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미국 몬태나주에서 회색말을 타고 달리는 작은 무법자 이야기다. 이 책은 진짜 뭐라고 리뷰를 써야 할지.. 어린이들이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겪는 고난은 받아들이기가 힘겹다. 근데 그 어린이가 사용하는 욕은 엄청 아재스러운데 f**k 혹은 son of the bi**h 이걸 꼭 이렇게 번역해야 하나 욕 번역은 정말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서 ㄴㅁㅆㅍ 이런 욕을 봐야하는 독자의 곤혹스러움도 생각해 주세요… 표준어는 아니지만 자음만 ㅅㅂ정도로 해주면 적당할 것 같은데 역시 책이기 때문에 안되겠지. 개인적인 기준으로 ㅈㄲ까지 용납 가능. f**k이 ㅆㅍ만큼 어감이 센 단어는 아닌데 아무튼 괜히 고민해 보았다. 작가가 만들어둔 세계에 푹 빠져 침잠하고 있다가 작가의 말을 보고 현실세계로 조금 돌아왔다. 이들을 이렇게 맹목적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나니 더 슬펐다. 이들의 노력에도 이미 탈선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자꾸 엇나가기만 하고..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힘내라 무법자!
2권까지 마침. 시국에 맞물려 흥미롭게 읽었다. 한무제 시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싸이코패스(?) 한무제의 휘하에서 권력을 탐하는 자의 비참한 말로를 맞는 사람 수십명의 이야기 ㅎㅎ 권력을 딱히 탐하지 않으면서도 능수능란한 처세술로 왕의 마음에 들어 말년까지 행복했던 사람도 있고. 또한 외척이면서도 그에 상관 없이 뛰어난 능력으로 승승장구한 위장군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흉노족인데. 자유로운 영혼들이면서 의리가 있어서 매력적이고 풍부한 물자를 가진 수렵채집인들이었지만 거대한 농경부족에 결국 이기지 못했다는 부분이 참 안타까웠다. 전에 읽은 총균쇠와 이어지는 부분.. 인간의 역사를 보면 볼수록 농경이라는, 자본이라는 굴레에 빠져들게 된 게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참 아쉬운 부분이다. 수렵채집인으로 사냥한 고기 먹으며 방랑하며 살고 싶다..
책테기 극복하고 싶으신 분들 모두 이거 읽으세요. 일요일 오후가 순삭되었다. 작가의 신작인 <네버 라이>도 읽어야겠다. 뻔한 도메스틱 스릴러를 살짝 비트니까 이렇게 재밌게도 나오는구나. 지금까지 자기를 의심하고 정신이 아프고 툭하면 공황발작 오는 캐릭터만 보다가.. (말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