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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왔다는 소식 접하자마자 바로 사버린 심농의 07, 08번째 책들.







 

 

 

 

 



그리고 오늘 일요일 종일 다 읽어버린 심농의 이 책들. 열린책들에 감사하는 마음까지 생기는. 한권한권 재미없는 책이 없구나... 갈수록 심농의 경험 - 배와 선원과 남자와 항해와 외국 - 이 농익어가는 맛이 느껴지는 작품들. 지금까지의 책들이 모두 1931년 한 해에 써졌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덕분에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출판된 심농 책들을 다 읽어버리는 데 쓴 시간들이란...흠...pass. 어쨌거나 책장에 가지런히 꽂힌 하얗고 담백하고 보기만 해도 가벼워보이는 책들의 모양새는 나로 하여금 행복감마저 느끼게 하고.

다음 책들은 언제 나오는 거지? 또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비연..이러다 일 다 못해서 경을 칠 일이 발생하겠구나...싶지만 어쩌랴. 일단 사면 안 읽고는 못 배기니. 그냥 나의 바램에 부응하련다. 큭.

문득, 이 작가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졌다. 구글 검색을 두드려보니..몇 가지 사진들이 뜨네.
 

 


아항. 이런 모습이셨군요. 메그레반장처럼 파이프 담배를 즐기셨나보다.

“나는 언젠가 프랑스 인구의 절반 이상이 600단어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읽었다. 그러니 내가 추상적인 단어들을 써서 무엇하겠는가? 추상적 단어는 두 명의 독자 머릿속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마련이다. 결코 같은 식으로 해석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항상 ‘물질적인’ 단어만 쓰려고 해왔다. 탁자, 의자, 바람, 비 같은. 만일 비가 온다면, 나는 ‘비가 온다’고 쓸 뿐이다. 내 책에서는 물이 진주가 되는 일 따위는 눈을 부릅뜨고도 찾지 못할 것이다.”

마음에 드는 문장론이다. 조르주 심농이 직접 밝힌 본인의 문장론. '물질적인' 단어들만 쓰려고 한다는. 추상적이고 모호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아닌 문장들. 그래서 그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붉은 색과 검은 색, 노란 색 등의 색감을 교묘하게 배치하고 인물들의 숨가쁜 일상들, 좇고 쫓김들을 그 숨소리까지 느껴질만치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글. 그의 간결하고 담백한 글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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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역시나 책과 음악의 세계로 도피하는 게 최고인 나. 사실 현실회피적인 이러한 패턴이 썩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이렇게 뭐라도 한다는 건 이 상태에서 곧 벗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암튼 주말동안, 정확히 말하자면 토요일 저녁부터 지금 일요일 저녁까지 읽은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우천염천(雨天炎天)>스티그 라르손의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 책은 사둔 지 꽤 되었던 것 같다.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읽은 후 너무나 감명을 받은 나머지 하루키의 에세이들은 다 사모았던 기억이. <먼 북소리>의 시기와 겹치는 1988년 어느 즈음,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했던 하루키의 에세이다.

나는 하루키의 에세이가 좋다. 사실 읽어보면 별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이다. 그 여행지에 대해서 열심히 파고드는 것도 없다. 요즘 나오는 여행에세이들처럼 그 나라의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풍습까지 공부해서 다 진열하는 류의 에세이가 아니다. 물론 공부는 많이 해서 가지만, 그저 보이는 대로 본인의 사유의 흐름 속에서 써내려가는 에세이다. 그래서 좋다. 보고 있으면 작가의 정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지 그 속에서 어떤 작품들이 나올 것인지를 엿보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에세이에서의 그는, 와인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야구와 마라톤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좋아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짜증과 고통을 (여행하는 동안 이국인으로서 느껴야 하는) 여과없이 내비친다. 억지로 각색하려 하지 않는다. 느껴지는 대로 쓴다. 그런데 그 속에서 뭔가 속을 정화시키는 그 무엇이 있다, 내게는. 솔직히 하루키의 소설들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읽기는 읽지만 뭐랄까 백프로 동의안되는 것이 있어 거북하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그가 얘기하려고 하는 것들, 그가 사용하는 문체들, 그런 것들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런 점에서 매우 빼어난 작가이고 그런 그의 소설들을 읽고 싶기는 하지만, 나의 감정과 정확히 싱크로나이즈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에세이는 다르다. 신변잡기적인 그 글들이 이상하게 나의 주파수와 잘 공명한다. 그래서 우울해질 때 힘들어질 때 하루키의 글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런 류의 책. 그리스의 수도원들을 빗 속에 돌아다니고 터키의 동쪽 쿠르드족들과 혹은 기타의 나라들과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나는 곳을 더운 속에 돌아다니면서 그는 세상을 관조하고 사는 것에 대한 넋두리(?)를 그답게 펼친다. 나는 그를 따라 정말 여행하듯이 (사진이 많아서 그러기에 더 편했다) 그렇게 쭈욱 몰두해서 책을 읽었더랬다.


스티그 라르손의 이 유명한 밀레니엄 시리즈를 지금에야 읽다니. 사실 난 3부작 중에서 이 1부만을 가지고 있다. 한 부에 1000페이지 가량 되는 이 방대한 소설 앞에서 읽기 시작하면 다 읽어버리기 위해 밤낮을 안 가릴 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사로잡혀서 말이다...그러나 역시 이런 시기에는 이런 두껍고도 재미난 책이 있다는 것은 내게 묘한 위안이다. 2부와 3부도 냉큼 보관함에 다시 담아버렸다.

꽤나 특이한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면서 세상의 인간말종들은 다 모아놓은 듯한 사람들을 상대하게 하면서 그래서 참 암울하다고, 참 세상 더럽다고 느끼게 하면서도 마지막 장을 탁 덮을 때는 '희망'이라는 걸 느끼게 하는 책이다. 세상에. 그런 책이 어디 있담. 그러니까 미국 추리소설을 읽으면 느낌이 그렇다. 자르고 태우고 별별 성적 변태짓을 다 해대는 사이코패스들의 행각을 읽노라면 그리고 그들을 처단하는 미국식 하드보일드 탐정들을 대하노라면 이상하게 기분이 꿀꿀해지고 밥맛이 뚝 떨어지는데 말이다. 이 소설은 그런 느낌이 아니다. 기실 크게 다를 바는 없는데 (더하면 더하더라..ㅜ) 아마도 이 작가는 10부를 계획하면서 끊임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기자(스웨덴 사람들이라 이름이 좀 읽기 어렵다는게, 아니 낯설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와 천재 해커이자 어두운 과거를 지닌 듯한 리스베트 살란데르. 이들이 파헤치는 어느 가문의 흉측하면서도 괴기스러우면서도 잔혹한 사실들도 놀랍지만 나는 스티그 라르손이 창조해낸 이 둘의 캐릭터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물론 주변인들도 그렇긴 하지만, 특히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여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인물이고 그녀의 변화라든가 그녀의 생각이라든가 하는 것을 읽고 있노라면 신선한, 아니 환상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10부작을 다 끝냈어야 했는데... 겨우 3부작까지 쓰고 저세상으로 가버린 작가에게 새삼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지 뭔가...

....................... 


암튼 이틀 내내 잠깐 밥먹으러 나간 이외에는 계속 책만 봤더니 목 뒤가 뻣뻣할 정도다. 이제 다시 집어든 책은 (내 침대 머리맡에 잔뜩 쌓인 책들을 잠시 응시하다가 - 대부분 읽다가 만 책들인데 약 10권 정도가..철푸덕 - 그냥 새로운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책장으로 향했다는) 다시금 경제학책. 소설이나 에세이 며칠 동안 진하게 읽었으니 이제 다시 좀 생각하는 책으로 복귀.


요즘 유행하는 '배신' 시리즈가 아닌가. '긍정의 배신', '상식의 배반', '경제학의 배신' 등등.. (다 샀다는..ㅜ) 정통 경제학 이론에 대한 반론이라니 보기만 해도 군침아 싹 도는 주제다. 저자는 현세태의 잘못된 자본주의적 경제학 만능주의를 비판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건설과 희망의 사회를 역설하고 있다니 한번 읽어볼 만 하지 않겠는가. 흠.. 당장 읽기 시작해야겠다.

이렇게 책만 읽어대다가는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라는 불안감이 크다. 그렇지만 마음이 닫혀있어 일의 진척은 없고 집중은 안되니 그저 책에라도 몰두하면 손해는 아니겠다 싶은 마음과 에라 모르겠다 라는 자포자기 마음이 공존한다. 며칠 두고보자,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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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번쯤, 아니면 이년에 한번쯤 아무 이유없이 (라고는 하지만 뭔가 이유가 있겠지. 내가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하거나 회피하려 해서 보이지 않을 뿐..)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무기력해지고 감정이 침잠되어 잠자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시기. 큰일 났다. 지금 내가 그 시기인 듯 하다.

이 떄는 말이다. 말도 하기 싫어서 입에 자물쇠를 채운 것처럼 말수가 적어지고 (참고로 난 엄청난 수다쟁이다) 머리가 깨지게 아플 정도로 자면서도 계속 침대에 누워있고 싶어지고 쌓인 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안 나게 되며 사람과의 만남을 극도로 피하게 된다. 짧으면 삼사일이고 길면 일이주 그렇게 지낸다. 꼭 가야 할 곳 이외에는 대부분 한 곳에 머물고 전화나 메일, 약속도 삼가하게 되는, 아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블랙홀에 빠진 양 쉽사리 발을 뺄 수 없는 지경이며 결국 몸통까지 잠겨서 소득없이 우울해만 하게 된다. 으으.

네가 한가로와서 그래. 라고 한다면 정말 섭섭하다. 지금 나는 늘 그랬듯이 일이 많고 정리해야 할 일도 산더미이다. 아마 며칠 지나면 메일과 전화로 독촉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올 것이고 나는 그 전화 안 받고 메일 안 읽으려고 노트북 안 켜고 아이폰을 꺼둘 지도 모르겠다...이런 걸 잠정적 잠적이라고 하나.

책은 읽는다. 그대로 앉아서 책장만 넘긴다. 경험상 이런 때 우울한 내용의 책이라도 읽으면 거의 그 효과가 백만배라서 더더더욱 우울의 강에 빠지는지라 가급적 가볍고 즐겁고 해피엔딩일 수 있는 책들만 골라읽는다. 그래서 오늘 멍하니 앉아 있다가 고른 책이 이 책.


내용으로 보았을 때 무척 가벼운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적중. 가벼워도 가벼워도 이렇게 가벼울 수가. 대재벌의 딸이 경찰이 되었고 (이 내용은 일드 중의 '부호형사'와 거의 비슷) 그 대재벌 딸의 상사도 중재벌의 아들. 그리고 그들은 말도 안되는 가벼운 어조로 살인사건을 분석하고 결국 해결못하고 헤매다가, 대재벌 딸 (호쇼양) 이 집에 돌아와 부유한 아가씨의 모습으로 돌아온 채 만나게 되는 집사 겸 운전수의 추리를 빌어 해결하게 된다는, 만화같은 이야기 (표지를 보라, 만화다). 호쇼양과 그 집사와의 농담 따먹기도 아닌 말장난은 더욱 가벼워서 아..난 풍선을 타고 날아오를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고 사실 이건 그닥 유쾌하진 않았다.

재미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우 추천할 만하다고 얘기하기도 곤란한 책이라고나 할까. 여섯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추리하는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넘의 말장난, 그것도 솜털처럼 가볍고 무의미한 그 말장난의 할애는 좀 줄이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암튼 이걸 읽으면서 내 아무리 우울하다고 해도 이런 류의 책으로는 오히려 불쾌해질 뿐이구나 싶어서 다시 책장으로. 근데 잘 살펴보면 내가 요즘 유쾌한 책을 잘 안 샀던 것 같다. 찾기가 힘들고... 그래서 고른 책이 '곰스크로 가는 기차'이다.


이건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지. 오히려 생각하고 사색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들었다. 그래..오히려 이게 나을 지도. 책 자체의 두께는 얇아서 가벼우나 내용은 약간 무게감이 있는 것이 지금의 나에겐 더 어울릴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이곳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아내는 이곳을 '고향'이라고 부르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 정도는 돼야 이곳을 고향이라 부를 자격이 있지 않을까.

라는 단락으로 시작하는 소설.

아내와 나는 그저 우연히 여기에 정착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사실 나는 아직도 여기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떠나고 싶을 뿐이다. 여기 머무는 한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머물게 된 이곳을 뜨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가 쉬운 노릇은 아니다. 게다가 내 노력을 가장 심하게, 그리고 가장 불쾌하게 방해하며 막는 사람은 - 마지못해 말하긴 하지만, 사실이 그러하니-바로 내 아내가 아닌가.

로 이러지는 소설. 왠지 처음부터 느낌이 좋은 책이다. 오늘은 이 책으로 내 우울을 달래보려고 한다. 이럴 때 와인이나 맥주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지만, 어제 맥주 한 캔 먹고 자서 아침에 머리 아팠던 기억이 문득 나서 패스. 그냥 오늘 속에 퍼붓고 있는 커피를 한잔 더 넣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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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1-07-16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크 리 감독의 '해피 고 럭키'를 주말에 꼭 찾아서 보도록 하세요.

비연 2011-07-16 17:01   좋아요 0 | URL
아..꼭 찾아서 볼께요..^^ 감사~ 메피님!

비연 2011-07-16 17:02   좋아요 0 | URL
제목부터가 '해피'하고 '럭키'한데..내용은 어떨 지 궁금..

비로그인 2011-07-16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속 해가 없어서 더 심해지는 건 아닐까요?
어딜 좀 다녀오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 주시네요 흠냥..

저는 축 처지는 날은 몸 좀 움직이면 좀 괜찮던데, 이따 "틈" 타서 밖에 좀 나갔다 와야겠습니다.

비연 2011-07-16 17:02   좋아요 0 | URL
날씨 탓이겠죠? 비는 왜 이리 많이 오는 지. 그칠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저도 몸을 좀 움직여보려고 바깥에 나와 있어요..ㅎㅎ;;;
 


오랜만의 신간관심 시리즈.

오늘은 일요일이라고, 게다가 비가 왕창 쏟아진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아예 집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침대 위에서 데굴데굴. 빈둥빈둥. 졸먹깨먹. 그렇게 지냈다. 잠은 잘수록 늘고 비가 와서인지 나이 탓인지 삭신이 쑤시고... 약간은 몽롱하게 약간은 알싸하게 지냈더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가네. 세상에. 암튼 시간은 빨라. 매일 매분매초 느끼는 게 아니라 지나고 나면 확 와닿는 이 말. 빨라 시간은...ㅠ

조르쥬 심농의 책 6권을 일주일에 독파. 오늘만 해도 2권 반을 읽었더니 내 머릿 속 뇌세포 하나하나에 메그레가 새겨져있는 느낌이다. 산 책이 6권까지니까 여기서 스톱이지 사실 더 있었으면 (8권까지 나왔다지 아마) 더 읽었겠지. 암튼 조르쥬 심농 책 몇 권 더 나왔나 확인차 들어왔다가 신간관심으로까지 이어지는 나의 이 수다. 흠...삭신은 쑤시는데 손가락은 멀쩡한 걸 보면 이건 아마도 노환이라기보다는 신경성 근육통??? 내 맘대로 진단하고 내 맘대로 처방하는 비연.




















70권이 목표라는데 이제 10% 나온 거다. 아직도 마아니 남은 걸 생각하면 조바심도 나지만 너무너무 행복해지는 이 시리즈. 왜 이제야 나온 거니! 라며 투정까지 부려보지만, 암튼 이 책들 읽는 낙에 요즘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푹 빠져버린 시리즈.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오로지 메그레반장 생각만 나는데다가 맥주 생각도 간절해지는 걸 보면 난 중독자? 이 두 책도 얼렁 주문해야겠다. 아니면 서점 가서 바로 사버리던가.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를 부탁해>. 예전에 읽은 <야구장 습격사건>을 떠올려보면 꼭 사야 하는 책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그 범상치 않은 유머는 읽는 내내 넘 즐겁게 하는 구석이 있는 오쿠다씨. <올림픽의 몸값>과 같이 좀 진지한 책들도 쓰곤 하지만 역시나 이 분은 유머나 해학이 넘치는 책들이 훨씬 매력적이다. 김경문 감독 은퇴하고 졸렬 야구 펼쳐대는 두산 덕분에 야구를 멀리 해온 내가 갑자기 야구장에 한번 가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의 등장은 나를 자극시킨다는. 나는 진정한 두산의 팬인데 말이지....좀 못 한다고 이러면 되겠어...라는 갸륵한(?) 생각마저 드는 건, 오로지 이 책의 덕? 암튼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라는 것이 내 결론..ㅎ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편>. 진중권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긴 하지만, 책 이름에 진중권의..라고 붙인 건 좀 깬다. 미학오디세이나 등등의 책들에서 보면 역시나 미학이라는 관점에서 쓸만한 책들을 내고 있는 몇 안되는 분 중 하나이시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불끈불끈. 가끔 트위터에 올리는 글들을 볼 때도 그 촌철살인이 무지하게 웃기기도 한데, 책에서도 가끔씩 엿보이는 그 나름의 문체와 글빨이 사람을 끌어당기곤 한다. 말할 때보다는 글로 접할 때가 더 매력적인 분 중의 하나이시고^^



 

 

 

 

 

 



<핀치의 부리>를 지은 작가 조너던 와이너가 <과학, 죽음을 죽이다>라는 신간으로 다가온다. 영원한 삶과 노화방지에 대한 인류열망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고 하니  솔깃.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장수하냐 안하냐를 떠나 역사적 철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꽤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에코 아저씨의 글은 내게 늘 감동이다. 처음으로 접했던 <장미의 이름>부터 시작해서 날 실망시킬 때가 없었지. 소설 뿐 아니라 에세이도 감동. 그래서 이 분의 책을 전부 가지고 싶은 바램을 가지고 있는 나. 못 읽어도 소장하고 싶은, 바라만 봐도 흐뭇한 책들. 제목들. 이 책도 또한 엄청난 양의 독서량과 동서양 고금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 에코 아저씨가 풀어내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이 주제라니 말 다했지 뭔가. 으으으. 떨려. 넘 좋아서..ㅎㅎ

















블랙캣 시리즈. 마가릿 밀러의 <내 안의 야수>... 현대 심리서스펜스 소설의 개척자이며 미국 에드거상 최우수장편상 수상작이란다. 인간 정신의 어두운 면을 파고들어간 명작이라는 말에 올리긴 올리는데.... 표지가 안습이네..;;;;;; 블랙캣 시리즈의 표지가 내 맘에 쏘옥 들었던 적이 그닥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도 이번 것은...흠흠....나만 이런가. 암튼 내용상으로는 챙겨보고싶은 책.


여기까지. 요즘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는데 다 옮기기 힘들다. 헥헥. 암튼 덕분에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갑절은 더 빨라진 이 여름. 우리나라도 7월 8월은 우기라니 (아열대다..ㅜ) 우기에는 역시나 배깔고 책 보는 게 최고지 뭔가. 올 상반기에는 바쁘고 정신없어 책 읽는 데 게을렀었지만 하반기에는 정신차리고 좀 읽어보련다. 지금 들고 있는 것은 무엇?


해리 백위드의 <언씽킹>. 사둔지 꽤 되었고 계속 뒤적거리기만 하다가 오늘 본격적으로 읽으려고 펼쳐들었다는. 나는 행동/진화 심리/경제학에 관심이 많고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정신/마음을 이렇게 분석한 책들이 좋다. 읽고 있으면 정말 어떻게 이리 내 머릿 속을 다 들여다보는 것처럼 쓰고 있을까 감탄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양새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무엇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의 깊이가 더해지는 것 같아 늘 흡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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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르주 심농, 더 정확히 말하자면 메그레반장에게 꽂혀 있다. 다른 읽을 책들도 많아서 시작하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결국 1권을 손에 들고 나서는 계속 연속으로 2권 3권 읽어내려가고 있다. 조르주 심농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좀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정말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던 작가여서 이 사람에게서 나오는 글들은 어떨까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가 만들어낸 형사 메그레반장은...이제까지 내가 좋아라 한 탐정들, 콜린 덱스터의 모스경감과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존 르 카레의 조지 스마일리(탐정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만), 첸들러의 필립 말로 등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는 사람. 거구에 트렌치 코트를 입고 파이프담배를 늘상 입에 물고 사는,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즐겨 먹는 남자.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직관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한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애정을 잃지 않는 인간미 넘치는 남자..으으으.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그저 메그레반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는 독서는....은근한 행복이다.

<수상한 라트비아인>도 그랬지만 <갈레씨, 홀로 죽다>는 마음 한켠 참 쓸쓸해지는 소설이었다. 제목을 보고 대충 내용을 짐작하긴 했었지만 그래도 뭐랄까. 한 사람의 가여운 일생이, 무엇하나 손에 제대로 쥐어보지도 못했던 그 일생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져서 보는 내내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기다리던 모습. 그것은 상상만 해도 처연하지 않을 수 없다. 일생이 힘들었고 부인에게나 자식에게나 친척들에게 능멸받은 소시민으로서의 에밀 갈레. 그의 일생은 정말 뭐였을까..그리고 <수상한 라트비아인>이나 <갈레씨, 홀로 죽다>에서의 메그레반장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그들을 대하는 마음, 고독함을 함께 느끼는 그 깊은 속내에 함께 빠져들고 말았다.

지금 나온 6권 전부 가지고 있는데 이 속도라면 이번 주 내에 다 보지 않을까 싶다..무섭다..ㅜ 70권이 완간되기를 빠른 시일 내에 완간되기를 바라면서도 시간조절 못하고 읽어대는 내가 무서워서 말이다. 존 르카레나 콜린 덱스터의 소설들은 이제 신간이 잘 나오지 않으니 아쉬울 뿐이고. 체스터튼과 첸들러의 책들은 다 나와버렸으니 시시하고. 이제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반장 시리즈. 게다가 가볍고 종이질도 좋고 표지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들고 다니기 좋은 책들이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지금 <생폴리엥에 지다>를 읽고 있는데, 이 역시 내 마음을 울릴 조짐을 첫장부터 보이고 있다. 탐정이나 스파이가 등장해도 그것이 유독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로 느껴지지 않고 그저 '소설'로 심지어는 '명작소설'로 다가오는 것은 작가가 인간에 대한 깊은 혜안을 가지고 그들의 삶에 뛰어들어 표현하고자 하기 때문이 아닌지. 특히, 사람의 본성, 저 밑바닥에 깔린 감정들, 미묘한 느낌, 어떨 때 드러나는 사악함, 욕심, 그리고 이어지는 씁쓸함 등이 마치 나의 옆에서 일어난 양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 야단스럽지 않게 묘사되는 글들을 만나는 건...진정한 행운이다. 따라서 조르주 심농의 책들을 만난 나는, 아무리 힘들다 힘들다 투덜거리기 바빠도 행운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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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ck 2011-07-0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바쁘다는건 다 거짓말~~~~~

역시 옛말이 틀린게 하나 없음... 바쁜척 하는 사람치고 정말 바쁜 사람 없다고...

비연 2011-07-07 21:47   좋아요 0 | URL
으으으. 이게 다 없는 시간 쪼개서 읽는 거라궁....ㅜ 지하철 이런 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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