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을 정리하다가 옛 은사님의 편지를 보았어요.
그때의 저의 모습이 이러했나 생각하다가,
지금도 이러한가 하고 생각하니
몹시 부끄러웠어요~
승주야
스물다섯 살의 너를 보면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가 모두
너에게 있는 것 같다.
너는 내가 마음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바다이야기를 해도 다 알아들을 것만 같다.
너는 내가 잃어버린 사람이야기를 해도 다 이해할 것만 같다.
너는 내가 집착하는 사물이야기를 해도 다 흔쾌해 할 것만 같다.
너는 내가 아쉬워하는 사랑이야기를 해도 다 동감해줄 것만 같다.
너는 내가 희망하는 시간이야기를 해도 다 들어줄 것만 같다.
너를 문득 문득 생각한다.
그 이유를 나는 모른다.
나는 네가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배고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안녕
by Rimh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