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튼에 도착한지 딱 1주일이 됐다. 캐나다에 도착한지는 열흘 좀 넘었고. 생각보다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 한국은 금토일 연휴라던데 난 매일매일이 연휴라서 오히려 금토일 연휴인게 더 부럽기까지 하다. 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려고 노력을 하긴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하루가 사흘이 되고, 일주일이 되고, 열흘이 됐듯이 이게 두달, 세달이 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너무 잉여로운 생활을 하는 것만 같아서 가끔씩 누가 벌로 심장을 꽉 움켜쥐듯이 쫄깃하다. 젠장. 

오늘은 도서관에서 하는 무료 영어 클럽같은델 다녀왔다. 사람이 많았지만 다 중국인, 노인들이었고 그 중에 압도적으로 중국 노인들이 많았다. 나는 중국인 두명과 이슬람 여인 한명, 한국인 여인 한명과 같이 신문을 보며 토론을 했다. ㅎㅎ 대화중에 중국인들이 열심인게 좋고, 바쁜게 좋고, 시간을 아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해서 무척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한다는 일이 포스팅 ^^ ㅋ.ㅋ.ㅋ. 원래는 뭔가 열심히 써서 적립금을 타볼 요량이었으나 머리가 텅 비어있어서 패스.

친구가 내게 내가 하는 말이 동기부여가 된다고(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했다. 이 말이 무척 고맙기도 하지만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다. 난 전혀 그렇게 살고있지 못한걸. 요새 여기 실업률이 높아서 이력서를 거의 백통은 내야 한 세군데 인터뷰하자고 연락온다는 말에 급작스럽게 충격받아서 막 온라인지원을 했다. 근데 내가 스타벅스에 지원하는건지 삼성에 지원하는건지;; 아- 3년 전에 봤던 싸트의 아픈 기억이 마구 몰려오더라. 알바하기 힘들구나 여기.

오늘은 비가 왔다. 그제까지만 해도 더워서 헥헥거렸는데 어제부터 춥더니 오늘은 폭풍우가 몰아쳐서 몸이 계속 늘어졌다. 그래서 산책도 패스했다. 엄마가 아가씨는 배가 부를 때까지 먹으면 안된다고 당부하며 살 쪄서 오면 문도 안열어주시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별로 살이 찌진 않은 것 같다. 옷을 봐선 좀 빠진 것 같기도; 하지만 계속 배불리 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론 조금 자제할거다. 정말로. ㅋㅋ 

이건 다락방님께 드리는 선물. ㅋㅋ 발견하고 반가워서 죽는 줄. ㅠㅠ ㅋㅋ



 이건 굽 뿌러진 제이드님께..(괜한 마음의 빚이 ㅠㅠ) 제이드님 서재활동 안하시나- ㅋㅋㅋ


다른 사람들 것도 차차 발견하고싶다. ㅎㅎ 인베이더 그래픽을 찾는 마음가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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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사진 멋져요!!
난 뽀님이 찍은 사진 보면 다 좋아 보여요.
다락방, Jade~ ㅋㅋㅋ

Forgettable. 2010-05-22 12:57   좋아요 0 | URL
ㅋㅋㅋ 고맙습니다 성원에 힘입어 사진전이라도 열고싶어요. ^^
아 다락방님 사진은 너무 재밌죠. ㅋ 제이드님 사진은 좀 멋져서 왠지 쫌미안ㅋ

L.SHIN 2010-05-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유리창에 비친 파란하늘이라니, 사진이 멋집니다.^^
그런데 정말 용케 찾으셨네요, 다락방님과 Jade님.ㅋㅋㅋ

어쨌든, 타지 생활에서 아프지 않게 몸 관리 잘 하세요 -

Forgettable. 2010-05-22 13:02   좋아요 0 | URL
엘신님. 항상 염려 고맙습니다. ㅎㅎ
전 뭐 잘 안아픈 체질이라 아직 잘 있어요!!!
카메라가 항상 제가 원하는 만큼 따라와줘요. 헤헤 제가 카메라를 잘 만났죠.
근데 엘신님도 나름 타지생활 중이시네요. 생각해보니깐;;; 조심하세요 항상!!

마늘빵 2010-05-21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창문 안으로 보이는 쇼파에 앉아 신문보는 노인의 모습이 부럽군요. 나도 오랫만에 삼청동길에 가서 핫쪼꼬 한 잔? 한국은 무쟈게 덥습니다. 봄 없이 여름으로 바로 넘어가서 못 입는 옷들이 많아요. 캐나다도 더운가요.

다락방 2010-05-22 01:35   좋아요 0 | URL
나도 오늘 삼청동 갔다왔어요! 왜 못만났지? ㅋㅋ

Forgettable. 2010-05-22 13:0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아프님 아직 안가신거 아니에요??? ㅎㅎ

저도 부러웠어요. 은근 럭셔리해보이지 않아요. ㅋㅋㅋㅋ 한국 덥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구요. 우린 어제 오늘 엄청추워요. ㅠㅠ 지금 기온 3 도 ㅋㅋㅋㅋㅋㅋ 여기도 초여름인데 ㅠㅠㅠㅠ 그제까지만해도 더워서 반팔 반바지 입고다녔는데 ㅠㅠ 이불덮고 자야해요. ㅋㅋ

핫쪼꼬. ㅋㅋ 하여튼 아기같애요. ㅋㅋ

마늘빵 2010-05-23 00:48   좋아요 0 | URL
나, 오늘 다녀왔어요. ^^ 히히.

다락방 2010-05-22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무려 캐나다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찌개 집이군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이제 글로벌 다락방인가요? 나 잘 알아놔요. 다락방 인 더 월드 ㅋㅋ

아, 거기서 나 발견하고 얼마나 좋았을까!!

Forgettable. 2010-05-22 13:10   좋아요 0 | URL
별로 안좋았는데???????
이건 누가 심어준 자신감인가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치찌개가 무척 먹고싶어요. 아ㅡ 이 사진 볼때마다 난 김치찌개가 생각날듯 어쩌면 다락방님 닉넴볼때마다 김치찌개가 먹고싶어질지도 모르겠다. ㅡㅡ 이건뭐...... ㅋㅋ 하필 김치찌개. 웃겨 ㅋ

거기 연휴라니깐 덩달아 나까지 늘어져요. 막 소주도 먹고싶고.

LAYLA 2010-05-22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부러워요. 그 불안함까지도요 >.< 화이팅 화이팅

Forgettable. 2010-05-22 13:12   좋아요 0 | URL
랄라님!! (하트)
아 또 막상 오면 그리던 생활이 아니라는 거 제일 잘 아시면서. 힝~

졸업 전에 어디든 한번 더 다녀오세요ㅡ 그게 신상에 좋으실겝니다. ㅎㅎ

Demian 2010-05-2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랫만에 놀러왔습니다^^ 드디어 캐나다에 가셨군요!!! 새로운 출발, 축하드립니다^^ 전 아직 보고타입니다. 우린 같은 미대륙 하늘아래 있어요! 핫핫핫ㅎㅎㅎ

Forgettable. 2010-05-22 13:19   좋아요 0 | URL
데미안님!! 드디어 왔습니다. ㅋㅋㅋㅋ
보고타로 다시 가셨군요. 한국에서는 즐거우셨는지ㅡ 최근에 포스팅도 엄청 뜸하시고 해서 저 잊으신줄 알았다구용. 으헝헝 ㅠㅠ

같은 미대륙이니 은근 반갑고 동질감 생기고 그렇죠. ㅋㅋㅋㅋ
거기도 밤이잖아여!! 꺅 ㅋㅋㅋ

lazydevil 2010-05-2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먼튼에서 잃어버린 성궤라도 찾으시려나...? 인디아나 포겟 박사님, 부디 찾으세요...

Forgettable. 2010-05-22 13:26   좋아요 0 | URL
데빌님. 어이쿠 저도 뭔가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보물같은거 좀 찾았으면 좋겠어요. ㅋㅋ 그런게 있다면 ㅠㅠ
스타벅스 알바하나 못찾는 백조인걸요. ㅜㅜ

비연 2010-05-2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하하하! 다락방님과 jade님이라니. 어디 가나 알라딘 마을분들의 손바닥..^^;;;; 캐나다 가신 거로군요!

Forgettable. 2010-05-26 08:06   좋아요 0 | URL
재밌죠! ㅋㅋ 저도 신기하더라구요 :)
네 캐나다에요. 좋은 나라에요 여긴.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0-05-23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ㅎㅎ

Forgettable. 2010-05-26 08:06   좋아요 0 | URL
ㅋㅋㅋ 괜히 씐나요! ㅋㅋ

파고세운닥나무 2010-05-2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친구가 토론토에 1년 있었는데 겨울 난다고 두꺼운 점퍼를 보내 준 적이 있어요. 애드먼튼에서 겨울을 나시나요?
이 친군 여름에 귀국하며 토론토가 새겨진 반팔 티셔츠를 사왔어요. 점퍼 보내주고 반팔티셔츠 받는 기브 앤 테이크의 불공평함이라니요?^^ 티셔츠의 질이 안좋아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바닥걸레로 사용된 것 같은데, 제겐 캐나다가 그런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어릴 적 무척 재밌게 읽었던 <빨간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이기도 하구요. 기회가 되어 캐나다 가면 꼭 가보고 싶네요. 원제가 'Ann on the Green Gables'인데 생가가 정말 초록지붕이라는 말도 있구요. 사진 구경, 글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2010-05-27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조금 외롭다 하시나..

제가 보기엔 잘(즐겁고, 뭔가 많이 보면서..) 살고 있으신 듯 한데요. ^^

Forgettable. 2010-05-31 13:02   좋아요 0 | URL
게으름의 한계에 다다랐다고나 할까요;; 하하
몸에서 노동을 필요로 하는데 일자리가 잘 안구해지네요 ^^

Seong 2010-06-01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Forgettable. 2010-06-01 10:41   좋아요 0 | URL
와. 이런 시를 댓글로 받을 수 있다니 전 행복합니다. ㅠㅠ

원래는 시를 잘 몰라서 안읽었는데 요즘은 시집을 조금씩 읽고 있어요. 시의 아름다움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고맙습니다. ^^ 외로울 때마다 이 댓글 찾아볼게요.
 

  

 

   
  눈을 떴을 때 클라이브는 사랑이 죽었다는 걸 깨달았고, 그래서 친구의 키스에 울음을 터뜨렸다. 모리스의 친절 하나 하나가 그의 고통을 증폭시켰고, 결국 그는 간호부한테 모리스를 방에 들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밴쿠버의 아름다운 항구에 있는 벤치에 기대어 앉아 읽기에는 너무 아픈 부분이었지만 '어떤 고통이기에 이렇게 아름답나'는 지인의 말을 떠올리며 그 괴로움의 미학을 여과없이 느껴야만 했다. 나 역시 사랑이 죽었다는 걸 내가 먼저 깨달았던 적이 있었고 그로 인한 죄책감과 친구에 대한 연민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사랑이 죽었다고 통곡하던 클라이브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허나 아름다운 나의 모리스가 죽지 못해 살며 이별의 아픔을 감내해야할 때는 마치 내가 겨우겨우 살아냈던 것처럼, 마치 내가 사소하나 거대한 이유로 살겠다 다짐했던 것처럼 슬펐고 아팠고 절망했고, 또 다시 희망했다.  

그래서인지 밴쿠버의 수많은 게이들이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었다;

E.M 포스터의 [Howards end]를 읽고 있다. 세번째로 읽는 포스터의 작품인데, 아직 초반부인데도 작가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기쁘고 재미있다. 클라이브의 모순. 그로 인한 부각되는 그의 평범함, 즉 갑을병정의 '병' 정도의 이도저도 아님이 모리스를 빛내 주듯이 마가렛이 헬렌을 빛내고 찰스가 폴을 빛낼 것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초반부 몇장 겨우 읽고 있는 중이라 그냥 예상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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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5-2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포스터를 못 읽어봤어요. 항상 들었다 놨다만 반복중 ㅎㅎ

Forgettable. 2010-05-22 13:28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이라면 좋아하지 않을까싶은데요!! 흠 아닌가. 급 소심ㅋㅋ
하지만 이런 로맨스 읽기엔 한국 요새 너무 끈적하담서요. ㅜㅜ

다락방 2010-05-22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뽀님의 페이퍼를 읽고 모리스를 보관함에 넣었는데, 결재하려고 보니 뽀님한테 땡스투를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땡스투 할때까지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제야 책 링크를 해주는군요! 모리스 읽어봐야겠어요.

Forgettable. 2010-05-22 13:31   좋아요 0 | URL
이것봐요. 지금ㅋㅋㅋㅋㅋ 또 왜 산다는겁니까. ㅋㅋㅋㅋ
아니 한두번 실패하냐고. 심지어 전망좋은방은 지겨웠다면서요. 내가 볼 땐 많이 다르지 않을 것같은데. 흐흐

뭐. 즐겁게 읽는다면 나야 좋지만 우리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니 신중히 생각해 보아용. ㅎㅎ
아. 그런가. 하며 고개를 기웃거리는 락방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ㅎㅎㅎ

다락방 2010-05-22 19:06   좋아요 0 | URL
나 진짜 아 그런가..사지말까 이러면서 살짝 갸웃하고 있었는데 댓글이. ㅋㅋㅋㅋㅋ
 

포스터의 [모리스]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모리스의 이야기는 애틋하고 감동적이고 무척 현실적이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있지만 그 누구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로맨스. 포스터 작품의 묘미는 이 미묘한 모순에 있지 않나 싶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모순덩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인간적이고 생생하다. 불완전하고 때론 안쓰럽기까지한 조연들이 빛내주는 주인공인 모리스는 [전망 좋은 방]의 키티와 마찬가지로 그 모순을 극복하고 마음이 하는 말을 따라가고자 고군분투하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모리스와 키티를 보면 내가 잘 못하고 있지만은 않은 것 같아서 위안이 된달까. 

  디킨즈의 [Bleak House]는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보류. 난 디킨즈의 문장과 단어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려운 시절]을 읽을 때 디킨즈의 수준이 내가 생각해왔던 바를 훨씬 웃돈다는 건 알았지만 원서를 보니 와, 정말 내가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ㅜㅜ  

  밴쿠버에서 놀 때 내가 나답지 않게 너무 빡빡하게 돌아다니려고만 해서 무척 피곤했었나보다. 에드먼튼에 도착해서는 거의 하루 종일 잠만 잔다. 햇빛이 아주 잘드는 방이라서 밝고 따뜻하다. 이번 주말까지만 쉬고 다음주부터 이것저것 할 일을 슬슬 시작해야지. 

  우리는 해가 밤 열시는 되어야 진다. 그래서 밤 12시에 잠자리에 들어도 무척 일찍 자는 기분이다. 날씨는 깔끔하고 딱 알맞은 온도다.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고 긴팔을 입어도 덥지 않다. 이 도시는 캐나다에서 다섯번째로 크다는데 무척 조용하다. 길을 건널 때 신호를 놓쳐도 금방 신호가 바뀌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 차로 두세시간만 가면 록키산맥이라지만 이곳은 완연한 평지라서 하늘이 높다.  

  와서는 계속 쉬고 있어서 아직 별다른 에피소드는 없지만 사실 앞으로도 별로 없을 것 같다. ㅡㅡ 무척 조용하고 평화롭다. 얼른 학원이라도 다녀서 친구 사귀어야지, 안그러다간 우울증걸리기 십상일듯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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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세운닥나무 2010-05-16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스>를 읽으셨군요. 전 이제야 <전망 좋은 방>을 손에 쥐었네요. 금새 읽을 듯 한데, 시작이 어렵네요^^;

Forgettable. 2010-05-18 07:07   좋아요 0 | URL
한번 시작하면 금방 읽지요. 전 포스터 너무 좋아졌어요. ^^
그치만 취향에 안맞으시면 끝까지 지루하실지도 -_-;;

2010-05-1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8 0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5-1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고 긴팔을 입어도 덥지 않다니. 어쩐지 꽤 환상적으로 들려요. 어휴. 내가 거기 있어야 되는데! 그래서 뽀님 우울증 걸리지 않게 재롱 좀 떨어줘야 되는데!!

ㅠㅠ

Forgettable. 2010-05-18 07:08   좋아요 0 | URL
오라니깐요. ㅋㅋㅋㅋ
꽤나 환상적인 날씨는 이제 가고 햇빛이 뜨거워요 이제 ㅠㅠ

전 잠좀 제시간에 잘 잤으면 좋겠다능 ㅠㅠ

자하(紫霞) 2010-05-16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전망좋은 방 사려고 클릭했더니만 온통 뽀님 리뷰에,페이퍼였다는...
전 가볍게 쌩쓰 투를 날렸답니다.ㅎㅎ

Forgettable. 2010-05-18 07:09   좋아요 0 | URL
그 땡스투가 베리베리님 거였군요! 제가 땡스투를 별로 못받아서 다 알아요. ㅋㅋㅋㅋ
재밌고 읽고 계신지 ㅎ

전 [모리스] 읽고 [하워즈 엔드] 읽고 있어요. :)

순오기 2010-05-1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해가 밤 10시에 진다니, 심야족인 내게는 환상적인 도시네요.
종종 올려주는 소식으로 대리만족해야지요~ ^^

Forgettable. 2010-05-18 07:10   좋아요 0 | URL
전 좀 햇빛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요;;;;;;;;
밤이 너무 짧아 ㅠㅠㅠㅠ ㅋㅋㅋㅋ

무척 조용하고 따뜻한 도시에요.

2010-05-17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늘이 높고, 조용하고, 해가 늦게 지고,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고, 긴팔을 입어도 덥지 않다니... 무척 이상적인 곳이네요; 습도도 낮고 바람이 살랑 살랑 불기까지 한다면 이민 고려해봐야겠어요; 오늘 서울은 어찌나 덥고 습하던지 ㅠ

Forgettable. 2010-05-18 07:12   좋아요 0 | URL
코님. 제가 깜박하고 안썼네요.
겨울이나 여름이나 습도도 낮아서 건조한 편이고, 어디서든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요. 이민 오실거에요?

서울 덥단 소식은 전해 들었어요. 비가 와서(이만하면 완전 실시간 날씨를 꿰고 있죠 ㅋㅋ) 좀 시원해 졌을까 모르겠어요. 휴 저는 실시간 날씨는 물론이거니와 시간도 거의 서울 시간으로 살고 있어서 좀 괴로워요 ㅠㅠ 시차적응이 꽤나 힘드네요.

f.o.s. 2010-05-18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집주인이 볕이 잘드는 방을 내어주었나보군요
Edmonton 한겨울만 아니면 해가 잘 드는 지역이죠~

Forgettable. 2010-05-18 07:13   좋아요 0 | URL
와- 에드먼튼에 계셨었나봐요! 반가움 ^^
오늘도 잠깐 나갔다 왔는데 볕이 따갑더라구요. 여러모로 호주의 퍼스랑 비슷하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론 이곳엔 바다가 없지만..

2010-05-18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9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9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0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1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행기에서는 내내 속상했어요. 

엄마의 눈물바람과 아빠의 분노를 등지고 도대체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싶고. 내가 잠시 넋이 나가 있었던건가. 모든것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눈 떴을 때 이불 속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계속 했어요. 울면서 잠도 못 자고 불안하고 돌아버릴 것 같아서 당장에라도 집에 가버리겠다고 다짐도 했어요. 

그런데 공항에 딱 내리니깐 막 두근두근 해요. 외국 냄새가 막 나니깐 왠지 설레더군요.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가 된다거나 멋진 미래를 상상하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여기까지 오게 만든 내 자신을 믿겠다는 자신감에 설레었어요.

푹 자고 오늘은 뱅쿠버의 명소라는 스탠리 파크에 다녀왔어요. 자전거를 타는 내내 뱅쿠버는 정말로 아름다운 도시다. 라는 혼잣말을 몇번이나 했는지. 사진이라도 올려서 자랑하고 싶지만 컴퓨터 없이 백패커 침대에 누워서 아이팟으로 작성중이라 추후에 ㅎㅎ 뱅쿠버는 조용하고 깨끗하고 친절하고 풍경만큼 공기와 소리, 모든 촉감들도 아름다운 도시에요. 동양인이 많다고 해서 시드니의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전혀 다르네요. 자전거 렌탈 가게에서 만난 한국인 알바생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한국인이라 반가워서 죽을뻔 한 정도 ㅋㅋㅋ

숙소로 오는 길에 서점에 들려서 디킨즈의 [Bleak House]를 사버렸어요. 뱅쿠버 단기 여행중에 읽을 예정이었던 포스터의 [모리스]를 단숨에 다 읽어버려서 초조한 마음이 생겨나고 있었는데 디킨즈의 책을 살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더불어 캐나다 꽃돌이들은..........

아 정말 죽여요.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예전에 삔데 또 뼈서 얼음찜질하고 있는거랑. 오자마자 아이팟 케이스를 잃어버린 거랑. 혼자여서 포기해야하는 뱅쿠버 밤문화만 빼면 좋아요. 아주 좋아요. 계속 좋았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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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5-1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럴때 바로 아이팟이 유용한거로군요!!

그러게요. 계속 좋았으면 좋겠어요.
:)

Joule 2010-05-11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쫌만 기다려요. 제가 막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니깐... 음... 한 5킬로쯤 더 빼면 내가 구하러 막 달려가...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캐나다 꽃돌이라... (심호흡 듬뿍) 사랑해요. (.. )( '')

Kitty 2010-05-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잘 가셨군요!
저도 한국 오는 비행기에서는 10시간 내내 자는데 한국 떠나는 비행기에서는 항상 잠이 안오더라고요.
매년마다 한국 왔었는 데도 매번 한국 떠날 때면 엄마 울고 저 울고 -_-
앞으로 익숙해지시면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이많이 생기실 것 같아요! 얼른 정착하시고 소식 많이 들려주세요~

Joule 2010-05-11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한테도 주소 알려줘 봐봐요. 나도 막 안 되는 잉글리시로 펜팔하는 기분으로 편지 써보게요.

하이.
마이 네임 이즈 줄모.
하우 아 유?
아임 파인. 음... 아이 씽크.... 유 아....음.... 뷰디풀?
썸타임즈 유 메이 필 로운리, 벗 해피엔딩 이즈 굿! ㅡㅡb


무해한모리군 2010-05-11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돌아오기 싫어서 또 눈물바람이 날걸요!

밤문화 도전해보세요 어서어서어서

L.SHIN 2010-05-1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캐나다 꽃돌이들은..........

아 정말 죽여요"

ㅎㅎㅎㅎㅎㅎ 뽀게님 때문에 못 살아~
다음엔 사진도 함께 해주세요. 그나저나, 좋다니 다행입니다.^^

머큐리 2010-05-1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무사하게 도착했음을 축하해요 ^^

꽃돌이 인증 없음 무효인거 아시죠???

자하(紫霞) 2010-05-1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돌이라는 말에 가슴이 뛰는군요,허허~
밤문화는 안정을 찾으신 후에...
동생이 거기 살았었는데 백인들이 동양인들 목을 따는 일이 종종 있다라고
적나라하게 말하더군요.
미안해요~뽀님 겁줘서~

LAYLA 2010-05-11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캐나다 꽃돌이들은..........

아 정말 죽여요.

---------------잘 가신 거에요 궁디팡팡팡ㅇ팡파아팡ㅍ앙!!!!!!^^

turnleft 2010-05-12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랍슨 스트릿에 가시면 제일 먼저 들리는게 한국말일걸요? ㅎㅎ
안정을 좀 찾으신 후에는 빅토리아에 꼭 놀러가 보세요~

순오기 2010-05-12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도착해서 적응하고 있군요.^^
힘내시고 씩씩하게 잘 지내고 와요~

카스피 2010-05-12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나다로 여행가셨군요.넘 부럽습니당^^

비로그인 2010-05-1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불어 캐나다 꽃돌이들은..........

아 정말 죽여요.









여기에 감동받아 추천한 1인.

Forgettable. 2010-05-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인터넷이 구려서 한번에 올릴게요 :(

다락방님. 아이팟은 최고에여. 캐나다 대중교통은 물론 타임테이블까지 꿰고 있는 구글맵이 작동되거등요. ㅋㅋ 짱 ㅋㅋ

선물로 줄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언제 올릴 수 있을지 ㅠㅠ

쥴모양님. 저를 구하는게 문제가 아니에요. 여기에 오셔서 캐나다 꽃돌이들로 눈을 씻으면 쥴모양님 자신을 구원하시는 겁니다. ㅋㅋ주소는 나오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꼭 편지 써주세요. 저도 답장할래요. 

하우즈잇 고잉??
러블리ㅡ 어도러블 투데이*^^*

이런 인사를 나누는 초꽃미녀를 봐서 다리 삔 아픔까지 잊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어요. ㅋㅋ

아 키티님. 그런거군요. 십년동안 매년 눈물바람으로 인사해야 하는 거였군요ㅠㅠ 갑자기 키티님이 대단해 보임. 원래 대단하신 분이깅 하지만 그래도 ㅠㅠ 이걸 어찌 매년 합니까 ㅠㅠ 

이별은 언제나 최악이로군요. 

휘모리님. 밤문화 무서워요. ㅋㅋ 혼자 술마시기 뻘쭘하기도 하고 ㅋㅋ 나중에 친구 사겨서 가보고 얘기 해 드릴게용ㅋㅋ

엘신님. ㅋㅋ 살아야죠. 꽃돌이두고 못살면 안되죠. ㅋㅋ

사진은 노력해 볼게요. 제가노트북을 안들고와서ㅠㅠ

머큐리님. 꽃돌이에 왠 관심을 이렇게 ㅋㅋㅋ 사진 인증이 왜 필요하신겁니까 ㅋㅋㅋ

Forgettable. 2010-05-1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리베리님. ㅎㅎ 한국인이 한국인 목도 따는 세상인걸요. 너무 걱정 마세요. 복불복이니깐요. ㅋㅋ 이게 아니고 ㅡㅡ 저 소심해서 혼자 바도 못가는데요 뭘 ㅋ

어이쿠 랄라님. 제 궁디 터져나가겠다능ㅋㅋㅋ 저 변태처럼 선글라스 끼고 힐끔거려요 ㅠㅠ 미치겠음 ㅠㅠ

턴님 안그래도 오늘 엄청 많이 봤어요ㅡㅡ 어젠 학원 수업 시간이어서 없었나봐요 ㅡㅡ 오후에는 정말 많더군요..........

순오기님. 걱정이 태산이지만 아직은 걍 놀며 잘 지내려고요 ㅋㅋ언제나 격려 감사해요 ^^

카스피님. 여행이라기보단 거의 생활에 가까운 것 같아요. ㅋㅋ 아직까지는 무척 좋습니다. 

쥬드님. 그러고 보니까 꽃돌이에 감동 받은 분들만 추천 했나봐요. 다섯명ㅋㅋㅋ 정말 감동할만 해요. 진짜. ㅎㅎㅎ ㅠㅠ 

알리샤 2010-05-12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도착했군요!
벌써부터 보고싶어요. :)

lazydevil 2010-05-13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경을 넘어가니 역시 아이폰보다 아이팟이 유용하다는 깨달음~~~!!
캐나다 통신원 포겟님의 베엥~쿠버 브리핑 반가워요.

다락방 2010-05-13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언제 어디서 국경을 넘어갈지 모르니 아이팟을 사야겠어요. 음..

Forgettable. 2010-05-1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샤님. 건강은 좀 어때요??
전 알리샤님이 보고싶어해주시니 좀 더 오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ㅋㅋㅋ

데빌님!!!!!!
뱅쿠버 포겟통신원의 브리핑이 맘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ㅋㅋ
놀러 오세요:)
저 궁금해서 캐나다 오시도록 한동안 브리핑을 하지 말아볼까ㅡ (언제나 있는 제 도끼병의 한 증상일 뿐이오니 그냥 패스해주세여)

락방님. 아직도 안질렀냐능 ㅡㅡ

2010-05-13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6 0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7-0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많은 분들이 그렇듯...
캐나다 꽃돌이...최강입니다.ㅋㅋㅋ

아름다운 남자들도 좋지만 저는 꽃순이들이 궁금한데 어떤가요? 압도하고 계신가요?ㅎㅎ

가시기전에 고민을 많이 하신것 같은데(오래전부터 서재활동 하며 많은 분들과 아시는것 같은데 저는 막 뽀겟님 서재와서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릅니다.^^;) 재밌게 새로운 생활을 즐기고 계신것 같아 다행이네요. 내 자신을 믿겠다는 자신감...Gooooood!

Forgettable. 2010-07-07 04:54   좋아요 0 | URL
전혀요. 여기 여자애들 예쁜 애들은 정말 너무 예뻐서 ㅋㅋㅋ 기죽어 지내고 있어요!!!!

가기 전에 물론 고민이 많았지만, 99프로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올 수 있었어요. 딱 기대했던 정도 만큼의 고난이 있지만 기대했던 거니까 나쁘지 않고요, 요즘은 일도 하고 여행도 하고 아주 재밌게 보내고 있습니다. ^^
 

1. 점을 뺐다.  

평범한 피부과에서 뺄까, 입소문이 났다고 하는 신빙성 없는 병원에서 뺄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까운 신빙성없는 병원에서 뺐다. 3일짼데 아직 아물지 않는다. 이대로 빨갛게 패여있을까봐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히는 순간들만 빼면 견딜만 하다. 이제 나이가 있어서 피부 재생속도가 늦는 거라고 위안하고 있다.  

2. 내시경을 했다. 

일반 내시경을 할까, 수면 내시경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일반내시경을 했다. 엄마가 마취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없다고 해서, 난 엄마 차를 타고 집으로 가야 했기에 그냥 일반 내시경을 했다. 2~3분만 견디면 되니까 뭐. 한 번 해봤으니까 더 무서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했다. 딱히 수면 내시경을 포기한 걸 후회 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괴롭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아주 힘들었다. 얼굴에 있는 모든 구멍에서 물이 나오는 걸 모를 정도로 목구멍의 이물감이 괴로웠다.  

3년 전에 그랬듯이, 아무 이상 없다는 것에 안도하면서도 씁쓸해했다.  

3. 운전 면허증을 땄다. 

도로주행 시험을 보고 있는데 경찰차가 삐용삐용 싸이렌을 울리며 우측으로 차를 대라고 했다. 그 상황에서 난 차를 아주 잘 댔다. 조금 전 우회전을 할 때 보행자가 없어서 보행자신호를 위반한게 신호위반이었던가, 운이 나쁜 예로 들던 실격자들의 사연의 주인공이 되는 건가, 덜덜 떨었다. 하지만 내 잘못이 아니라, 차에 달고 하던 번쩍거리는 경조등(?)이 문제였다. 

살면서 가끔 운이 나쁠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지금이 아니어서 무척 다행이었다. 

4. 사람들을 만난다. 

군산에 갔다가 군산에 있는 친구와 함께 전주에 가서 영화를 봤다.  

영화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고,  

내가 경주 여행을 할 때의 메이트가 저질체력이라 돌아다니며 계속해서 투덜댄 것에 대해서 한참 불평을 해대서, 이 친구는 힘든데도 힘든단 말을 하지 못하고 참았다고 해서 무척 미안했다.  요즘 나는 다리만 튼튼해져서인지 걷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졌는데, 이게 메이트들을 힘들게할 수도 있다는걸 알았다. 문제는 저질체력인 친구들에게 있었던 게 아니라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친듯이 걷는 버릇이 들어버린 내 습관에 있었다.  

난 걸음이 느리고 뭘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어서 오히려 '뭔가를 해야한다.'는 여행자들과 트러블이 있으면 있었지 한가로운 여행자들과 트러블이 있을리는 없다고 생각해왔다. 사람이 변하긴 변하는 것인지 어째 난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로 계속 변모해가는가보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요즘 계속해서 상처주는 나의 '말'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고치고 싶은데, 언제나 그렇듯 입에 체를 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계속 노력해왔던 일이었는데 잠시 수수방관 했다고 다시금 지적을 받다니! 

취향은 변하지만 타고난 성정은 변하지 않는것인가.  

이 모든 것들에도 불구하고 술과 책과 맛있는 음식을 마련해두고, [신데렐라 언니]를 함께 보고, 촛불과 음악을 아낌없이 주며 나를 사랑해 마지 않는 까칠한 나의 친구에게 무한한 감사와 애정을 전한다. 

P.S 이 페이퍼를 쓰게끔 한 충격!내시경체험기!를 기대해 주신 분께도 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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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계단을 오르고 있으신거죠? 그래보입니다. 잘 다녀오시고요.. ^^

Forgettable. 2010-05-03 10:4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고맙습니다 :)
돌아오신건가요? 서재에서 종종 뵈어요!!

계단을.. 한동안 오르지 않기로 결심해서 이게 힘든건가 싶기도;

머큐리 2010-05-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운전면허증 취득을 축하합니다...ㅋㅋ 내시경으로 검사한 내부(?)가 건강한 걸로 보아 피부도 나이를 극복하고 곧 재생에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ㅎㅎ

Forgettable. 2010-05-03 10:47   좋아요 0 | URL
호호호

하지만 며칠간 연이은 음주때문에 도대체 새살이 올라오기는 올라올 것이냐는 공포감에 또 휩싸여 있고요. ㅠㅠ 아, 얼른 아물고 싶어요;

어젠 저녁시간 잘 보내셨는지..ㅎㅎ

순오기 2010-05-0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기 전에 숙원사업 다 해치우고(^^) 부담없이 다녀오겠군요.
건강한 거 축복이에요.^^

Forgettable. 2010-05-03 10:47   좋아요 0 | URL
네. 이제 짐만 싸면 되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

2010-05-02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3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3 1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4 1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점 뺀지 좀 되었는데 벌써 점박이가 되어가네요;
아무튼 운전면허증 딴거 축하드려요 ㅎㅎ 이제 현대인의 발을 가지게 되셨네요.
전 왠지 운전을 하게 되면 사회의 교통안전에 대한 도전으로 비춰질 것 같아 포기했어요;
상처주는 말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번 학기에 듣는 심리학 과목에서 배웠는데,
일단 상처주는 말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그걸 하는 빈도와 하게 되는 원인을 체크한 다음,
그걸 대체할 다른 행동, 예컨데 칭찬하기, 노래하기-_- 등을 습관들이면 된다더라구요.
말은 참 쉬운데;; 어려워요. 그래서 심리학인가 봐요.

Forgettable. 2010-05-03 10:51   좋아요 0 | URL
저 벌써 엄마차 운전 해봤어요! 엄마가 옆에서 계속 밟으라고;; 참..........
아직 운전은 무서워요. ㅠㅠ

심리학은 무척 어렵군요! 비난하려던 걸 자제하고 칭찬, 혹은 노래를 하라니! 아, 제 취약점이에요 ㅠㅠ
왠지 칭찬을 하려 하거나 인사치레, 노래를 하려면 낯이 뜨거워져서 ㅠㅠ
어려워요, 어려워.

벌써 5월이네요 코님. 교정기를 낀 첫 주 즐겁게 잘 시작하시길 :)

Joule 2010-05-03 22:01   좋아요 0 | URL
근데 제가 노래하면 사람들이 '차라리 그냥 나를 욕해'라고 할 텐데 그럴 땐 어떡하죠. 흐음.

Forgettable. 2010-05-04 12:41   좋아요 0 | URL
오히려 노래를 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려던 원래의 계획도 달성하고, 동시에 착한 사람도 되고.

오호, 은근히 묘안인데요!ㅋㅋ

잉크냄새 2010-05-03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나다로 잠시 떠나신다는 글을 보았네요.
어디서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Forgettable. 2010-05-04 12:44   좋아요 0 | URL
아, 잉크냄새님! 고맙습니다. :)
제가 캐나다 간다고 서재도 못하는게 아닌데 다들 인사하러 찾아와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헤헤

글 자주 올려주세요!

Joule 2010-05-03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포지 님 캐나다 사신다니깐 꼭 환영회 받으세요. 왠지 잘해주실 듯. 가시기 전에 전번이라도 미리 따놓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괜히 걱정이 태산.

Forgettable. 2010-05-04 12:48   좋아요 0 | URL
네. 거하게 환영해주실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ㅎㅎ
아, 쥴님의 염려를 받는 저는 무척 행복합니다...♡ 자주 소식 전할게요.

Arch 2010-05-0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를 바꿨군요! 뭔가 풀어야할 것 같은데요. ^^

다락방 2010-05-06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서재를 바꿨네요!!

Arch 2010-05-06 16:29   좋아요 0 | URL
찌찌뽕!

Forgettable. 2010-05-06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거친 남자의 서재같지 않아요? 껄껄

Arch 2010-05-06 16:30   좋아요 0 | URL
아니, 뽀 서재 같아요. 흐흐흐
거친 남자를 노렸다면 무효.

다락방 2010-05-06 16:56   좋아요 0 | URL
미치겠다. ㅎㅎㅎㅎㅎ 껄껄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0-05-08 10:20   좋아요 0 | URL
방명록에 가보시면 알리샤남의 '남자'발언이 있다고요. ㅋㅋㅋㅋ
전 폭탄을 가슴에 품고, 퍼즐을 풀어야 하는 치열함으로 고독하게 살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