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공립교사들은 학교를 옮긴다.
올해는 내가 옮기는 해.
그 옮길 학교 발표가 오늘 났다.

이번에는 내가 속한 교육청의 통폐합을 앞두고 있어서 사실 말이 참 많았었다.
내가 소속된 교육청이 없어지면서 이 지역이 반으로 쪼개지게 되는데 앞으로 계속 좀 가까운 곳에서 학교를 다닐려면 어쨌든 지금 학교 근처의 학교에 살아남아야 하는 것.
근데 막상 옮길 수 있는 학교를 받아보니 황당하다.
여러가지로 힘을 쓸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이곳에 다 차고 앉는 바람에 이 근처의 학교에서는 선택의 범위가 엄청 좁아져 있는 것.
나처럼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사람은 아주 자연스럽게 밀릴수 있는 구조다.

그래도 남은 곳을 비집고 들어가볼려고 써냈지만 결과는....
역시나 밀렸다.(뭐 이렇게 옮길때 점수되는것들을 도대체가 챙겨놓은게 하나도 업으니 할말이야 없다.)
좀 먼 교육청쪽 학교로 발령이 났다.
그것도 올해 신설하는 학교.....
뭐 거리는 여전히 가깝다. 다만 이 학교에서 4년후 옮길때 거리가 점점 멀어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늘 오후에 새 학교에 인사를 갔다.
아직 1학년밖에 없으니 교사도 딱 교장 교감 합쳐서 21명이다.
다들 표정들이 별로 좋지 않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집가까운 학군에서 밀렸지
게다가 신설학교니 일은 엄청 많게 된다.
학교일이란게 교사가 적다고 줄어드는게 아니니 모두들 기존학교에서 하던 일의 3배정도 되는 업무를 맡아야 한다.
거기다 있는게 하나도 없으니 전부다 처음부터 다시 다 만들어야 한다.
밀려온 자의 설움을 공유한다고나 할까?

간단하게 회의를 마치고 학교를 안내받았다.
그런데.....

정말 이거 중학교 맞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신설학교다보니 정말 시설 빵빵한게 끝내준다.
옛날에는 신설학교라고 하면 3년 내내 공사소리에 스트레스 받는게 일이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기본적인 학교시설은 3년후까지 예상해서 다 만들어놓는다.
즉 이학교는 빈교실이 21개라는 얘기다.

그 외 좋은점...
학교가 산자락 바로 아래다. 공기좋고 전망좋다.
주차시설 빵빵하다. 운동장 침범하면서 안 캥겨도 되게 지상 지하로 완벽하다.
장애학생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있다.(이건 정말 훌륭하다)
복도가 무지 넓다. 그래서 좁고 복작거리는 느낌이 안난다.
강당겸 실내체육관 - 무지 넓고 냉난방까지 완벽. 창문 환기와 공연시설까지 전자동 조정 시스템.
120석 규모의 소극장 - 강연회, 공연, 시청각교육 등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
완전 방음된 음악실과 일반 음악실까지 2개, 무용실 - 무용학원보다 훨씬 좋더라...
과학실 3개, 수도시설까지 완비된 미술실 2개, 넒은 도서관
교실에서 밥 안먹어도 되게 무지 넒은 식당.
각 층에 분산된 소규모의 6개의 교무실 - 이건 좋은 점도 있고 나쁜점도 있다.
냉온수 자유자재인 샤워시설 - 교사용 학생용 다 있다.
남여교사 휴게실 따로에(이건 당연한거고) 교사용 체력단련실까지...
그외 있어야 할 시설이 다 있는데 감격스럽게도 작으나마 학생회실도 있다.
학생회실 있는 학교 처음이다.
거기다 더욱 감격스러운건 첨단 멀티미디어 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다용도 학습실 2개 - 한 학급이 들어가면 딱 알맞은 규모.(이건 나의 로망의 실현이다.)

거기다 학생들을 위한 배려도 맘에 든다
ㄷ 자형의 건물을 지으면서 교실들을 모두 남향으로 배치했다.
덕분에 교무실이나 특별실들이 약간 어둡게 느껴지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있는 곳이 교실이니 교실의 방향을 가장 먼저 배려한 것 맘에 든다.
교실에 들어가있는 책걸상들 - 싸구려티가 안난다. 좋다.
교무실 교사용 책상 무지 넓다. 책상이 좁아서 늘 엉망진창으로 자료들 쌓아놓고 찾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감격이다.

일좀 더하면 어떠랴? 더군다나 1년간은 한학년밖에 없으니 수업도 기존 하던거의 3분의 2정도밖에 안될테니 일이야 뭐 하지....
이정도 시설의 학교에서 4년이나 있을 수 있다니 감격 그 자체다.
거기다 오늘 만난 교장선생님 - 온화하고 성실해보이는 인상이다.
첫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욕심많고 나빠보이지 않는다.
그정도만 해도 어디냐? 아이들 책상 들여놓은거 보니 괜찮은 사람같다.
이거 돈떼먹고 싸구려 들여놓는거 교장정도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표도 안나게...
잠시 슬퍼했던게 미안할 지경 - 완전 대박맞은 기분이다.
대한민국 경제 수준이면 아이들을 위해서 이정도의 투자는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학교정도가 대한민국 표준이 되는 날은 언제쯤 올까?

단 한가지 안좋은 점
전의 학교는 바로 근처에 시립도서관이 있어 도서관을 자주 들락거릴 수 있었다.
근데 여기는 내가 자주가는 마트가 있다.
도서관 대신 퇴근길에 마트를 자주 들락거릴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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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7-02-1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리는게 맞겠죠? 그나저나 마트가 가까이 있다는건 좀 위험해 보입니다^^

프레이야 2007-02-1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잘 되었네요. 역시 인생 새옹지마에요.
그정도 시설에 한 학년밖에 없다면, 4년 지나면 정말 정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장애우 엘리베이터에 학생회실,,, 정말 저 정도 시설이 모든 학교에 갖춰지는
날이 어여 와야할텐데요. 바람돌이님, 퇴근길 마트 가기 쉽다는 거, 축하드려요^^

치유 2007-02-1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모두 이런 학교 가고 싶어하던데요..ㅋㅋ
선생님도 이런 학교 발령나시니 너무 좋으시겠어요..
축하드려요..
아..한손에 책이 아니라 먹을거리가 가득이겠군요..그것도 좋은 일이지요..이쁜 공주님들을 위해..^^&

BRINY 2007-02-1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입니다...

엔리꼬 2007-02-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 기쁩니다... 요즘은 지방 시골 학교 시설이 더 좋은 듯 해요..

바람돌이 2007-02-16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축하받을거 맞는 거 같아요. 일단은 학교가 정말 좋으니까.... 뭘 하고 싶어도 시설이 안돼고 상황이 안돼서 못하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 마트는 정말... 오늘도 마트에 들렀다 왔다지요. ㅠ.ㅠ
배혜경님/뭐 어떤 일이든 장단점은 있는거니까요. 근데 이번엔 아무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장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 처음 시작하는 학교같은 곳은 아무래도 정이 많이 들죠. 아이들도 1학년때부터 달고올라갔으면 좋겠어요. 그거야 제 맘대로 되는게 아니지만서도.... ^^
배꽃님/사실 이 학교가 있는 지역이 이쪽 학군 관내에서는 열악한 곳입니다. 형편어려운 집이 많은 동네지요. 그나마 학교라도 좋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안씻고 다녀서 괴로운 녀석은 학교에서 씻길수 있는것도 장점? ㅎㅎㅎ
브리니님/점점 더 나아지겠지요. 지금은 새로 짓는 학교들만 이렇지만 점점 오래된 학교들도 조금씩 리모델링을 다시 해나가겠지요. 그놈의 국방비 확 줄여서 공교육에 좀 제대로 투자하면 좋으련만....
서림님/이 학교는 예외랍니다. 신설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지요. 여기도 오래된 학교들은 모두 열악해요. 대부분이 다 그런걸요.

울보 2007-02-16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야 한다고 해야하나요,
조금 고생하셔도 좋은 환경이라서 좋아요 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학생과 화이팅하십시요,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바람돌이 2007-02-16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조금전에 울보님 서재에 댓글남기고 왔는데.... ^^ 그래도 또하죠 뭐. 울보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특히나 정말로 건강은 꼭꼭 챙기세요. 저는 뭐 축하받을일 맞는 것 같습니다. 제 주변에 이렇게 시설좋은 학교는 여기밖에 없걸랑요. ㅎㅎ

세실 2007-02-1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정도면 굉장히 훌륭한걸요~~ 넓은 도서관에 눈길이 갑니다. 보고 싶은책은 학교도서관에 비치해 놓면 되실듯...단점은 하나인데 장점은 대체 몇개래요~~ 축하드립니다!

글샘 2007-02-1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학교들이 멋지게 지어 주죠. ㅋㅋ 저는 수십년된 학교 근무하니깐 좀 시설이 꿀꿀하지요.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적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야 종이 한 장이면 어디든 가야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래도 월급도 주고 갈 데도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ㅋㅋ

무스탕 2007-02-1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도서관을 꽉꽉 채워주세요. 바람돌이님의 취향대로... ^^
처음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 만큼 보람도 있을거에요. 일에 치여서 건강 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적어주신 시설.. 정말 빵빵하네요 ^^ 울 동네도 그런 학교 있었음 좋겠어요.
바람돌이님. 설연휴 즐겁게 지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노아 2007-02-16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의 표준! 아 가슴이 설레입니다. 바람돌이님 축하해요. 새 학교에서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바랄게요^^

홍수맘 2007-02-16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야 하는것 맞죠?
새해복 많이 받이세요. 건강도 챙기시구요.

바람돌이 2007-02-16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역시 알라디너분들은 도서관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아이들 책으로 많이 골라서 신청해야죠. 그러고 좀 남으면 제가 보고싶은 책도.... ^^
글샘님/아침에 눈떠서 갈데가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거기다 월급도 주고요. ^^ 즐겁게 적응잘하고 열심히 할게요. ㅎㅎ
무스탕님/제 취향은 안돼고 도서관 담당 선생님이랑 아이들 취향이죠. 거기다 제 취향은 약간....^^ 무스탕님도 설연휴 잘보내시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마노아님/이 학교가 대한민국평균이 되면 정말 좋겠죠? 감사합니다. 마노아님. ^^
홍수맘님/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축하 감사합니다.^^

짱꿀라 2007-02-16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설 잘 지내시고요. 바람돌이님 화이팅!!!!!

진주 2007-02-1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애 그쪽으로 전학시키고 싶어요..ㅠㅠ
(아..글고..도서관 대신 마트가 있다는 건 결코 슬픈 일이 아녜요. 사람은 책만 읽고 못 살거등요. 밥도 무거야..=3=3=3)

바람돌이 2007-02-27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늦은 답글들을 이제야 올리다니...ㅠ.ㅠ
그래도
산타님/설 잘보내셨죠? 새해 복도 많이 받으세요. 좀 있음 보름이니 달보고 소원도 꼭 비시고요.
진주님/여긴 여학굔데요. 윤이 영이가 수술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안타깝게도 힘들듯 합니다. 도서관은 돈이 안들지만 마트는 돈이 많이 든다는게 좀 문제점이죠. ^^
바람구두님/그 업무는 저하고는 인연이 없구만요. 저는 일복만 있어요. ㅠ.ㅠ
 
엄마 학교 - 달콤한 육아, 편안한 교육, 행복한 삶을 배우는
서형숙 지음 / 큰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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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는 일이 잦아졌다.
마음 하나 바꾸고 생각하나 바꾸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내가 몸이 힘들거나 바쁘거나 하게 되면 쉽게 아이를 다그치고 소리를 치며 나무라게 된다.
그러고 곧 후회하고 자책하는 일의 반복!
결국 내게 육아서는 이럴때 내리는 처방전이다.
다 아는 내용인데도 읽어주고 나면 한동안은 다시 약발이 먹힌다.
소리지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책의 내용은 사실 새로운건 없다.
왠만한 육아서에서는 다 얘기하고 있는 것들.
그럼에도 이 책이 다른 책에 비해 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아마도 저자가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우면서 그것도 남들보기에 아주 좋아보이게 잘 키워냈고 그 과정을 얘기한 것이기 때문일게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교육경험이란 것.

뭐 어떻게 보면 자기 자랑과 자식 자랑이 너무 심한 것 아냐라고 삐딱선을 타고 볼 수 있는 면도 좀 있고...
그럼에도 원칙의 문제
아이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교훈은 늘 옳다.

근데 정말 내가 맘에 들었던 것은 책의 내용보다도 바로 제목에 있다.
엄마 학교라니...
정말 엄마 학교가 아니 부모학교가 있었으면 좋겠다.
부모가 된다는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를 알게되고
더더욱 그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책임인가를 깨닫게 되면서는 말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나라 정책에서 정말 되었으면 싶은 것이
아이를 임신하면 부모 모두 최소 일주일 정도라도 부모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으면 하는 것.
내가 전에 받았던 PET교육같은 것 말이다.
부모가 되는 것의 중요함을 사회가 같이 인식하고 그것을 국가 예산으로 충당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
직장에서도 당연히 그 시간을 유급휴가로 내어줄 수 있는 사회.
이런 것들을 진정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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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13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리는 추가 정지상태가 되면 순간적으로 사라진다고 현대물리학에서는 이야기하나봅니다.
자신의 생각이 멈춘 곳에서는 자신이 사라지는 것과도 같지요.
그러면 우리들의 집착과 욕망도 쉬는 공간이 됩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순간순간 마음을 돌리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제대로 된 부모노릇 할려면 제대로 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제대로 된 사람이 되려면 자기를 바로 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말대로 제목이 좋군요.
학교에선 교사학교이기도 하겠군요...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때문에 교사가 성장하는 것은 아닌지...
보관함으로..

바람돌이 2007-02-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굳이 보관함으로 넣어야 할지는 모르겠고요. 그냥 제겐 이런 책이 일종의 마음을 다시 비우고 가다듬는 역할 정도지 저 책에서 말한대로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라서.... 어떤 사람들은 이 책을 보고 맞아 이렇게 하면 저자처럼 아이들 대학을 잘 보낼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일종의 부작용!! ^^
제대로 된 사람이 되려면 자기를 바로 보아야 한다는 님의 말이 더 맘에 와닿습니다.

미설 2007-02-1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주기적으로 한번씩 읽어줄 필요를 느낀다는...

홍수맘 2007-02-2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처럼 마음을 비우고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때 봐야할까봐요. 일단 보관함으로 보내봅니다.

바람돌이 2007-02-2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육아서의 대부분은 부모의 마음 수양을 위한 책 아닐까요? ^^

2007-03-03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3-03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님/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지만 맘에 안드는 부분도 많아요. 애들 키우는덴 정답이 없기 때문이겠죠. ㅎㅎ
 
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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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었나보다.
평온한 삶을 꿈꾼다.
20대에는 평온한 삶이란 그저 약간의 비아냥이 섞인 무시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평온한 삶을 꿈꾼다.
나의 노동으로 하루 3끼 걱정을 하지 않고 아이들이 아플때 병원갈 돈이 있고 내가 정직하게 성실하게 사는만큼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나를 대해주고....
거대 국가나 역사의 소용돌이는 제발 내가 살아있는동안 피해줬으면 싶다.
국가나 민족의 경계란게 없어지면 더더욱 금상첨화겠고....

하지만 이놈의 평온한 삶이란게 꿈이라는걸 알만큼은 또 나이가 먹었다.
나의 평온한 삶에의 꿈은 언제 어디서든 너무나도 쉽게 한점의 바람에도 깨질 수 있는 결코 소박하지 않은 소망이란 것.

세명의 소녀가 있다.
그네들의 배경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민족과 출신국가는 다르지만 모두 국제적인 혁명전사들을 부모로 가진 아이들.
그나마 그들은 역동의 시대에 살아남을수 있었던 엄청난 행운을 가진 부모의 아이들이다.
프라하라는 낭만의 냄새가 풍기는 도시에서 그들은 노동자당 국제정보국에 파견근무를 나간 부모를 따라 소녀시대를 보내게 된다.

열전은 잠시 숨을 들이킨 냉전시대에 다행히도 소녀들은 평온한 삶을 산다.
완전히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특별한 것도 아닌 그런 소녀시절.

몇년이 지나고 모두들 각자의 삶을 찾아 헤어진 후 그 소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네들의 부모가 국가나 이데올로기와 전혀 무관할 수 없었던 것처럼 그녀들의 삶역시 그 중간 어딘가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삶을 산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조국 그리스를 너무나도 그리워하던 리차는 그리스에 돌아가서 정착했을까?
한 때 혁명전사였다는 생각을 전혀 못갖게 하는 아냐의 부모에 의해 원래 공산주의자란 그런 특권적인 계층이라는 것을 뼛속깊이 각인시켰던 아냐는?
20세기 마지막 최대의 고통의 땅 - 유고슬라비아를 고향으로 가진 야스나는 살아남기는 했을까?

소녀들의 삶은 전혀 평온하지 않다.
그들을 둘러싼 이데올로기의 세상은 그들을 그들 자신이 꿈꾸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으로 그네들을 인도한다.
그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법을 발견하기도 하고,
또는 끝없는자기 기만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하고,
삶 전체가 산산히 부서지기도 한다.

부디 세상이 좀 더 평온해지기를...
소녀의 꿈이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그 무엇이 되기를...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자리가 항상 싸움의 자리가 되어야함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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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2-13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 이 책 그전부터 좋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제야 바람돌이님 서평보고 보관함에 담아 둡니다.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07-02-1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만한 소설보다 흥미진진해요. 추리소설도 아닌데 뒤가 궁금해서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어 단숨에 읽었다니까요. ^^
 
 전출처 : 가랑비 > ㅍ/아직도 308명이 교복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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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갔다온 이후 여행기 올리느라고 정신이 없다.
아주 옛날 옛날에 중국여행갔다온 이후 두번째 해외여행.
그것도 너무 너무 고대하던 여행이었다.
옛날 중국갔을때 여행기 쓰자고 생각은 하면서도 혼자 보기 위해 그걸 쓰는건 늘 미뤄지기만 했고,
결국 사진 정리도 여행기도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더니 지금은 기억나는것도 없다.

이번에는 작심하고 본격적으로 여행기를 쓰지만 시간이 장난 아니다.
하나 쓰는데 최소한 1시간 30분은 걸린다.
사진 정리하고 책 찾고 기억을 되살리고 글 쓰고.....
개학 전에 끝내리라 그리 다짐했건만 결국 개학이다.
몸은 여전히 방학모드여서 잠은 하나도 안오고 이러다가 설마 내일 지각하는 건 아니겠지...

내 글 쓴다고 정신없다보니 다른 분들 글을 제대로 못챙긴다.
간간이 댓글을 남기지만 그냥 한 번 읽어보고 가는 글이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못챙겨 읽을때도 많다.
책도 역시 마찬가지....
밤마다 이러고 있으니 읽는 책도 진도가 안나가고....

밤중에 횡설수설이 길어지면 지각한다.
자야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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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2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지각 하신 건 아니죠? ^^
에고 여행기 쓰시느라 고생 많으셔요. 우린 잘 보고 도움 받고 있는데
역시 한 쪽은 힘들군요. 아자아자~~

바람돌이 2007-02-1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각 안했어요. ㅎㅎ
누구에게 도움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제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니 불평은 아니구요. 그냥 열심히 해서 빨리 끝내자 뭐 이런거죠. ㅎㅎㅎ

sooninara 2007-02-1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기 페이퍼 볼때마다 님의 고생이 느껴집니다.
공부도 엄청 열심히 하시고 쓰시는게 느껴져요^^
덕분에 저도 같이 다녀온것 같아서 열심히 읽고 또 읽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한번 읽으면 까먹어서 두번,세번은 읽어주고 있어요.ㅎㅎ)

바람돌이 2007-02-1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읽으면 까먹는건 기본중의 기본이고 두번 세번도 과합니다. 읽어도 읽어도 기억안날때도 부지기순걸요. ^^ 여기 내용들도 가지전에 두번쯤 읽어주고 가서 확인하고 와서 다시 책 뒤지고.... ㅠ.ㅠ 역시 노는건 젊을때 해야.....^^

전호인 2007-02-13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횡설수설하시면서 귓가에 꽃은 절대 꽂지 마시길.......ㅎㅎㅎ

바람돌이 2007-02-1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 전호인님이 주시면 꽂을지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