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알라딘에서 구매를 했는데, 서평까지는 아니어도 사은품평 정도는 해야할 것 같아 쓰기 버튼을 눌렀다. 그간 글을 쓰고자 하는 날이면 날마다 서비스 점검을 하는 네이버 덕택에 꽤나 호사스러운 블로그 환경을 누렸기에, 5년 전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이 알라딘 서재의 "쓰기 환경"에 다소 놀라기도 하고, 친근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 120% 만족감은 하얀색 알라딘 텀블러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하얀 색감도 그렇고, 빤지르르한 스뎅 느낌도 상당히 좋다. 글귀도 좋고, 수줍게 새겨진 알라딘 램프는 언제나 그렇듯, 전남자친구마냥 정감도 있고, 신비감도 적당하고, 아무튼간에 좋다. 촉감은 또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무심함이 어찌나 안심이 되는지,
동생이 스페인에서 사온 20티백에 1유로짜리 캐모마일 티를 이 텀블러에 담아 마셨는데 좋았다. 내일은 지인(이라 쓰고 (이미 끝난) 썸이라 읽는다)에게 받은 루왁커피를 타마셔볼 예정이다. 그 지인은 말했지, 나는 여자들이 왜 텀블러에 목숨거는지 모르겠어. 나는 목숨은 안걸었지만, 이 텀블러는, 확실히 알라딘에서 구매를 하고, 알라딘 서재에까지 리뷰를 쓸 정도의 가치는 된다.
스노우맨은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텀블러를 사기 위해 요네스뵈의 신작을 사기도 했다. 신간 목록 중 이거 살까, 저거 살까, 고민했다면 차라리 행복했겠지만 읽을 것이 요네스뵈의 신작 뿐이었다. 씁쓸하지만, 그것도 겨우겨우,, [레드 브레스트]를 읽으며 이젠 되었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놈의 텀블러 때문에 또 읽게 되었다. 라고 불평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은근히 기대도 하고 있다. 어쨌든, 뭐에 딸려왔는지는 모를 스노우맨 미니북. 아이폰의 3/4 크기. 글씨는 이 글씨를 읽을 수 있는 것이 놀라울 만큼 작다. 읽으라고? 어쩌라고.. -_-
이 책을 돋보기 없이는 읽을 수가 없어진, 우리 부모님 세대에 대하여 미안함과 고마움, 죄책감을 가지라고 이 책을 만든 것 같단 결론을 내렸다. 이게 뭔가, 싶어서 펼치는 순간 엄마의 돋보기 안경이 떠올랐다. 엄마. 효도할게요 ㅠㅠㅠㅠㅠ
코난도일을 읽는 밤을 읽으며 옆에 와인잔인지 뭔지 술잔을 두고 읽었다는 이웃이 떠올랐다. 내게도 그 책이 설마 사은품으로 온건가? 싶을 정도로 외향은 백퍼 책표지. 그것도 하드커버로.. 하지만 유선 노트였다. 유선 노트라 더 좋았다.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노트 중에서도 탑을 차지할 만큼 진짜 괜찮은 질의 노트! 그래서 벌써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책에 대한 궁금증이 돌이 물에 깎이듯 조금씩 쌓이고 있으니 이 노트를 쓰는 한, 책도 조만간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알라딘은 단골 고객은 무시하더니, 돌아온 고객은 환대한다. 행운의 램프며 뭐시기며 마구 다 당첨되어서 여튼 쌓인 적립금과 알사탕 사기 위해 한번쯤은 다시 여기서 구매 해야할듯.
추신_
나의 모든 알라딘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사실 리뷰는 핑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