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과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된다면 그건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결과에 대해 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채 결과만, 그 결과가 가져온 파장만을 느끼고 그것을 수습하느라 분주하다.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은 혼자서 머리 싸매고 끙끙 앓는다고 알게 되는 것이 아니다.

'네가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 이유가 대체 뭐야?'라는 물음에 '마음이 변해서..' 라는 상투적인, 당사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대답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만 들을 뿐이다. 무척 친절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상대방에게 조근조근 이유를 설명해가며 행동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이해할만한 이유를 만들어낼 뿐이다.

심지어 주변 사람들은 그 이유에 대해 알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모르는 일도 허다하다.

세상을 친절하게만 살아도 곤란하다.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일일이 이유를 말해주며 살았다가는 지독하게 못되먹은 이기주의자로 몰리거나 아니면 인연의 끈을 제때 끊지 못해서 너덜거리는 수없이 많은 인연의 끈에 꽁꽁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일의 이유는 상당히, 은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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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9-2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이유를 행동 당사자도 설명 못하는 경우가 있지요...특히 헤어지는 경우엔 어떤 말도 다 핑계에 불과하죠.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면서...........................넘 진지하게 댓글 달았나요 제가.

이리스 2006-09-2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 당사자들 빼고는 다 아는데 당사자들은 몇년이 지나서 알수도, 영영 모를수도 있죠. 헤어지는 이유가 치약을 중간부터 짜서 쓰기 때문이라는게 진.심. 일수도 있는 거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