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읽고 좋다고 올렸었지만, 지금에사 읽고 나서 뒷북을 쳐본다. 줄리언 반스, 근간에 발견한 가장 보석같은 현대 작가라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이상하게 그닥 관심이 안 가던 책이었지만, 출퇴근 길에 들고다니기 가벼워서 아침에 부랴부랴 골라 나간 책이었다. 그러나, ... 순간의 선택이 내 출퇴근 시간의 질을 아주 높여주었음을 고백한다.

 

산다는 것, 늙는다는 것, 평범한 인간으로 일생을 산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이 모든 것에 대해 사유하는 작가의 역량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한문장 한문장이 내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어서 금방금방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었다.

 

오늘 힘든 일이 있었고, 그래서 방금까지 넋놓고 야구를 보았으나 풀리지 않던 마음이... 이 책을 떠올리면서 조금 나아지려고 한다. 보통 사람으로서의 비루한 삶에 대한 이야기. 우리 모두의 자화상일 수 있는 이야기. 그래서 그 '보통' 사람 중의 하나인 나와 '보통' 사람 중의 또 하나 혹은 둘인, 오늘 날 실망시킨 사람들이 ... 왠지 측은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속상해할 것도 미워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 얼굴 화끈거리게 망신스러운 날이었지만, 덕분에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날이었지만, 이제 이 책을 보면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주는 힘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남과 다르지 않으며 그리고 그 모두의 인생이 돌이켜보면 짧고 먼지부스러기처럼 약하고 보잘 것 없음을 느끼게 해준다...

 

 

 

 

 

 

 

 

 

 

 

 

 

 

 

 

 

 

 

 

 

 

 

 

 

 

 

 

 

 

 

 

줄리언 반스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니 꽤 번역이 되어 나와 있다.열린책들에서 꽤 나와 있네. 이 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다산북스에서 나왔던데. 몇 권 챙겨 봐야겠다...

 

좀 지친다. 마음이 스산해지니 더 그런 듯.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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