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왜 없었겠는가?
이 날은 사건도 많았다.
용산에는 새벽부터 용역깡패들이 출몰해 문정현 신부님을 폭행했고,
민심이 노무현 대통령에게로 쏠린 사이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재판인 삼성 불법승계 최종심판이 '무죄'로 결론났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금싸라기땅인 1면에 사진 1장과 단 11글자만을 써넣었다. (하단 의견광고 제외)

"이 추모의 민심은 무엇인가"

사실 긴 말이 필요 없다.
그냥 슬픈 것이고, 모두와 함께 있어 행복한 것이다.
솔직히 이런 편집술은 처음이다. 사진 하나에 글 하나라니.
신문 편집은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1면을 자세히 보니 사진을 찍은 시계가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의 치세는 일제시대나 다름없는 이제시대(李帝時代)이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깨닫는다.

그래서 나는 이 1면의 제목을 이렇게 쓰기로 했다.

"노무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정오임을 알리고 가다"


▲ 경향 1면과 한겨레1면의 비교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09-05-31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경향신문 1면을 보며 커뮤니케이션을 좀 아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하늘바람 2009-05-3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민심을 읽은 듯합니다

마늘빵 2009-05-31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경향신문 보고서 저 사진 찾으려고 신문사 사이트 들어갔는데 사진이 안보이더라고요. 못 찾은 건지. 승주나무님은 직접 찍으셨군요!

이매지 2009-05-31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고 굵네요.

마노아 2009-05-31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컷으로, 한 문장으로 모든 걸 설명했네요. 오싹해지는 편집이에요.

qualia 2009-05-3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이 있어 큰 다행입니다. 두 신문마저 없는 이제시대(李帝時代)라면,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악몽입니다.

저렇게 자연스럽게 민심이 분출하는 국민광장 서울광장인데, 민심과 광장을 억압적으로 틀어막는 이 정권이 제대로나 굴러갈 수 있을까요?

글샘 2009-05-31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보다 경향이 낫네요.
한겨레는 추모에, 경향은 저항에 초점이 놓였으니 말입니다.

짱꿀라 2009-05-31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의 어두운 면을 밝히는 두 신문이 있어 다행입니다.

비연 2009-05-31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경향신문 멋집니다!

건조기후 2009-05-31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말씀에 동감^^ 멋지네요.

도넛공주 2009-06-01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액자해서 걸어놓고 싶네요.

순오기 2009-06-03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신문 보고 울컥~~ 했어요.
경향신문 판촉이라도 하고 싶더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