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주식은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불가능한 비상장 주식으로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우리사주형식(사원이 주인)이어서 국민주형식인(국민이 주인) 한겨레과 달리 주식이 되지 않습니다.
펀드매니저 식으로 말하면 이렇게 정리가 되지만, 이런 구조가 되기까지는 서로 험난한 과정을 거칩니다.

한겨레는 동아투위를 거치며 수십 년 동안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국민주라는 형식을 만들어냈습니다. 현대사가 듬뿍 담긴 국민주라고 할 수 있겠죠.
경향신문은 권력과 자본의 시달림을 워낙 많이 받아서 편집권을 스스로 지켜내야 했습니다. 주먹 잘 쓰기로 유명한 회장님이 계신 한화그룹에서 나올 때는 전 직원의 퇴직금을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었을 정도였습니다. 외부에서 경향의 주주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경향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경향이 왜 우리사주를 고수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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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이하 '경사모')에서는 의견광고와 주식사기에 대한 논쟁이 한창입니다. 경사모는 다른 단체와 같이 경향신문에 꾸준히 의견광고를 내 왔는데, 의견광고 방식으로 경향에 참여하는 데 대해서 몇 가지 반론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1. 의견광고는 단가가 높지 않아 경향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징자본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의견광고를 게재하는 상황은 비상시적입니다. 지속가능한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3. 의견광고에 담은 메시지와 광고비는 소비되고 사라지기 쉽습니다

무엇보다 경향신문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은 의견광고에만 머무르는 것에 성이 차지 않습니다.
경향신문의 경영방식이나 기사의 논조를 감시하고 요구하는 참여자가 되고 싶은 독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주식 사기'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다달이 소액을 모아 경향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 역시 상징적인 투자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지만, 독자로서 경향과 호흡하고 경향의 생존방식에 관여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경향 관계자를 통해 경영지원팀에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일단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우리사주 형식으로 지배구조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임원의 판단'이 있어야 하는데, 임원이 판단을 할 만큼 큰 돈은 아니기 때문인지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래서 뜻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우리는 단지 경향의 주식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향과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경향이 나아갈 길이 험난하기 때문에 단지 후원금이나 의견광고로 지원하기보다는, 경향과 같이 고민하고 독자로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을 요구하고 싶다"

이를테면 경향에 관한 발전방향이나 모니터링, 요구사항을 정기적으로 정리해 경향에 전달하고 경향이 이를 반영하거나 입장을 전달하는 호혜적인 방식이 있을 수 있겠죠. 경향 관계자는 취지에 공감하며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서로 고민해보자고 말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경향은 독자들과 소통할 '창'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독자들에게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아쉬움이나 비판, 바라는 점 등이 끝없이 쏟아질 것입니다. 독자와 함께 대화를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경향의 고민은 경향만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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