니다. 호오의 경계에 걸쳐진 참 기묘한 맛입니다.

날개 2005-02-1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옆지기가 어디선가 홍어삼합을 맛보고 와선, 그 맛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회사 동기들과 먹으러 자주 가더라구요.. 먹고 온 날은 냄새가 얼마나 고약한지..ㅠ.ㅠ
나보고도 먹어 보라하는데, 홍어냄새는 도저히 적응이 안되서 먹어보질 못했습니다..

2005-02-14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5-02-1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탁삼합이요? 좋지요.
이번 설연휴 마지막날 후배들이 놀러왔는데, 한 녀석은 꼬막을 싸오고, 한 녀석은 홍어와 돼지고기를 싸온 덕분에 그럴싸하게 먹었습니다. 막걸리가 없었던 게 아쉬웠을 뿐.

반딧불,, 2005-02-14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30만으로 이렇게 잘 찍으셨어요??
전 도저히 안되던데요.
건질게 없어요ㅠㅠ

로드무비 2005-02-1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어삽합으로 돼 있습니다.
저는 먹을 줄은 알지만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호랑녀 2005-02-14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전라도사람 저도 홍어 잘 못 먹습니다. 우리 친정은 별로 즐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댁은... 모든 잔치에 홍어가 빠지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가끔 홍어 드시고 남은 걸 택배로 보내주시기도 합니다. 아들들 홍어 좋아한다구요.
저랑 동서는... 코를 싸쥐고 차려주기만 합니다. 묵은 김치가 있으니 지금이 딱이네요. 남편 출장다녀오면 삼합을 한 번 준비해줘야겠습니다.

숨은아이 2005-02-1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과끝님, 옆지기가 전라도 사람이에요. 막걸리랑 먹으면 중화가 된다고요? 흐음... 한번 먹어볼까.
날개님, 맛들인 사람들은 대단히 좋아하더라구요. 희한해요.
속삭이신 님, 연애하기 시작하던 해 명절에 옆지기가 저한테 맛있는 거 먹여주려고 일부러 고향에서 싸 가지고 왔더랍니다. 빨갛게 무친 게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에 냉큼 한 입 씹었는데, 으윽... 그러고 나서 시댁에 인사드리러 갔을 땐 홍어무침에 홍어찜까지! 홍어찜 냄새는 더 독하더라구요. 맛있게 먹어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ㅠ.ㅜ 10년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안 먹히데요.
조선인님, 언제 저 집에 제 옆지기 좀 데려가 주세요. ^^
반딧불님, 그런가요? 카메라가 좋은가 봅니다. ^^
로드무비님, 근데 홍어 안 좋다는 사람을 보면 홍어 좋아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잘 삭힌 걸 먹어보지 못해서 그렇다고 하데요. 어떤 게 잘 삭힌 건지 원;;
따우님, daum에 저 홍어집 즐겨 찾는 사람들 모이는 카페도 있다네요. 근데 주위에 미식가들이 별로 없어서요. ^^

숨은아이 2005-02-14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역시 식성은 집집마다 다르군요. 그런데 삼합을 준비하신다니, 헉, 설마 홍어를 직접 저미시는 거예요?

울보 2005-02-14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헤요.
전 그거 먹다가 울었는데 ..
그런데 냄새가 아주 독하면 독할수록 좋아라 하는 사람도 있던데......

숨은아이 2005-02-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로드무비님, 무슨 말씀이실까 생각하다가 다시 보니 제목에 "삽합"이라고 오타 났다는 말씀이시군요. ㅎㅎ 고맙습니다. 고쳤어요.
울보님, 에고, 우시기까지... ^^

호랑녀 2005-02-14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장 가면 홍어 썰어서 팝니다요. 제가 설마 홍어 잡아와서 썰겠습니까요...ㅜㅜ
돼지고기는 삶아서 제가 썹니다요. 솜씨 없어서 다 부스러지지만...

클리오 2005-02-1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삼합' 요리를 집에서도 하는군요. 저는 저 페이퍼의 꼬막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전라도 분이시구나~ 했습니다. 삼합을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막걸리까지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4명이서 4만원이면 그래도 도전해볼만한데, 서울에 사시죠? ^^ 저희 집도 전라도라서, 명절이면 아들들 좋아한다고 늘 홍어를 잔뜩 시장에서 썰어오십니다.

하얀마녀 2005-02-15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식객>에서 홍어에 대한 주제가 나왔던데, 전 아직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실제 맛이야 모르겠지만, 글은 참 맛깔나네요. ^^

숨은아이 2005-02-15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하긴 제 시어머니도 얼마 전부터 그냥 저며진 걸로 사시더라구요. ^^
클리오님, 조선인님이랑 언제 날 잡아서 한번 가십시다. ㅎㅎ
하얀마녀님, 마녀님도 끼세요.
따우님, 하핫, 제 시어머니도 얼마 전까진 집에서 홍어 삭혀서 손수 저미셨다구요. 전 멀찍이 떨어져서 구경하고.

클리오 2005-02-15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그게 무슨 충격고백이라구요. (우리들끼리 이야기지만, 전라도 사람들에게는 그건 일상 아닙니까. ^^) 근데 여수 쪽은 홍어 별로 안먹는 것 같던데, 아닌가요?
저도 이번 설에 엄마랑 시장가서 홍어를 옆에서 썰고 있길래 즉석에서 서서 초장 찍어서 먹었다는... --;;

클리오 2005-02-1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구요 숨은아이님! 제가 '서울에 사시죠?'의 의미는, 저는 서울에 안살아서 못가서 아쉽다는 의미였어요.. ^^

숨은아이 2005-02-15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시군요. 아쉽네요. ^^
 

닭똥집이 벌벌벌 닭다리 덜덜덜

잔업철야 지친 몸 소주로 달래네

세상은 삐까번쩍 거꾸로 돈다네 제자리 찾아 간다네

비짓땀을 삘삘삘 열나게 돌아도 요놈의 노동자 살림은

발바닥이 박박박 닳도록 뛰어도 앉으나 서나 제자리

깡소주에 문어발 생맥주 노가리 오공비리 대머리 속이구 노가리

세상은 삐까번쩍 꺼꾸로 돈다네 제자리 찾아 간다네...

- 노래 “포장마차”

일단 밥을 먹고 배가 차야 술을 마시는 나는, 깡소주를 마신다는 생각만 해도 속이 상한다. 왜 깡소주를 마셔, 왜... ㅠ.ㅜ


그런데 안주 없이 마시는 소주를 왜 “깡소주”라고 할까. 알고 보니 “깡”은 “강”을 되게 발음한 말이고, 원래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을 “강술”이라 한단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 따르면 접두어 “강-”은 “억지스럽고 호된” “그것 자체만으로”란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아래와 같은 낱말을 확인할 수 있다.



  강-모01 「명」『농』 가물 때 마른논에 억지로 호미나 꼬챙이 따위로 땅을 파서 심는 모. 호미모, 꼬창모 따위가 있다.

(비가 안 와서 강모를 낼 수밖에 없는 농민의 심정... ㅠ.ㅜ)


  강-바람01 「명」비는 내리지 아니하고 심하게 부는 바람.


  강-더위 「명」오랫동안 비가 오지 아니하고 볕만 내리쬐는 심한 더위.

(강더위는 강추위에 상대 되는 말이다. 난 그동안 강추위의 “강”이 셀 强 자를 쓰는 한자 합성어인 줄 알았다. --;)



그런데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접두어 “강-”을 예시한 낱말 중에 “강다짐”이란 게 있다.



  (강모, 강바람, 강술, 강다짐 등의 말에서) “모에는 물이, 바람에는 비가, 술에는 안주가, 다짐(밥)에는 국이나 반찬이 곁들여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69쪽



강다짐? 왠지 “우격다짐”이 연상되는 이 말이 국이나 물 없이 먹는 밥을 가리킨다고?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았다.



  강-다짐 「명」「1」밥을 국이나 물에 말지 아니하고 그냥 먹음. ¶점심을 강다짐으로 먹고 바쁘게 나왔다. §「2」남을 보수도 주지 아니하고 억지로 부림. ¶하인을 강다짐으로 부리다. §「3」억지로 또는 강압적으로 함. ¶일을 강다짐으로 한다고 빨리 되는 것은 아니다. §「4」덮어놓고 억눌러 꾸짖음.



그러니까 국 없이 마른 밥만 꾸역꾸역 먹는 모습에서 뭔가 자연스럽지 않은, 물기 없이 빡빡한 모양을 연상하여, 억지로 부리는 것, 덮어놓고 윽박지르는 것을 뜻하는 말로 뜻이 넓어진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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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2-14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이었군요.

깡인 줄 알았어요.

부리 2005-02-14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위 시에서 말입니다. 문어발이랑 같이 마시면 깡소주가 아니지 않습니까?? 나름대로 예리한 질문이라고 혼자 감탄하고 있음..

숨은아이 2005-02-1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도 "악으로 깡으로" 할 때 그 깡인 줄... ^^
부리님, 예리하십니닷. ^^ 그런데 소주에 새우깡 먹는 것도 깡소주라고 하잖아요. "강-" 자가 붙은 말은 물기 없이 뻑뻑한 걸 뜻하는 듯해요. 소주엔 김치찌개나 동태찌개가 제격이잖아요. 호호.
따우님, 저 노래가 원래는 그렇게 빠르지 않은데 부를수록 빨라졌던 기억이;;;
 

 

“돌 위에 새긴 생각”에 나오는 전각의 내용은 대개, 백발성성한 노인이 허물 많은 속세를 피해 세한도에 보이는 것 같은 맑은 숲 속 오두막집에서 구름 잡는 소리 읊은 듯, 때로는 청아하고 때로는 저 혼자 고고하다 싶어 아니꼽기도 하다. 그런데 때로는, 이 글처럼 어리광인 양 투덜대는 내용도 있다.




뜻대로 안 되는 일이 십상팔구. 내게 닥친 일 중 열의 아홉은 내 맘대로 안 된다. 물론 정민 선생은 “열에 한두 번 찾아올까 말까 한 그 득의의 순간을 기다리며 나는 수굿이 견딘다. 독수리 같이” 하고 멋들어진 해석을 달았지만 말이다.



이 전각의 글자체도 멋있다기보다 귀엽고 예쁘다. 저 뜻 의(意) 자는 더욱.



 

 

그런데 뜻 의 자를 가만 보니, 맨 아래 마음 심(心) 써놓은 것이 꼭 진짜 심장 모양 같다.




글자 맨 윗부분의 설 립(立) 자는 갓 쓴 사람이 팔 벌리고 서 있는 모양 같다.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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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sfree 2005-02-13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건데, 정민님의 글보다는 숨은아이님이 쓰시는 글이 더 화악 와 닿아요.

날개 2005-02-1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것이 마음심자던가요? ㅎㅎ 전혀 못알아보겠어요..^^

숨은아이 2005-02-13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헤헤, 화악 달려가 안기던가요? ^^
날개님/귀엽지 않습니까, 저 글자? ㅎㅎ

어룸 2005-02-13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치카님 말씀이 옳슴다!!! ^ㅂ^)/

▶◀소굼 2005-02-13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옥편인가...마음심자의 기원;같은걸로 해서 심장이 마음심자로 변하는 그림을 본 적이 있는데 저것과 꼭 같군요: )

숨은아이 2005-02-13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풀님/히힛. ^^ 그런데 이 책에 멋진 문구도 많아요. 나중에 이 책 다 보면 포토리뷰로 소개할게요.
소굼님/이름이 쫌 어려워지셨슴다; ^^ 글자에도 역사가 있군요. 마음 심 자를 붓을 떼지 않고 쓴다면 꼭 저 모양이 될 듯도 하고요.
따우님/음, 전 네 글자 쓰기 귀찮아서 그냥 열에 아홉이라고 했는데;
 
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절판


전에 아영엄마님의 리뷰를 읽고 사두었던 책인데, 며칠 전 조선인님이 인생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들었던 책이라 쓰신 걸 보고, 설에 조카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선물하기 전에 나도 읽어야지, 하고 이틀 동안 읽었다. 아, 전에 드라마 "나는 달린다"에서 무철이와 희야가 이야기하던 동화 "보리와 임금님"이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로구나.

책머리의 "작은 책방 이야기"는 지은이 엘리너 파전(1881~1965)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먼지 가득한 "책방"을 소개한 글이다. 집안의 서재와 심지어 식당에까지 그 방에 어울리는 책들이 가득 정돈되어 있었지만, 청소 한번 하지 않은 채 온갖 책이 그득그득 쌓여 있었던 그 작은 책방에서 지은이는 꿈과 마법과 환상과 진실을 만나, 이 책에 실린 여덟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여덟 편 모두 재미있고, 마음에 울림이 남아 후딱후딱 읽고 넘기기 아까웠다. 한 편 한 편, 아껴 읽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그림, 에드워드 아디존(1900~1979)이라는 화가가 그렸다는 그림이 좋아서 여기 사진을 찍어둔다. 책더미를 배경으로 책에 코 박고 있는 여자 아이 그림, 참 좋다.

전에 옆지기가 가을, 익은 벼가 황금빛으로 물결치는 들판을 실제로 본 적 있느냐고 물었다. 물론 없다. -.- 옆지기는, 들판 가득 바람에 출렁이는 누런 벼이삭을 보면 정말 껴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보리와 임금님"은 본 적도 없는 그 풍경이 그리워지는 이야기다.

이 그림도 좋다. 하늘의 달을 따고 싶어 궁전에서 가장 높은 굴뚝에 매달려 우는 공주. 초등학교 때인가 중학교 때인가, 교과서에도 달이 가지고 싶어 병에 걸린 공주 이야기가 나왔다. 희곡으로 된 이야기였던 듯싶다. 그 이야기보다 훨씬 기발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왜 이 나라에선 요리는 모두 여자가 할까? 남자들은 배가 고파도 음식을 하지 않을까?

이 책의 그림 중 가장 좋은 것 세 개를 꼽으라면 "작은 책방" 그림과 "달을 갖고 싶어하는 공주님" 그림, 그리고 이 "꼬마 케이트" 그림을 꼽겠다. 다락방 창문 멀리 들판과 골짜기와 언덕배기의 숲을 바라보는 케이트. 아무도 하지 않은, 작은 모험을 시작한 케이트. 인습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무조건 금기시하고 위험하다 하는 건, 사실은 아주 아름다운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것. 그걸 처음 발견한 사람은 작고 상냥한 아가씨.
"서쪽 숲 나라"에서도 비슷한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일곱 번째 공주님"까지 보고 나면, 지은이는 여자에게 부과된 인습의 굴레가 갑갑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붕어"는 참 재미있고 기막힌 이야기인데, 글쎄, 넓디넓은 바다에서 스스로 작은 세계에 갇혀 버린 금붕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책에서 가장 길고 흥미진진하다. 그런데 일벌레 나라 사람들과 북쪽의 얼음 나라, 남쪽의 더운 나라, 동쪽의 난폭한 진흙 나라는 서로 교류할 수 없단 말인가? 그럼 임금님의 어머니는 어느 나라 공주였을까? 그림에 나오는 임금님의 시가 참 재미있고 아름답다. ^^

"일곱 번째 공주님"을 읽고 참 유쾌했지만, 한편으로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법" 하고 간단히 이야기해버리는 건, 닫힌 구조를 그냥 인정하는 듯해서 조금 찜찜했다. 아니, 스스로 벗어나지 않으면 아무도 구원해줄 수 없다는 뜻일까?

아, 어린이는 이렇게 놀 줄 아는구나.

그럼 수잔은 어떻게 살았을까. 가슴이 짠해지면서 궁금증이 생긴다. 어린이들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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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2-06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사봐야겠어요.^^
땡스투 누릅니다.

숨은아이 2005-02-0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좋아라. ^^

깍두기 2005-02-06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ㅡ 보리와 임금니이다~~ 내가 이 얘기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내가없는 이 안 2005-02-07 0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땡스투. 이런 책이 있었군요. ^^

조선인 2005-02-07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좋은 책이죠?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숨은아이 2005-02-11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전 이 책 읽기 전에는 몰랐답니다. 깍두기님도 좋아하신 이야기였군요.
이안님, 제게 땡스투를... 아이 수줍... 제가 이 책 살 때는 그 기능이 없었던 게 아쉬워요. 다시 사게 된다면 아영엄마님께 꼭 "고마워요" 눌러야지.
조선인님, 네, 예쁜 이야기들이 참 좋았어요. 조선인님께도 고맙!

노란고무줄 2005-02-15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부터 알라딘에 살기 시작한 아줌마입니다.. 책 소개 너무 이쁘네요. 당장 사리라 마음 먹었어요...^^;;

숨은아이 2005-02-1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고무줄님, 반갑습니다. 이 책, 마음에 드실 거예요. ^^

맹꽁이 2005-03-12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이에요. ㅎㅎ 기뻐요. 다른 이들도 이 책을 좋아한다니... 이 책을 읽었던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이어주는 책이에요

숨은아이 2005-03-13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꽁이님, 반갑습니다. 전 이 책을 뒤늦게 알았는데, 어린 시절에 벌써 읽으셨다니 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