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볼루셔너리 로드 - Revolutionary Roa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장담컨대 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맨틱 무비를 보겠다고 영화표를 산 관객들은  

십중팔구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오거나  

자막이 다 올라가기 전에 앞자리 관객들이 똑똑히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게 될 것이다.  

그 말 중에는 아마 이런 내용을 담겨 있을 것이다. 

 

임신한 여자가 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

애를 낳아 키우는 것은 결혼한 여자면 지극히 당연하게 또 감사하게 해야 할 일 아냐?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하고 영화 표를 산 자신 탓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절망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는 냈지만  

그 절망을 희망으로 돌리는 방식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부부의 가슴 아픈 결말이 담겨 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하려면 원하는 삶을 먼저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원하는 삶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릴 때 비극이 잉태된다.  

잉태된 비극은 반복되는 일상의 날들이 더해질수록 무럭무럭 자라난다.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견고한 일상 아래서 자라난 비극은  

어느 순간 너무 커져 감당할 수 없게 되어 삶을 통째로 집어 삼키거나 다시는 전과 같이 살 수 없도록 무너뜨린다. 

 

나이가 들수록,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들이 혹독해진다.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 역시 그러하다. 영화 속 설정과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유사한 상황에서 결국 비겁한 선택을 하고 말았던 내 모습이 떠올라 배우들의 표정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입가 주름의 미세한 움직임 하나까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훌륭했다.  

그럼에도 케이트 윈슬렛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까닭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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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9-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윈슬렛은, 어떤 역을 연기해도 묘하게 에너지틱해지고 로맨틱 해져요. 그녀가 상을 탄 것은 더 리더 였다지만 전 이 영화로 상을 탔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리스 2009-09-20 14:29   좋아요 0 | URL
저도 동의해요. 보는 내내 저릿저릿했더라는..

무해한모리군 2009-10-15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놓쳤는데 이걸 보니 다시 불끈! 챙겨봐야겠어요.

이리스 2009-10-18 21:50   좋아요 0 | URL
앗, 챙겨보셨기를 바랍니당.. :)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한두 줄만 쓰다 지친 당신을 위한 필살기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
이만교 지음 / 그린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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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아노 같은 악기나 사진 찍는 기술은 좀 다룰 줄 알거나 다루고 싶어 하면서도, 자기 언어는 형편없이 다루며 살아가고, 그러면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고민조차 하지 않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지나치게 거칠게 혹은 안일하게 혹은 편의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만큼 거칠거나 삭막하거나 조악한 사유나 신념이나 인간관계에 스스로 시달리며 살고 있는지, 언어의 발견을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사건이라 한다면, 언어에 대한 사람들의 무지야말로 인류사의 가장 놀라운 두번째 사건이라 일컬을 만하다. -8쪽

도둑질을 할 때에는 경찰을 견제해야 하고, 사진을 찍을 때에는 얼굴이 작은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글쓰기를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문학이론가들의 주장을 글쓰기의 잣대로 삼는 사람들, 그리고 '재능이나 천재성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113쪽

결국 자신의 전 감각을 동원하여 온몸으로, 온몸으로, 온몸으로 자신의 중심 혹은 바깥까지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오로지 자신이 가장 쓰고 싶은 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혹은 자신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결국 자기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고민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글로 쓰는 길밖에 없다. -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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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러니까.. 살아있긴 합니다. 

음주 뺑소니의 여파로 물리 치료 받으러 한방 병원에 갔다가 

피부병까지 옮아와서 온갖 고생을 하고 

주사, 약 먹기, 약 바르기, 잠 못자고 뒤척이기를 한 2주 넘게 하고 나자 

아주 조금 나아졌네요. 

 

무려 20일 넘게 금주 중이랍니다. (너무나도 당연히..) 

 

갑작스런 사고, 변화, 생에 최대로 병원 치료등을 하다보니  

예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생각하게 되고 이런저런 변화가 생기고 있네요. 

아무튼,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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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9-08-30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뺑소니를 당하시다니.. 얼렁 나으세용.. ㅋ.. 금주 이어가시고용.

무해한모리군 2009-08-30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몸은 좀 어떠신지..
저는 휴가를 끝내고 출근하기 싫은 일요일 밤이라 와인한잔 합니다.
부럽죠 ㅎㅎ

마늘빵 2009-08-30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어쩌다 이런 일이...

마노아 2009-08-3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큰일 나셨었군요. 금주가 금욕의 시간을 주고 계시네요.
그래도 꾹 참으시고 다 나으셔요. 호오~~

프레이야 2009-08-31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어쩌다.. 나쁜 사람..
고생 많으시군요. 얼른 낫기 바래요.ㅜㅜ

하늘바람 2009-08-3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큰일날번했네요

이리스 2009-08-31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 ㅋ...
FTA반대휘모리님/ 아쉽게도 전혀 안부러워요. 이상하죠? ㅎㅎ
아프군 / 에휴.. 내 말이.. ㅜㅜ
마노아님 / 사리가 나올것만 같아요.. -.,-
프레이야님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말을 그 인간에게 해주고 싶어요. ㅡㅡ;
하늘바람님/ 그러게요.. ㅡㅡ;

비로그인 2009-08-3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스 님, 이리스 님, 무사히 열심히 예쁘게(물론 아니란 게 아니구요) 잘 지내시는 줄 알았는데 이 무슨 일입니까. 많이 놀라셨겠어요. 모쪼록 얼른 극복하시기를.
 

돌아왔습니다. 살아서.. 

뉴욕에서 음주 뺑소니 차에 뒤에서 받혔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크게 다치지는 않았어요. 

타고 있던 차가 벤츠 E 클래스(한인 택시)였고 조수석에 벨트 하고 있었던 덕분이죠. 

'쾅' 하는 순간 정신이 아득해서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구요.  

우리 차를 들이받은 음주 운전자는 30대 중후반의 좀 마른듯한 백인이었는데 차에서 내려 자기가 술을 마셨으니 제발 경찰을 부르지 말아달라 어쩌고 하며 뭔가 제스처를 취하는 듯 하더니 정말 빛의 속도로 잽싸게 달려 내빼더군요. 

뭐,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이 번호도 미처 적지 못한 사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목과 허리가 뻐근하고 머리가 멍했지만 아직까진 괜찮습니다. 여행자 보험 항상 들었는데 이번만 안들었더니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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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7-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를 보고 제가 그들을 영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무해한모리군 2009-07-2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만하기 천만다행이네요
제 마음이 다 덜컥합니다.

다락방 2009-07-2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주도 해서는 안되는데 거기다 뺑소니까지!! 아 이런 써글놈! 분명 밤마다 잠 못잘거에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어떻게 잠을 자요? 그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자신이 만든거에요. 정말 그만하기 다행이에요. 토닥토닥..

울보 2009-07-29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이네요,,
많이 다치시지 않은게 다행이네요,,액댐하고 오셨다 생각하세요,

기인 2009-07-3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진짜 위험하셨네요. 쩝; 진짜 미국에 음주운전 많다고 들었는데; 그거 꼭 병원 가보셔야 할텐데..

이리스 2009-07-31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아직까지는 별 탈 없네요. -_-;;
 

한동안 서재에 뜸했죠. 이래저래 좀 어수선하고 바쁘고 그래서... 

내일 저녁 비행기로 뉴욕 갑니다. 작년 9월에 다녀왔으니 10개월 만이네요.  

오후 늦게부터 중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하는데 비행기가 뜨길 바랄 뿐이에요. 

이번엔 단지 놀러 가는게 아닌지라, 나름대로 중요한 결정을 하고 돌아와야 하는지라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몰라도 말이죠. 

열흘, 금방 가겠죠.  

돌아와서 다시만나요~ 

이번 뉴욕행에 간택된 아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_^ 

 - <질식> 읽기 전에 읽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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