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방이 너무 더워서 전깃불을 껐다.
사무실의 노트북들이 제각각 열기를 내뿜는 바람에 방안이 후끈 달아올라 있다.
에어컨도 없고 냉풍기도 없고 게다가 물까지 떨어진 이 방에서,
사람들이 허덕거리고 있다.
오늘 덥다고는 했었지.
비가 온다고도 했쟎아?
... 저녁 8시에 온대요..
저 에어컨 틀어도 될까?
저번에 틀었더니 먼지부터 푹 나오더라구요.
... 수리하는 데 연락 좀 해봐...
... 세스코요? ㅜㅜ
물이 없으니 더 덥다.
편의점 가서 물 좀 사올까요?
... 여기 편의점은 5시 반부터 연다더라.
이곳은 용인의 어느 곳.
올해말까지 이곳에 머물러 작업을 하기로, 오늘, 결정이 났다.
쾌적했던 공간이 더워지자, 갑자기 마뜩치않은 공간으로 변모했다.
다들 조는 듯 마는 듯, 네이버를 뒤적거리는 지 일을 하는 지...
시커먼 방안에 오도로이 앉아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5월이 이틀 지나가는 데도 이 모양이니
올해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 것이냐.
옆에서 그런다.
아프리카처럼 덥대요..
아프리카는 벗고 다녀서 안 덥지 않을까?
... 벗으면 더더워요.
... 그럼 껴입고 다녀야 하나.
날이 더우니 대화의 수준도 영 바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