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신문 포상금제가 도입됐지만, 자건거신문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3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한 신문 지국이 자전거를 경품으로 내놓고 신문 판촉을 하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제공.

 

 

얼마전 조중동이 ABC협회와 부수를 조작하는 일이 크게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부수조작 정도는 매우 하찮게 자행했던 일입니다. 조중동은 ABC협회 실사가 나가면 현장에서 부수를 조작하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림지국을 조사한다고 하면, 사전에 주변 지국에 '지시'를 내려 신림지국의 지원부서인 것처럼 꾸밉니다. 그래서 한 지국에 2만 부가 가능한 것입니다. 사람이 많은 강남구 같은 데도 최고 5천부를 넘지 않는데 한 지국에서 수만 부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차별적인 경품 살포는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 됐습니다. 그런데도 당국은 이를 바로잡을 의지가 전혀 없고 가장 큰 피해자인 경향이나 한겨레 등 다른 신문사들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뿐이겠습니까? 매일 아파트 한구석에 조중동 덩어리들을 버려대고 있습니다. 광고비를 부풀려 받기 위한 술책입니다. 이는 멀쩡한 종이 낭비뿐만 아니라 언론의 최소한의 의무인 '정직'을 져버리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행위는 시장주의의 관점에서 보아도 공정한 게임은 아니죠. 조중동이 주도하는 신문 시장이란 이처럼 지저분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정론매체의 희망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을 위해 독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다가 하나의 가상 시나리오를 생각해냈습니다.

 

경향과 한겨레로 하여금 불법고시와 부수조작, 신문 불법폐기 행위 등에 대한 특집기사(최소 1면~3면)를 취재하도록 요청합니다. 요즘도 간간히 신문에 나오고 있는데, 정론매체들이 한꺼번에 문제삼은 적은 없습니다. 체념하는 것이죠. 이번에는 이를 지켜보는 독자들이 있으니 상황이 더 낫습니다.

 

신문이 나오는 날에 맞춰 추가 발행을 요청합니다. 여기서부터는 '독자들의 미션'이 필요합니다. 추가 발행을 위해서 발행 원가를 모금해서 매체에 부담을 해줍니다. 매체는 독자들이 돌릴 수 있는 만큼 정합니다. 이것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만부 정도는 인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인쇄물이 나오면 약속된 공간에 배달을 하거나 비치를 하여 배포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합니다.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의 회원만 5만명이 넘기 때문에 전국적인 규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문고시 특집신문을 들고 각자 돌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배포활동을 하고 이를 체크합니다. 최소한 양식 있는 독자라면 조중동이 불법과 탈법을 동원해 신문시장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에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것이 공론화의 첫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광고주 불매운동보다 조중동이 더 두려워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불법, 그것도 천인공노할 불법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경고메시지를 내보낸다면, 조중동 프레임은 흔들리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광고주 불매운동은 유치한 이유를 들어 '불법'이라는 굴레를 씌울 수 있지만, 자신들이 신문고시를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활동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경향과 한겨레 등 소위 정론매체라고 하는 곳에서 '불법고시' 문제를 더 이상 방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08-07-3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고시가 적절하지 않다고 개정을 요구하면서 누군가를 압박하지 않을까요? 얘네라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중동의 공정하지 않는 거래를 신고한적이 있는데 참고만 한다는 답변을 하던데. 이 나라의 공권력은 참으로 보수적이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승주나무 2008-07-30 16:57   좋아요 0 | URL
시니에 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저는 할인율 20%도 상당히 불만입니다. 도서도 10%인데, 신문은 무슨 자격으로 20%나 할인할 수 있게 하는 건지..
신문은 대한민국에서 날개가 몇 개인지 모르겠습니다.
 



새로 이사온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이사올 당시는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는데,
아랫집 처자의 악기 연주 소리입니다.
연주 실력은 논외로 하고, 가족과 함께 있는 20시~22시 사이와 주말 동안 아랫층 처자가 피아노,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통에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실정입니다.

이 문제로 아랫층에 내려가서 논의를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3주에 한번씩 가끔 한다고 했다가
이제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실력이 죽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연습을 해야 한다며
윗층에 사는 피해자들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말을 했습니다.
결론은 "나는 이대로 칠 테니 너희들은 그냥 들어라"였습니다.

원만히 해결을 보려고 했으나 철저히 무시됐을 뿐만 아니라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제가 "고민을 해보고 해결방안이 떠오르면 연락할 테니 연락처를 달라"고 말했더니
"나중에 또 다시 내려오실거잖아요"라며 빈정대는 투로 말하는 겁니다.
상당히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나는 내려와서 민원을 제기하는 기계 취급을 받은 셈이죠.
아랫층과 윗층에서 조금만 양보하면 별 문제 없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기분나빴습니다.

이 처자와 원만한 타협은 어렵겠다고 생각해 대응방법을 찾아봤습니다.
동일한 문제를 겪으시는 분을 위해서 자료를 남깁니다.

우선 생활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습니다.
일지를 작성해서 기록을 남기고, 이웃 주민의 증언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층간소음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도록
소음측정 전문업체에 의뢰해 증명서를 받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 생활소음 규제기준 (가. 2008년 12월 31까지 / 단위 dB(A))

대상지역

시간별소음원

아침,저녁(05:00~08:00,18:00~22:00)

(08:00~18:00)

(22:00~05:00)

주거지역,녹지지역,관리지역 중 취락지구 및 관광,휴양개발진흥지구, 자연환경보전지역, 그 밖의 지역 안에 소재한 학교.병원. 공공도서관

확성기

옥외설치

70이하

80이하

60이하

옥내에서 옥외로 소음이 나오는 경우

50이하

55이하

45이하

공장.사업장

50이하

55이하

45이하

공사장

65이하

70이하

55이하


 

이 문제를 관장하는 기관은 환경분쟁조정위원회라고 하는데  관련자료를 첨부한 신청서를 접수하면  한달이내로 담당심사관과 관계전문가의 현장조사를 해서 회의와 심문을 거쳐 조정및 피해보상액을 결정받게 됩니다. 소요시간은 9개월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1억원 이상의 환경피해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 담당하지만 그 이하는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담당합니다. 아래는 담당부서의 주소와 전화번호입니다.

 

기관명

담당부서

전화번화

FAX

주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02-504-9303

02-504-9306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1 정부과천청사 5동(환경부건물) 1층 110호

서울특별시

대   기   과

02-3707-9772

02-3707-9549

(100-744)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1

부산광역시

환경보전과

051-888-3607

051-888-3609

(611-735)부산광역시 연제구 중앙로 2001

대구광역시

환경정책과

053-429-3715

053-429-3519

(700-714)대구광역시 중구 공평로 130

인천광역시

환경보전과

032-440-3516

032-440-3519

(405-750)인천광역시 남동구 시청앞길 25

광주광역시

환경정책과

062-613-4122

062-613-4129

(502-702)광주광역시 서구 내방로 604

대전광역시

환경정책과

042-600-2611

042-600-2619

(302-120)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 1420

울산광역시

환경정책과

052-229-3131

052-229-3149

(680-700)울산광역시 남구 신정1동 646-4

경   기   도

환경보전과

031-249-4791

031-249-3539

(441-701)경기 수원시 팔달구 도청앞길 63

강   원   도

환경정책과

033-249-3522

033-249-4035

(200-700)강원 춘천시 중앙로1 강원도청신관6층

충 청 북 도

환   경   과

043-220-3533

043-220-3519

(360-765)충북 청주시 상당로 158

충 청 남 도

환경관리과

042-220-3512

042-220-3519

(301-763)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55 충남도청 후생관 5층

전 라 북 도

환경정책과

063-280-4705

063-280-3519

(560-200)전북 전주시 중앙동 4가 1번지 전북도청 2청사

전 라 남 도

환경보전과

062-607-4978

062-607-6210

(501-702)광주광역시 동구 광산동 13번지 전남도청

경 상 북 도

환경관리과

053-950-2389

053-950-3519

(702-702)대구광역시 북구 산격동 1445-3

경 상 남 도

환경관리과

055-211-4123

055-211-4119

(641-702)경남 창원시 대방로1

제   주   도

환경정책과

064-710-2622

064-710-2619

(690-700)제주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저는 바로 법적 절차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처자와의 원만한 타협이 어려우므로 메일이나 전화를 통해서 부모님의 연락처를 받아내 부모님께 이러한 사실과 모욕받은 점을 분명히 인지시키고 답변을 기다려볼 요량입니다. 처자의 태도로 보아 부모의 답변이 거의 예상되지만 마지막 '인간적 절차'를 하고 나서 합당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내용증명서'를 통해 이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예고하고 마지막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시공사의 실책으로 인한 층간소음은 법적 절차를 통해 개선을 받아내면 되지만, 사람과 사람이 이웃하며 살아가는 과정 안에서의 층간소음은 조그만 배려만으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점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8-07-29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사는 아파트의 경우 정말 이런 문제가 심각하죠?
저희 집은 아이들때문에 주로 피해를 주는 입장인데 그래도 아래층에서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무난히 넘어가는 편입니다. 저희도 나름대로 저녁 8시가 넘으면 아이들이 절대 뛰지 않도록 주의를 시키고 또 그런 쪽의 활동 그니까 책읽어주기 같은걸 주로 해서 너무 피해가 크지 않도록 나름의 노력은 하는편이고요. 그리고 가끔 명절날 과일상자 같은걸 뇌물로 쓰기도 합니다. ㅎㅎ 아래층도 시간대를 조정한다든지의 노력만 해주면 서로 좋게 해결할 수 있을텐데 참 문제네요.

승주나무 2008-07-30 16:58   좋아요 0 | URL
정말 그래요..말이 통하면 조금 나아질 텐데~ 전혀 양보하려고 하질 않으니^^;

하양물감 2008-07-2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저는 주택이지만, 다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2주전, 앞집 애기엄마네가 이사를 갔습니다. 1층에 살고 있어서 아이가 뛰어도 될거라 생각했는데 2층에 사는 분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끄럽다고 하셔서 견디다 못해 이사를 했습니다. 거실바닥이 마루다보니 울리는거죠. 결국은 애기엄마네가 피해를 준 입장이라 뭐라 말도 못하고 1년을 살다 이사를 결정했답니다. 지금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집이지만, 단독이라하더군요.
애기엄마가 이사가고 난 그 집에는 지금 아이가 없는 사람이 들어왔습니다.(조건이 그거였다죠) 사실 층간소음문제는, 서로가 이해하고 합의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라도 자기의 입장만 내세우다가는 싸움도 나고 살인도 나지요.
승주나무님도 좋은 타결점이 나오기를 바래요.

승주나무 2008-07-30 16:59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 님//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최악의 경우까지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하늘바람 2008-07-29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는 그래서 이사했답니다 속상하시겠어요. 아유 층간 소음때문에 어찌나 ~

승주나무 2008-07-30 16:59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정말 그래요^^층간소음이 이렇게 무서운 건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정말..
 


 

한겨레신문주식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비상장 주식으로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우리사주형식(사원이 주인)이어서 국민주형식인(국민이 주인) 한겨레과 달리 주식이 되지 않습니다.
펀드매니저 식으로 말하면 이렇게 정리가 되지만, 이런 구조가 되기까지는 서로 험난한 과정을 거칩니다.

한겨레는 동아투위를 거치며 수십 년 동안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국민주라는 형식을 만들어냈습니다. 현대사가 듬뿍 담긴 국민주라고 할 수 있겠죠.
경향신문은 권력과 자본의 시달림을 워낙 많이 받아서 편집권을 스스로 지켜내야 했습니다. 주먹 잘 쓰기로 유명한 회장님이 계신 한화그룹에서 나올 때는 전 직원의 퇴직금을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외부에서 경향의 주주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경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경향이 왜 우리사주를 고수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_1C|488db9b2259f87Y.jpg|width="302" height="33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경향신문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이하 '경사모')에서는 의견광고와 주식사기에 대한 논쟁이 한창입니다. 경사모는 다른 단체와 같이 경향신문에 꾸준히 의견광고를 내 왔는데, 의견광고 방식으로 경향에 참여하는 데 대해서 몇 가지 반론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1. 의견광고는 단가가 높지 않아 경향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징자본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의견광고를 게재하는 상황은 비상시적입니다. 지속가능한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3. 의견광고에 담은 메시지와 광고비는 소비되고 사라지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경향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은 의견광고에만 머무르는 것에 성이 차지 않습니다.
경향신문의 경영방식이나 기사의 논조를 감시하고 요구하는 참여자가 되고 싶은 독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주식 사기'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다달이 소액을 모아 경향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 역시 상징적인 투자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지만, 독자로서 경향과 호흡하고 경향의 생존방식에 관여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경향 관계자를 통해 경영지원팀에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일단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우리사주 형식으로 지배구조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임원의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임원이 판단을 할 만큼 큰 돈은 아니기 때문인지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래서 뜻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우리는 단지 경향의 주식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향과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경향이 나아갈 길이 험난하기 때문에 단지 후원금이나 의견광고로 지원하기보다는, 경향과 같이 고민하고 독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을 요구하고 싶다"

이를테면 경향에 관한 발전방향이나 모니터링, 요구사항을 정기적으로 정리해 경향에 전달하고 경향이 이를 반영하거나 입장을 전달하는 호혜적인 방식이 있을 수 있겠죠. 경향 관계자는 취지에 공감하며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서로 고민해보자고 말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경향은 독자들과 소통할 '창'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독자들에게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아쉬움이나 비판, 바라는 점 등이 끝없이 쏟아질 것입니다. 독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경향의 고민은 경향만의 것이 아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박노자의 고향은 마산이다.
왜 노르웨이로 달아났느냐 짓궂게 물었는데,
한국에서는 자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한탄이 돌아왔다.
나중에 연금을 받게 되면 마산으로 돌아와 실컷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노자가 한국인보다 한국에 대해서 잘 안다는 말은
박노자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박노자는 푸른 눈으로 한국 사회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때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때로는 한탄스러운 눈으로
가끔 희망을 품기도 하면서..
이번 촛불집회에도 학기중이라 광화문에 있었던 적이 별로 없지만
(박노자는 7월 5일 처음으로 촛불집회를 찾았다)
아프리카 생중계를 통해 노르웨이의 뜨거운 밤을 밝혔다.

박노자가 한국 사회의 마디마디마다 얼켜 있는 논리적인 구조와 그를 뒷받침하는 숫자를 들이댈 때는 나조차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것은 명석함에 대한 경원이라기보다, 무한한 애정에 대한 존경심이다. 두 시간 동안 푸른 눈을 가진 한국인의 세심한 인식의 결과 뜨거운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본 내용은 작은책이 대중들을 3대상으로 마련한 연중강연회 중 7월의 강사인 박노자 교수가 7월 24일 작은책 강의실(태복빌딩)에서 했던 이야기를 편집한 것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람돌이 2008-07-26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가 특이하군요. ㅎㅎ 목소리는 처음으로 들어봤어요.

승주나무 2008-07-26 02:10   좋아요 0 | URL
네~ 처음에는 저도 그랬는데..듣다 보면 익숙하더라구요~

마노아 2008-07-26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목소리 듣고 깜딱! 놀랐어요. 화면 안 보면 이다도시 목소리인 줄 알겠어요^^;;

승주나무 2008-07-27 15:08   좋아요 0 | URL
이다도시 보고 싶어요^^

Arch 2008-07-2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전체 세금을 내린다고한 정책이 떠오르네요. 당장 내년부터 몇조원을 들여서 기름값을 보조한다고 해놓고, 예산은 명박씨 호주머니에서 가져다 쓰려는건지. 결국은 친재벌 정책으로 결론이 날 것도 같고. 전 삼성이 으쓰대며 몇억원 기부금 내놓는 것보다 그들이 탈세한 세금을 제대로 내길 바랍니다. 그리고...북콘서트에서도 그랬지만 행동하는 승주나무님, 좀 짱인듯(이 말, 꼭 써보고 싶었어요.)

승주나무 2008-07-27 15:09   좋아요 0 | URL
시니에 님께 칭찬을 들으니 기분 좋은데요. 그리고 술자리에서의 행동은 잊기 바랍니다^^
나는야 키보드워리어~~워리워리~~

마법천자문 2008-07-26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목소리가... 목소리가... 목소리가...

승주나무 2008-07-27 15:10   좋아요 0 | URL
허걱..
갑자기 <그놈 목소리>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듯..
자꾸 듣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저도 오마이 인터뷰에서 한번 놀라고 나서는 그 다음부터는 편안하더군요. 아이큐30님으로 이름을 바꾸셨지만 다 압니다. 정말 반갑네요^^

도넛공주 2008-07-2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전 다른 분들 댓글때문에 플레이버튼 클릭 않았어요.환상이 깨질까봐..

승주나무 2008-07-27 18:22   좋아요 0 | URL
도넛공주 님..어서 클릭하세요. 환상은 깨지라고 있는 겁니다^^
목소리를 듣다 보면 바로 내용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에요^^
 

드디어 방학이다. 방학을 졸업한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새삼 방학이 기다려진 이유는 그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한국학) 박노자 교수다. 그는 7월 5일 귀국하자마자 광화문을 찾아 '첫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7월 24일 저녁 7시 서교동 작은책 강당(태복빌딩)에서 열린 작은책 특집 강좌에 7월의 강사로 초대됐다. 작은책 관계자에 의하면 박노자 교수의 이번 강의에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몰렸다. 80석 규모의 강당에 자리를 잡지 못해 뒤에 서서 강의를 들은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두 시간 넘는 시간 동안 박노자 교수는 특유의 화법으로 현 정부와 시민사회에 대한 사자후를 쏟아냈다.


월간 <작은책>은 매월 진보 성향의 지식인을 초빙해 대중을 향한 공개강연을 열고 있다. 9월에는 손석춘, 10월에는 우석훈 박사 등이 연사로 예정돼 있다.


촛불 속의 2중구조

박노자 교수는 노르웨이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촛불집회를 보느라 여러 날 밤을 새웠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특히 "사람들이 가족이 아닌, 계층과 계급이 다른 타자들과 어울려, 노래하고 행진하는 모습은 가족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문화혁명과도 같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타자 중의 타자인 비정규직 문제와 촛불이 좀처럼 결합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번 작은책 강연에서는 그 문제를 좀더 깊이 있게 다뤘다. 광우병으로 인한 촛불집회는 비정규직 이슈로 가기 위한 첫 단계이거나, 광우병과 비정규직 이슈 사이의 거리감을 있는 것 아닌지 박노자 교수에게 질문했다. 박 교수는 그렇다면 의료민영화나 정권퇴진, 0교시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됐는지 반문했다. 그에 따르면 광우병 쇠고기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이명박 퇴진, 대운하 반대, 의료민영화 반대, 0교시 철폐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로 확장되었지만, 유독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만은 침묵하였다. 박노자 교수는 이를 근거로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실질적인 힘은 중산층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들과 관련된 교육 문제나 의료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박노자 식 표현에 따르면 '미친 고용'의 문제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해 배제한다는 것이다.

촛불 집회 전체 과정을 보면 지금 단식하고 있는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나 KTX 여승무원의 요구가 촛불집회의 요구에는 전혀 반영이 안 됐는데, 이는 촛불을 주도했던 중산층이 분산화된 사회체제에 이미 길들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회적인 연대가 아주 약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중산층의 분산화, 파편화 덕분에 이명박이 이 위기를 넘어가서 미친 정책을 계속 밀어부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비슷한 논의는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에서도 보인다. 68혁명 당시 혁명에 참여했던 대학생들은 대학교의 시설이나 등록금 등에 대한 합의 정도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혁명의 주도 세력이면서 곧 대학에 들어갈 고등학생들은 이에 격렬히 반발하며 거리로 나서 끝내 전격적인 국립대학으로의 전환을 이끌어내게 되었다.(48쪽)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들지 않더라도 촛불은 사각을 보듬고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박노자 씨는 촛불집회 안에 있는 두 개의 사회를 해소하고 연대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계급 의식 하나로 뭉친 유럽의 돌발파업 사건

고립된 파업과 고립된 투쟁은 아주 오랫동안 끈질긴 투쟁을 해도 패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반발의 연속인 생활을 한다고 해도 지배세력에게 별로 위협될 것 없다. 만약 위협이 된다면 반발이 정치세력화 조직화까지 진전된 경우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배세력의 장기적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결국 한국 지배세력에게 가장 도움을 주는 것이 한국의 반 헤게모니 세력의 여태까지의 지리멸렬한 행동양태라고 할 수 있다. 진보세력이라고 해도 80년대의 지하서클과 같은 행동양태를 보이고, 그 안에서도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다가 분열된 양상이다. 재벌세력의 유일한 견제세력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진보정당이었는데 사실상 실패나 다름없다.

시민사회를 분자화시키고 파편화시키기 위해서 지배세력도 공을 많이 들였다.
한국의 고용시장은 국가가 주도해서 파괴했다. 판견근로나 비정규직 확대를 사실상 방관한 결과 노동자 계층을 철저하게 구분하고 분리 통치시키게 되었다. 조직화를 방해한 것이다.

박노자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세력이 집권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평가했는데, 10년간의 집권층은 보수성향에 자유주의적 성향만을 약간 가미한 집단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촛불 집회 과정 내내 정당별 지지율 추세를 관찰하고 있었는데 이명박은 7%가 되더라도 한나라당은 33%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순치된 사회가 되었으며, 상당 부분의 노동자까지 거기에 포획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철저히 이중구조, 즉 하나의 국가에 완전히 다른 두 개의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지만, 반 헤게모니 세력 안에서도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결국 약자들의 연대와 조직만이 현재의 말도 안 되는 현실을 깨뜨릴 수 있는데, 이에 시사점을 줄 만한 사례를 하나 소개했다.

2년 전에 유럽의 런던 히스로 공항. 갑작스런 파업이 이루어져 공항 전체가 멈춰져 하루 동안 가동이 안 됐다. 모두들 계획이 없었던 파업을 해서 항공사들에게 상당한 손해를 입혔다.
승객들한테 소비되는 음식을 만드는 업체가 있는데, 대체로 고용하는 노동자 수백명이 영국에 사는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이 조합을 만들어 투쟁을 하려고 했더니 회사는 정리해고를 해버렸다. 그 소식이 노조에 알려지자마자 아예 '백인 노동자'들은 노조 간부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현장 조합원들끼리 자발적으로 파업을 했다. 그 정도로 연대의식이 강했던 것이다. 사실 이런 행동은 연대나 도덕 같은 단어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추론하기 어렵지 않다. 현지의 노동자들은 아시아 노동자들 다음 순위가 누가 될 것인지 잘 알고 있었을 뿐이다. 때문에 여성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었고 외국인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급의식 하나 때문에 행동을 한 것이다.
덧붙여 박 교수는 한국에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위해 한번이라도 싸움을 한다면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국으로 귀국해 사회활동과 작품 활동을 계속 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서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자리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고 말했다. 자신도 가족이 있는 '마산'에 정착하여 저술활동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될 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작은책이 주최한 강연회에는 10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려 뜨거운관심을 보였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8-07-26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에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위해 한번이라도 싸움을 한다면 세상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요 부분 읽는데 참 뜨겁네요. 잘 다녀오셨죠? 함께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ㅠㅠ

승주나무 2008-07-27 15:04   좋아요 0 | URL
재미있었습니다. 궁금하고 아쉬웠던 부분을 뒤풀이에서 또 물어보고 해서 많이 풀고 왔네요^^
언니분과 나중에 술한잔 하기로 했어요..나중에 한번 자리 마련해주세요^^

2008-07-27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7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28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