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방이 너무 더워서 전깃불을 껐다.

사무실의 노트북들이 제각각 열기를 내뿜는 바람에 방안이 후끈 달아올라 있다.

에어컨도 없고 냉풍기도 없고 게다가 물까지 떨어진 이 방에서,

사람들이 허덕거리고 있다.

 

오늘 덥다고는 했었지.

비가 온다고도 했쟎아?

... 저녁 8시에 온대요..

 

저 에어컨 틀어도 될까?

저번에 틀었더니 먼지부터 푹 나오더라구요.

... 수리하는 데 연락 좀 해봐...

... 세스코요? ㅜㅜ

 

물이 없으니 더 덥다.

편의점 가서 물 좀 사올까요?

... 여기 편의점은 5시 반부터 연다더라.

 

이곳은 용인의 어느 곳.

올해말까지 이곳에 머물러 작업을 하기로, 오늘, 결정이 났다.

 

쾌적했던 공간이 더워지자, 갑자기 마뜩치않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다들 조는 듯 마는 듯, 네이버를 뒤적거리는 지 일을 하는 지...

시커먼 방안에 오도로이 앉아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5월이 이틀 지나가는 데도 이 모양이니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 것이냐.

 

옆에서 그런다.

아프리카처럼 덥대요..

아프리카는 벗고 다녀서 안 덥지 않을까?

... 벗으면 더더워요.

... 그럼 껴입고 다녀야 하나.

 

날이 더우니 대화의 수준도 영 바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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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5-03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까지 추은것 같더니 벌써 28도를 오르락 내리락 거리네요.사무실에 냉방이 안되어 있으면 넘 힘드시겠네요ㅜ.ㅜ

비연 2012-05-04 08:45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여전히 안되어 있어서...따가운 햇살 아래 허덕거리고 있답니다ㅜㅜ
 

 

오늘은 근로자의 날.


 

회사에 출근은 하지 않았다. 사실은 어제부터 연휴로 쉬어보려고 휴가라는 걸 내보았는데, 지난 금요일 갑자기 회의가 잡혀 휴가 취소하고 어제는 부득이하게 (그리고 허탈하게) 근무를 해야 했다. 그래도 일주일 중에 하루를 이렇게 덩그러니 쉬고 나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라 안심 중이긴 한다.

 

오늘은 온종일 나가서 개인적인 일을 보았고 와서는 밀린 메일을 체크하고 누군가의 선물을 골랐다. 이제 자야지..하다가 문득 들어와 글을 남긴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것.

제목을 보면 이게 뭔 내용인가 싶지만, 사실은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편견과 심리에 대한 책이다. 지은이는 보도내용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사람, 조지프 핼리넌.

비교적 쉽고 다른 책들에서 자주 보았던 실험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그래도 오며가며 뒤적뒤적 읽기에는 책도 가볍고 내용도 읽을 만 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책임을 엉뚱한 대상에 돌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면 실수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을 수 없다. (p15)

 

그래서 저자는 인간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 혹은 사고의 편향들을 하나씩 열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 같다. 인간은 보면서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의미로 기억하지 세부요소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며, 부분을 보고 전체를 파악하기 때문에 첫인상이나 순간적 판단을 바꾸기는 쉽지 않고 과거를 좀더 분홍빛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것들은 내가 잘못되어서라기 보다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이를 100%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그 행동을 하지 않을 여건은 조성할 수 있겠다.

 

금요일에 회의가 긴급히 소집된 이유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사람들은 자기 본위로 생각을 하고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알고 있겠거니 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좀더 조근조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하는 사안을 성급히 추진하고 대충대충 넘김으로써 저지른 실수로 인해 며칠의 정신적 시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실수를 했던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고, 그래서 일은 좀더 빨리 수습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결국 실수를 했다 해도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입장 또한 중요한 부분이므로. 결정적 순간이 내일로 예비되어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실수에 대한 책들이 몇 개 나와있다. 두 권다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다.

 

 

 

 

 

 

 

 

 

 

 

 

 

 

 

 

 

며칠 전 책 주문을 하면서 독서테이블쿠션 오렌지색을 같이 주문하려다가 이건 선물로 받고 싶다 라는 생각에 후배에게 강요하여 선물로 받기로 했다..(ㅋㅋ)

 

이번 주 토요일에 받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기대가 만빵이다. 이제 침대 위에서 안정적으로 편안하게 책과 커피를 올려놓고 볼 수 있는 날이 오려나 싶네. 도착하면 인증샷 올려야지.

 

아..자자. 암튼 수다 떨면 한도 끝도 없는 비연이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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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읽고 좋다고 올렸었지만, 지금에사 읽고 나서 뒷북을 쳐본다. 줄리언 반스, 근간에 발견한 가장 보석같은 현대 작가라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이상하게 그닥 관심이 안 가던 책이었지만, 출퇴근 길에 들고다니기 가벼워서 아침에 부랴부랴 골라 나간 책이었다. 그러나, ... 순간의 선택이 내 출퇴근 시간의 질을 아주 높여주었음을 고백한다.

 

산다는 것, 늙는다는 것, 평범한 인간으로 일생을 산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이 모든 것에 대해 사유하는 작가의 역량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한문장 한문장이 내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어서 금방금방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었다.

 

오늘 힘든 일이 있었고, 그래서 방금까지 넋놓고 야구를 보았으나 풀리지 않던 마음이... 이 책을 떠올리면서 조금 나아지려고 한다. 보통 사람으로서의 비루한 삶에 대한 이야기.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 수 있는 이야기. 그래서 그 '보통' 사람 중의 하나인 나와 '보통' 사람 중의 또 하나 혹은 둘인, 오늘 날 실망시킨 사람들이 ... 왠지 측은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속상해할 것도 미워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 얼굴 화끈거리게 망신스러운 날이었지만, 덕분에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날이었지만, 이제 이 책을 보면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주는 힘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남과 다르지 않으며 그리고 그 모두의 인생이 돌이켜보면 짧고 먼지부스러기처럼 약하고 보잘 것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줄리언 반스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니 꽤 번역이 되어 나와 있다.열린책들에서 꽤 나와 있네. 이 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다산북스에서 나왔던데. 몇 권 챙겨 봐야겠다...

 

좀 지친다. 마음이 스산해지니 더 그런 듯.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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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이나 스맛폰을 보면 노안이 빨리 온다고 했던가.

그 말을 듣고 나니 내 눈이 심히 걱정되었다. 그닥 좋은 상태도 아니라서 정기적으로 안과에 가서 검진을 받는 나로서는 게.다.가. 노안이라니. 이게 될 법이나 할 말이냔 말이다. 그래서 출근 버스 안에서 책이나 스맛폰을 꺼내지 않고 잠을 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에 새벽같이 일어나니.... 잠을 청하기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냥 앉은 채로 안전벨트를 척 매고 머리 뒤를 의자에 대기만 하면 바로 잠들 수 있는 신공을 부린 지는 꽤 된 것이다. 그렇게 며칠을 나고 나니... 아 그러나 그 허전함이란. 사실 요즘처럼 바쁠 때는 책 볼 시간을 좀처럼 낼 수가 없는 터라, 출근 시간에까지 책을 읽지 않으면.... 온종일 어떨 때는 책을 만지기만 하다가 자기 일쑤다. 그러니까 자기 전에 책을 꺼내고 봐야지..하고는 어루만지다가 고개를 쳐박고 자더라..ㅜㅜ

 

그래서 할 수 없이 노안을 무릅쓰고 책을 보는 쪽을 택했다. 다만, 조금만 읽다가 자는 걸로. 너무 많이 읽지 않는 걸로..(흑흑)

 

버스를 기다릴 때, 버스 안에서 자기 전에 요즘 읽는 책은 서울대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이라는 책이다. 근데 표지가 넘 .... 그래서 진작에 사놓고도 손이 잘 안 갔던 책 중의 하나다. 표지가..이게 뭐냐. 어쨌든 추천해주는 사람도 있고 가벼워 보여서 손에 들었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많이 쉽고 심리학에 거부감만 없으면 누구나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사람은 여러가지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바깥이 뿌옇게 보이는 것은 안개가 많이 끼여서가 아니라 내 안경이 뿌얘져서인거지. 그 '프레임'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현재' 프레임과 '이름' 프레임.... 그렇게 읽어보니 구구절절히 맞는 말들 투성이이다.

사람들은 나만 옳다고 생각하고 내 정신세계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실망하곤 하는 것 같다. 모두가 다른 사람이고 그들 나름의 '프레임'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도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그런 것을 생각하고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러나 사람은 심리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아마 선거도...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왔나.

 

오늘 문대성까지 탈당을 했고. 도대체가 그런 사람을 뽑은 지역구는 정말 이해가 안되고. 탈당 회견 하려다가 돌연 철회하면서 문대성이 했다는 말은 더 웃기다. 나만 표절했냐... 유치원생도 아니고. 유치원생들이 잘못 했다고 혼내면 선생님한테 울며 덤비지. 쟤도 그랬어요...아 이런 얘기는 유치원생들을 욕되게 하는 거다. 비유가 잘못 되었음을 사과..ㅜㅜ 아뭏든, 국회의원이 뭔지. 자신이 그런 흠들이 있는 걸 알면 얌전히 있었어야 했던 거 아니냐..라고는 하지만, 아마도 문대성은 그게 그렇게 잘못 된 거라는 걸 전혀 몰랐을 것이다. 사회가 그런 것이고, 다 그렇게 교수하는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의 좁아터지고 편협한 '프레임'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것까지 이해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의 정신세계는 알 만하다.

 

남의 글을 베껴쓰고 그걸로 교수직을 얻은 건 사기다. 덕분에 수많은 체육대에서 박사과정 밟은 학생들까지 몰아서 바보로 만들어버렸으니 이를 어쩔 것이냐. IOC는 또 어쩔 것이냐. 국제적인 망신이다. 어느 나라인가는 대통령이 박사논문 표절한 것이 드러나 사임까지 했다던데, 우리나라의 이 도덕 수준은 또 어쩔 것이냐.

 

책 얘기하다 흥분해서 얘기가 비껴갔다. .... 암튼, 재미난 책이고 잘 읽고 있다. 이 팍팍한 생활에서 (아직 회사다. 집에 가면 12시겠다) 책이라도 없었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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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4-2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대성은 창피해하지 않을 것같아요 억울해할것같아요 그런 사람이 나와서 밝혀져 다행이에요

비연 2012-04-22 21:33   좋아요 0 | URL
정말 그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울 뿐이에요 ...=.=;;;
선거 전에 스크리닝 되었어야 하는데..의원직은 유지하고 있으니 한심하죠..ㅜ
 

 

 

 

 

 

 

 

 

 

 

집에 가고 싶은데 눈치 보느라 못 가고 있는 가여운 직장인 비연. 에잇. 하면서 알라딘을 뒤지는데, 오호. 이번에 이런 중고박스가 나온 모양이다. 9,000원 상당이라 비싸긴 한데, 중고책을 알라딘에 팔면 그 돈 정산할 때 같이 환불된다고. (물론...환불이 잘 안 된다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VOC도 보였다.. 쩝) 꽤나 편한 것 같고. 매번 박스에 스카치 테잎 붙이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한번씩 정리해서 삭삭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을 매번 먹고 있으나 못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몇 개 구입해서 사악 정리해버려야 겠다 싶네. 알라딘, 아이디어는 좋은 듯. 박스 크기 안 맞아서 고생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박스를 쭈욱 가져다가 쌓아놓으면 좋을 듯. 흠!

 

아. 집에 가고 싶다. 오늘의 일은 재미없는 일. 일찍 파하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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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2-05-0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주문했는데 정말 딱 20권 들어간다. 쓰던 게 온 것 같긴 한데 재활용품인 듯..ㅎㅎ
한결 편하다. 테잎으로 붙이고 뜯고 할 게 없어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