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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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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사야하는 책이다.
끝까지 읽지 못하더라도, 책등만 조용히 어루만지더라도, 그저 꽂혀있는 책을 보기만 할 거라도
그렇게만 할 거라도,
꼭 필요한 책이다.

꽂혀있는 자리에서 조용히
내 마음을 비춰줄거니까.
잊지 말라고.
이렇게 아이들이 죽어갔다고.

아직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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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1 - 에스파냐 - 빛과 그림자 한길그레이트북스 109
홋타 요시에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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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아첨하길 좋아했던 남자/ 이름에 스스로 'de' 를 붙여 귀족인 체 했던 남자/ 평생 투우와 여자를 좋아했던 남자/아내 호세파에게 20명의 아이를 낳게 했던 남자/ 그 중 살아남았던 아이는 단 한 명 뿐이었던 남자/ 그나마 손자 마리아노 이후로 완전히 핏줄이 끊겼던 남자/ 알바 공작부인을 정말 사랑했던 남자

 

말을 소처럼 그렸던 화가/ 손 그리길 어려워 했던 화가/ 그래서 손이 들어간 초상화에 돈을 더 받았던 화가/ 궁정화가이면서 종교화를 거의 그리지 않았던 화가/ 오히려 교회와 성직자들을 조롱했던 화가/ 아이를 그릴 때는 정성을 다했던 화가/ 초상화에서 직관이 뚜렷했던 화가/ 전쟁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화가/ 1824년 고야 78세/ 프랑스군의 학살을 고발했던 저 유명한 '5월3일'을 그리고도 프랑스로 도피했던 화가/ 하지만 1825년 프랑스에서 그린 데생의 해설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

 

                                                                         위대한 화가 고야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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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그들 역사의 이방인들 - 섞임과 넘나듦 그 공존의 민족사 너머의 역사책 1
이희근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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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라는 광고가 있다. 베트남 엄마를 둔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독도를 우리땅이라 생각하고, 세종대왕을 존경하고, 우리처럼 투표를 하고, 세금을 내고, 군대를 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조그마한 아이가 자기 키만한 군화를 신어보는 장면이 나왔을때 나는 진심으로 감동을 받았다. (근래에 보기드문 광고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부르짖으며 그들을 낮잡아 보는 동안, 그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 단일민족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2. 이 책은 단일민족의 정체를 묻는다. 도대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단일민족은 어디서 온 것인가? 삼한시대때부터(심지어 진한 12국의 건국을 주도했던) 정착했던 진의 유민? 가야시대에 세력을 형성하며 신라를 침공했던 왜인? 신라시대 대규모로 정착했던 아랍인?(표지의 석상은 신라시대 아랍인의 무인석이라고 한다) 고려 건국 이전부터 정착했던 여진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말갈족? 고려시대 이주해온 거란인?(우리나라에 육식문화를 대중화시킨 민족이다)1세기동안 몽골의 공주들과 결혼해온 고려의 왕으로부터? 

이 책은 우리나라에 뿌리박혀있는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로부터 우리스스로를 해방시켜 주는 보석같은 책이다. 평소에 단군의 후손으로 뭉쳐야 산다는 논리에 뭔가 찜찜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3. 그리고 또 한가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편견때문에,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의 수많은 아이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광고속에서처럼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먹고,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생각하고,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어느 나라에도 소속되지 못하며, 미등록 신분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단속으로 강제추방될까봐, 불법쓰레기단속차만 보고도 불안해한다.(한겨레21, 742호 기사 중에서)  이런 보도를 접한 뒤 읽은 책이라 더욱 각별한 거 같다. 

4. 어떤 중대한 이데올로기, 이론이라도 아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거라면,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 똑같은 이유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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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노시타 쇼조,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다 - 인간 이봉창 이야기
배경식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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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만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에서 머리에 뿔난 주인공 살라딘 참차는, 인도인이지만 영국인이 되고자 한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자신의 뿌리를 부정하고, 아버지를 거부함으로써 진정한 영국인의 정체성을 가지려고 한다. (알다시피 인도는 영국의 오랜 지배를 받았다)

2. 현실 속의 인간 이봉창도 소설 속의 참차와 다르지 않다. 그 역시 조선인이면서 일본인이 되고자 한다. 참차가 아버지를 부정했듯이 그 역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기노시타 쇼조), 친구들을 버리고, 가족들을 멀리한다. 하지만 현실은 작품속에서나 역사속에서나 만만하지가 않다. 뿌리깊은 차별은, 영리하고 평범한 조선의 청년을 절망하게 만들었다. 발버둥칠수록, 더욱 처절하게. 

3. 결과적으로 참차가 살라후딘이라는 인도식 자기 이름을 찾고 진정한 인도인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화해했듯이. 이봉창도 이름을 찾고  한 개의 폭탄을 던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다. 하지만..소설과 다른 현실 속에서 가난하게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가 안타깝다. 유일한 혈육이었던 형은 김 구 선생님의 살아계실때에는 따뜻한 보살핌을 받았지만,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다가 돌아가셨다.  현재까지 고단하게 삶을 이어가는 독립유공자들의 후손들이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4. 또한 그가 식민지 청년으로 겪어야 했던 차별이, 2008년 현재 이땅의 젊은이들이 겪어내야 하는 차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놀랐다. 일본의 지배는 더이상 없어졌지만. 가진 자와 못가진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심지어 학교안에서조차 평등하지 못한 청소년들... 얼마나 많은 차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행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많은 청년들의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지... 그 시대에 대한 작가의 꼼꼼한 조사와 침착한 문장이 현재의 문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같아 굉장히 인상깊었다.

5.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는 나에게 박제된 민족의 영웅이 아닌 인간 이봉창이 되었다.

그리고 또,  이 작가의 다음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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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르게 풀어쓴 백범일지
김구 지음, 배경식 엮음 / 너머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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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원전을 풀어쓴 책을 읽을 때, 작가의 해석이 지나치면 원전을 읽는 맛이 떨어진다.(이문열의 삼국지가 아주 꼼꼼한 구성과, 각주에도 불구하고 웬지 찜찜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반대로, 작가의 풀이가 지나치게 빈약하면 원전의 행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역이 아니라 번역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황석영의 삼국지가  이런 경우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대충 책읽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그래서 별 다섯개다)

김 구 선생님의 책을 다시 '풀고 보탠' 배경식 씨는 오랫동안 역사를 연구했고, 현재도 역사문제 연구소 연구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일생에 대해 꼼꼼하게 연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또, 이전에 발간된 관련 책들의 오류에 대해서도 지적해 놓았는데 지나치거나 과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건조한 문장으로,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최소화하면서 기록해, 오히려 신뢰성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2. 책은 두껍지만. 읽기에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선생님의 역사에 이런 표현은 좀 죄송하지만 다른 표현이 딱히 생각나지 않아서) 읽었다. 분권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출판사의 무분별한 분권정책에 반대한다) 곳곳에 사진이 들어가  책의 내용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됐다. (사진은 모두 흑백이지만,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다.) 다만, 책값이 좀 비싼게 흠이다.

3. 개인적으로 김 구 선생님의 삶을 구구절절 입에 담을 수 없어, 책의 내용은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같은 여자로서 김 구 선생님의 부인인 최준례 여사의 죽음이 책을 덮고 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혁명가의 부인으로 한평생 힘들게 사셨다가 마지막까지 외롭고 쓸쓸하게 돌아가셨다.(441페이지, 혁명가 아내의 쓸쓸한 죽음)

여사님의 경우처럼 이 책은 백범일지에 언급되어 있지만. 자세히 기록되지 않는 분들에 대한 후기나 일화들이 따로 소개되어 있어. 나처럼 인문학을 잘 접하지 않는 초보들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특히 좋았던 점이다)

4. 2008, 이 책을 읽고 난 현재, 나라 밖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으로 소란하고, 나라 안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니. 언론탄압이니해서 연일 시끄럽다. 문득, 이 책을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 안 존경하는 분으로 도산 안창호 라고 말한 그 분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존경하는 분으로 백범 김 구라고 이야기할까? 참..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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