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10년 정도 해오면서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사람들 많이 봐왔지만, 요즘처럼 근거 없는 추측과 신념으로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처음 본다. (소문으로는 간혹 접했다.)
가령, 나를 당첨시켜달라던가, 즐찾을 해놓고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라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은 감안해야겠지만,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몰이해조차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은 게으름의 소산이거나 타고난 기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듣기 싫거나 보기 싫은 글이 올라오면 자신의 의견을 내거나 무시하지, 삭제해 달라거나 차단시켜 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 곳 그리고 인터넷은 소통과 교류의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누구라도 쓰고 읽고 공감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는 ‘열린 상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메일함에서나 볼 수 있는 기능이 생기건 말건 크게 상관없지만, 누군가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미치려 한다면 반감을 불러 올 수 밖에 없다. 이건 이 시대의 트렌드이고 그런 컨셉으로 만들어졌으니까. 댓글은 왜 달고 글은 왜 쓰는데…. 추천과 즐찾은 왜 할까. 읽기 싫은 글이 서재브리핑을 점령해도 좋은 글을 추천해서 밀어내자는 긍정적인 분의 의견으로 위안을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듣기 싫은 소리를 차단하기 전에 무엇이 그 소리를 듣기 싫게 만드는가에 대한 고민은 찾아 볼 수 없는데다,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좀 해괴한 불만사항들이 나오는 것을 본다.
남들이 매뉴얼적인 답변을 줘도 듣질 않는 다는 것, 자꾸 타인의 문제로 보거나 익명성으로 화살을 돌리는데... 다수가 소수를 괴롭히는 상황으로 보는 인식의 틀에서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니, 해법이 아닌 ‘시스템 기능’’이라는 해결사를 등장시켜 달라고까지 한다.
그렇다면 로그인한 아이디는 익명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 안에서의 비로그인 익명성에 대한 규정과 제재를 제안하는 생각 속에 들어있는 배타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스팸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불쾌함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면, 정작 스팸 같은 짓을 하고 다니는 일을 누가 했던가
스팸이 문제라면 스스로가 노출 빈도와 범위를 제한부터 할 일이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알라딘은 이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나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추천 쪽수를 조작이라 의심하는 상황 역시, ip나 쿠키 같은 아주 흔해빠진 개별 PC 인증방식에 대한 이해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사항들을 일일이 알려주는 것도 참 피곤한일인데도 '자발적 노동'을 하고 있으니 나에게도 알사탕을 줘야 마땅할 것 같다. )
배두나가 나왔던 공기인형이라는 영화에 인간을 타는 쓰레기로 분류한 장면이 나온다. 버려지면 모든 것이 쓰레기일 뿐인가. 기준이 아무리 주관적이고, 아무나 들락거리는 온라인이라지만, 오로지 자신의 귀에 걸리는 말과 아닌 말을 ‘떠들어대는’ 사람으로 나누는 기준 따위에 분리수거 되어져야 하는가? 누가 됐던.
자신에게는 합리적인 일이고 명백한 기준이 있어도 시스템화 하기에는 불합리한 면이 커 보인다. 웹상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 그런 기준을 적용시켜야 하니까. 어쩌다가 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즐찾이 아니라!!
즐찾 해놓고 괴롭힘을 즐기는 사람이 누군가에는 특별히 많은가보다.
내가 노출되지 않고, 그들이 나에 노출되지 않는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그런 곳으로 떠나면 되는 것이다. 불통의 공간을 만들 생각 말고. 사람의 말이 아무리 통하지 않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원천 차단하자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나도 심정적으로는 그러고 싶다.)
옆에서 한 마디 한다.
차라리 편지를 쓰세요~♬ 원하는 사람과 달콤한 사랑을 나누기에 적합한 매체는 널리고 널렸다.
언어의 폭력에 민감하신 분이 내뱉은 글들에서 보여지는 내용의 폭력성을 보자니, 그것의 둔감함을 말해주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사람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연공서열의 대표주자만 빼고… 갈수록 퇴행하는 그 뭐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