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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르게 풀어쓴 백범일지
김구 지음, 배경식 엮음 / 너머북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1. 원전을 풀어쓴 책을 읽을 때, 작가의 해석이 지나치면 원전을 읽는 맛이 떨어진다.(이문열의 삼국지가 아주 꼼꼼한 구성과, 각주에도 불구하고 웬지 찜찜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반대로, 작가의 풀이가 지나치게 빈약하면 원전의 행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역이 아니라 번역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황석영의 삼국지가 이런 경우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대충 책읽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그래서 별 다섯개다)
김 구 선생님의 책을 다시 '풀고 보탠' 배경식 씨는 오랫동안 역사를 연구했고, 현재도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일생에 대해 꼼꼼하게 연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또, 이전에 발간된 관련 책들의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해 놓았는데 지나치거나 과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건조한 문장으로,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최소화하면서 기록해, 오히려 신뢰성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2. 책은 두껍지만. 읽기에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선생님의 역사에 이런 표현은 좀 죄송하지만 다른 표현이 딱히 생각나지 않아서) 읽었다. 분권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출판사의 무분별한 분권정책에 반대한다) 곳곳에 사진이 들어가 책의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됐다. (사진은 모두 흑백이지만,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다만, 책값이 좀 비싼게 흠이다.
3. 개인적으로 김 구 선생님의 삶을 구구절절 입에 담을 수 없어, 책의 내용은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같은 여자로서 김 구 선생님의 부인인 최준례 여사의 죽음이 책을 덮고 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혁명가의 부인으로 한평생 힘들게 사셨다가 마지막까지 외롭고 쓸쓸하게 돌아가셨다.(441페이지, 혁명가 아내의 쓸쓸한 죽음)
여사님의 경우처럼 이 책은 백범일지에 언급되어 있지만. 자세히 기록되지 않는 분들에 대한 후기나 일화들이 따로 소개되어 있어. 나처럼 인문학을 잘 접하지 않는 초보들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특히 좋았던 점이다)
4. 2008, 이 책을 읽고 난 현재, 나라 밖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소란하고, 나라 안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니. 언론탄압이니해서 연일 시끄럽다. 문득, 이 책을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 안 존경하는 분으로 도산 안창호씨 라고 말한 그 분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존경하는 분으로 백범 김 구씨 라고 이야기할까? 참..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