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듣거나 읽은 이야기는 사람의 내면에 쌓여흐르다가 모여서 살아 움직이는 힘이 되고 밖으로 나와야 한다. 내면에서 자신의 이야기로 바뀌어 밖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갇힌 이야기의 힘이 그 사람에게 해롭고 부정적인 에너지가 된다는 비밀이 이 이야기에 담겨 있다.
여성들은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억눌렸다.
그렇게 살가죽 아래 쌓인 말과 글의 힘은 응축되어 더욱 강력해졌고, "살이 글이다"라는 말도 터져 나왔다.  - P8

이상화도 대상화다. 살과 피로 된 감정과 생각이 있는 전인적인 존재가 단 몇 가지 요소로 줄어들어 환원되는 것이다. 환원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줄이다‘라는 뜻을 가진 reduce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대상화는 결국 여성들에게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인 셈이다. - P27

성애의 대상이 되는 것이 여신의 제단에라도 오르는일인 것처럼 착각해서 낭만화의 허구에 빠지면, 백설공주 꼴이 난다. 착하고 어질게 순종하면서 자신의 욕망도모르고 욕망의 주체가 되어보지도 못한 채 사는 여성은백설공주의 어머니 왕비처럼 쓸모없다. ‘착하면 호구‘라는 세간의 표현은 여기에도 딱 들어맞는다. 사실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것만큼 인간에게 치명적인 대우는 없다.
나이가 들어서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키우지 못하고 남자들의 시선을 가치의 기준점을 삼는 백설공주의 계모왕비같은 삶은 비참하다. - P37

《마법에 걸린 공주님》에 숨은 진실은 여자의 내면에있는 수많은 얼굴 중 가부장 사회가 보여도 된다고 허락하는 얼굴은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얼굴은 베일로가려서 세상에 내보이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내가 자아를 포기할 수도 있을 만큼 사랑한 남자는 나를 사랑한다면서 수많은 얼굴 중에 예쁘고 연약한 나만 고르고 나머지내 얼굴은 모두 버린다. - P85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자르고 돌아가는 길에우연히 안드로메다를 보고 구해주지만, 사실 두 이야기는 ‘우연히‘ 엮인 게 아니다. 뱀 머리카락을 지닌 하위 신격을 죽이는 일과 용을 죽여서 연약한 안드로메다를 구하는 일은 결국 아테나가 제우스의 딸로 복속, 편입되는과정을 효과적으로 그려 고대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퍼뜨리는 역할을 했다. - P93

이렇듯 가부장 신이 신 중의 왕이 되거나 아버지 유일신을 모시는 종교가 통치하는 사회가 되면 뱀부터 잡아죽인다. 뱀은 대지에 붙어서 대지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을뿐더러, 뱀과 함께 등장하는 여신들은 대지 모신의 신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아테나, 아르테미스, 키벨레를 비롯해 헤라마저 그리스·로마 신화 초기에 뱀과 함께등장했다. 이후 여신들이 가부장 신화로 편입되면서 뱀은 사라진다.  - P97

이렇듯 여자를 복속시켜 지배하려는 작업은 현실계에서는 마녀사냥으로, 상상계에서는 용을 죽이고 공주 구하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 P105

이다. 다시 말해 이야기를 통해 개연성이 주어지면 현실에서 이룰 수 있다. 이것이 이야기가 가진 힘이기도 하다. - P148

여자가남자의 구원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게 구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성이 구원이라는 말은 참으로 옳다. 곰에 불과한, 아직 동물의 세계에 사는 어린 소년이 털 아래 숨은 황금빛을 찾으려면,
내면에 있는 여성성의 힘을 빌려야만 한다. 여성성이 내면에서 변화의 동인을 찾아내고, 그 뒤틀린 자기중심성을 구원해야 비로소 파묻혔던 금은보화가 모습을 드러낸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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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지금은 알고 있지만 그때에는 알지 못했다. 애정은 온화하고 규정된 틀에 맞게, 또한 분명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누구를 대신해서도 그 애정의 형태를 내가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 P118

우리가 뭐라고 할까, 그녀는 반려동물도 원하지 않았지만, 만약원했다면 그 먹이도 내가 주었을 거예요. 그랬다면 아마 거기까지가내 도움의 경계였을 거예요. 왜 그녀는 끝없이 푸념했을까요? 우리가 도울 수 없는 사람을 도울 필요는 없겠지요. 만약 그녀가 삶은이 정도면 되었다고 한다면, 누구에게도 그걸 막을 권리는 없어요. - P142

"나중에 죽일 거예요. 때가 되면, 비올라에게도 주사를 놓게 해서 당신이 죽일 거예요. 누군가에게서 모래가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그것을 저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두세요. 죽어가는 그에게당신은 삶을 대신할 그 어떤 것도 줄 수 없으니까요. 내가 폴레트를좋아하지 않았다고, 그녀가 삶이 지겨워 떠나고자 했을 때 나와는상관없는 일로 여겼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죽일 수도 있어야 해요. 참고해두면 나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나 진심어린 관계를 맺고 있는 하느님께 물어보세요. 그들이 만났을 때폴레트가 하느님께 무슨 말을 했는지 말이에요." - P145

 "피곤할 것이라니.
왜죠? 이미 가축들을 먹이고 젖을 짜고 잠재우며 오백만 가지 일을마친 사람들을 문화회관 안으로 밀어 넣었으니, 당신의 강의를 듣는 그 많은 불행한 사람들이 피곤할 테죠. 그들의 일이 어떤지 당신은 전혀 감을 잡을 수도 없을 거예요. 그냥 앉아서 횡설수설할 따름이니까요." - P171

나는 항상철학적으로 분석할 줄 알았고,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왜 진작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그녀와 비교하면 나는 젊었고 그 정도의 힘은 있었는데도, 눈을 쓸기 위해 내려가지 않았다. 나는 분명 그 비질을 할 수 있었다. 시골에 있을 때 한동안 빗자루를 지고 살았으며, 소녀 시절에는 집 앞을 깨끗이 청소하던 사람이 나였다. 그런데도, 그녀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볼 수 있도록 집으로 들여보내지 못했다. 나는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기는커녕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였다. 짜고 쓴맛을 좋아하는 입맛에 변화를 주고자 나 역시 이럴 때는 단맛을 찾는다. 그리고 실존주의와 그로테스크한 작품은 접고 아름답고 로맨틱하고 슬픈 영화를 즐기는, 그런 크리스마스였다. - P243

단 한 명의, 의사의 몸이 들어갈공간을 위해 그녀의 집 문이 강제로 열렸을 때, 그녀가 저항하는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끌어내고자 할 때도 나는 그녀 곁에 있었어야했다는 그 생각 나는 씁쓸하게 생각했다. 상은 이미 빛을 발하기시작했고, 나는 방송국 차로 그 빚을 쫓았던 것이다. 병환, 노쇠함,
고독과 절망을 뒤로 남긴 채. - P267

그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전혀 다른 외국 돈으로 셈을 했던 것이다. 에메렌츠의 사건에 있는 단어들은, 오물, 소동, 추문, 길거리 코미디, 부끄러움이었고, 총경의사전에는 법, 질서, 해결, 인간적 유대, 효율적인 일처리가 있었다.
두 개의 단어장에 적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었으나, 각각 다른 언어로 되어 있을 뿐이었다.  - P334

에메렌츠의 모든 기적은 수평의 평평함이 아니라비딱하고 비스듬한 것이었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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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만난 술친구 여자 5명이 함께하는 해외 첫 여행을 갔다. 

일단 집을 버리고 가면 무조건 기쁘다. 

사실 포르투갈이 아니라 발리를 가기로 하고 항공권까지 끊었는데 그놈의 중국동방항공이 스케쥴을 지들 맘대로 조정하면서 우리 표를 날려먹었다. 재조정된 표로 변경 가능하지만 문제는 우리 일정이 막 꼬이기 시작해서, 할 수없이 취소하고 다시 티켓팅하려니 가격이 장난아니게 올라 버린 것이다. 아 이 가격에는 그것도 중국 동방항공 타고는 못가지.

다른덴 없나 하고 항공권 검색 돌리다가 포르투갈 리스본 인아웃이 매우 저렴하게 떠있는거다. 

"야 우리 포르투갈 가자. 비행기표 싸다" 이렇게 시작된 포르투갈 9일 여행, 여행 준비기간이 짧아서 좀 슬펐다. 심지어 짧은데다 가장 바쁜 시기와 겹쳐서 더더욱 소홀했어. 나의 취미는 여행준비인데 말이다. 


여행이야기를 어떻게 쓸까 잠시 고민했는데 잘 모르겠다. 예전엔 그냥 날짜 순서대로 썼었는데 이번엔 그냥 쓰고 싶은 순서대로 써보자 싶다. 어디서 멈출지는 쓰다보면 나오겠지.....


1. 포르투갈은 겨울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 나는야 날씨요정 인증!!

봄가을이 좋은거야 어디든이겠지만 의외로 겨울에 괜찮은 곳은 별로 없다. 스키타고 눈 놀이 하자며 아예 겨울 테마로 가지 않는 이상은. 하지만 포르투갈은 역시 지중해성 기후의 혜택으로 겨울이 딱히 춥지 않다. 우리나라 부산 정도의 날씨. 다만 지중해성 기후는 겨울이 우기라 비가 자주 온다는게 흠인데 내가 막 큰소리 쳤었다. 

" 나 이래봬도 날씨요정이야!" ㅋㅋ

근데 진짜 한 달의 반이 비가 온다는 포르투갈에서 비 딱 한번 만났다. 첫째날 코임브라에서.

하지만 딱 비오는 그 시간에 우리는 전망좋은 레스토랑에서 비내리는 도시 전망을 즐기며 밥을 먹었지.

밥먹고 나니 거짓말처럼 비가 개었고, 그 이후로 우리가 도시를 떠나고 나면 비소식이 있는 날들의 연속.

나는야 비를 피해다니는 날씨요정 인증 받았다. ㅋㅋ



리스본 공항에서 내려 버스 2시간 20분 타고와서 도착한 코임브라.

코임브라 대학의 도서관을 보러 온 도시인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아래 사진의 오른쪽이 레스토랑이다. 여기 딱 도착했을 때 막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이 사진의 오른쪽이 바로 우리가 갈 레스토랑이다. 운도 좋지. 사진 속 우산 쓴 애는 내 친구





식당에서 바라보면 이런 전망이다.

비가 안왔으면 밖에서 전망을 즐기며 밥 먹었을 텐데 그건 조금 아쉬웠다.




2. 포르투갈 사람들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보면 주인공은 우연히 마주친 포르투갈 여성의 포르투갈어 발음에 매료된다.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무슨 우연의 일치인지 리스본에서 코임브라 가는 버스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여성이 무려 30분을 전화통화를 하는거다. 그런데 진짜 그 소리가 하나도 안 거슬리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작은 목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는데 약간 BGM 느낌이다. 억양이 강하지 않고 낮게 깔리는 듯한 발음이랄까? (옛날에 이탈리아에서 버스에서 1시간 넘게 얘기하던 여성과 같이 탄적이 있었는데 그 땐 진짜 미치는줄 알았다. 이탈리아어 진짜 시끄러워) 

이후 여행지에서 만나는 포르투갈 사람들이라야 다 관광지 사람들이니 대부분 친절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약간 무뚝뚝하거나 수줍거나 해서 처음에는 딱히 친절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부탁하는건 다 들어주더라. 결론적으로 츤데레 스타일의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길거리에서도 뭔가 우리가 곤란해보이면 꼭 누군가가 나타나서 도와주더라.

다른 유럽지역보다 소매치기가 딱히 눈에 띄지 않아 안전면에서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던.... 다시 가고 싶은 포르투갈이다.



3. 포르투갈의 부러운 교통 문화

아 정말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나 횡단 보도 아닌 곳에서 길 건너려고 서 있으면 대부분의 자동차가 무조건 선다. 그리고 팔을 내밀어 길 건너라고 신호해준다. 보행자 중심의 교통 문화가 진짜 철저하다. 소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리스본 같은 대도시조차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가끔은 곤란할 때도 있다.


이런 길에서 길이 예뻐서 길 가운데서 사진찍을려고 자동차 지나갈 때까지 서 있다가 자동차 안올 때 길 한가운데서 인증샷 찍어 볼려고 기다리는데 지나가는 자동차 마다 차를 세우고 어서 지나가라고 손짓이다.

괜찮다고 어서 가시라고 손짓하면 그쪽이 내가 지나갈 때까지 손짓한다.

도대체 의미 없는 길을 몇 번이나 건넜는지.... ㅎㅎ 






4. 포르투갈의 교통비

포르투갈 여행에서 좋은 점 하나 교통비가 정말 싸다. 기차표는 미리 예약하면 우리나라 ktx의 반값 정도. 도시간 연결 버스는 미리 프로모션가로 끊으면 아 진짜 황송할 정도로 싸다. 리스본에서 코임브라는 2시간 20분 거리인데 프로모션 표 값이 2.9유로였다. 우리 돈으로 5천원도 안된다니.... 포르투갈은 우리 나라랑 면적이 비슷한데 인구가 천만밖에 안된단다. 그래서 고속도로는 막힘 없이 쾌적했고 정시 도착이다. 다양한 교통수단을 타보고 싶어서 기차도 타봤지만 다음에 또 여길 간다면 아마 버스만 타고 다닐 거 같다. (기차의 승차감은 고속 열차인데도 멀미 날듯 안좋음)

시내 교통에서도 우리나라 카카오택시 같은 볼트택시가 있는데 엄청 편리하고 가격은 우리나라 택시비의 반정도 나온다. 그래서 짐있을 때는 무조건 볼트 택시 불러 다녔고, 짐 없을 때도 포르투 같이 언덕 심한 도시에서는 택시 타고 다녔다. 택시 기사님들도 1명 빼고 다 친절. ^^(1명은 짐을 안 내려줘서 불친절 ㅎㅎ)


기차역들은 대부분 아담하고 한산했다.

코임브라에서는 택시가 역사도 아니고 바로 철로변에 내려줘서 당황. ㅎㅎ 

리스본의 오리엔테역은 수도의 기차역답게 웅장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들어가보지도 못했고,





쓰다 보니 밤이 늦어서 다음편에 계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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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05-13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2월에 뽀르뚜와 리스본만 다녀왔는데 좋더라고요. 앞으로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바람돌이 2024-05-13 15:01   좋아요 0 | URL
hnine님도 다녀 오셨군요. 한적하게 걸어 다니기에 정말 좋은 도시였어요. 리스본도 포르투도요. 저는 hnine님 여행기도 보고 싶어요. ^^

stella.K 2024-05-13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보행자 중심이 꼭 좋은 것마는 아니군요. 울나라도 교통비 싸게하는 정책이 차츰 나오고 있으니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역시 리스본하면 야간열차 생각나는데 정작 그 나라사람들은 그 소설 많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암튼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4-05-13 15:04   좋아요 1 | URL
그저 포르투갈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였습니다. 실제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운전 원칙일듯해요. 우리도 빨리 저런 시각이 정착되어야 하는데 싶었어요. 요즘 대중교통비를 한달 상한선을 정해놓고 그 이상되면 공짜로 다니게 해주더라구요. 우리집 애들이 열심히 쓰는 것 봤어요. 대중교통 정책은 그렇게 가는게 맞을거 같아요. 포르투갈 사람들ㅊ이 그 책을 많이 알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서점에서 잘 안보이덙걸요. ㅎㅎ

chika 2024-05-13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은 푸른색!!
가보고 싶은 곳인데 부럽기만 하군요. 아직 스페인도 못가본처지인지라...

- 근데 정말 바람돌이님, 날씨요정, 소원요정이신거 증명완료입니까? ㅎㅎ

바람돌이 2024-05-13 15:06   좋아요 1 | URL
포르투갈은 푸른 색 아줄라주의 나라죠. 나중에 아줄라주 벽화사진도 올릴게요. 보통 스페인이랑 포르투갈 묶어서 많이 가는데 이렇게 따로가는 것도 여유있어서 괜찮았어요. ^^

현재까지 저는 딱 한번 날씨 때문에 고생한 거 빼고는 90%정도 날씨요정 맞습니다. ㅎㅎ

chika 2024-05-13 15:29   좋아요 1 | URL
오옥. 그렇죠. 벽화가 예술인거죠!!!

시간과 돈과 체력이 된다면야 따로 가야지요. 가볼곳이 얼마나 많은데. ^^

햇살과함께 2024-05-13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래요정 아니고 날씨요정 ㅎㅎ 포르투갈 가보고 싶은 페이퍼! 다음편도 기대합니다!!

바람돌이 2024-05-13 16:18   좋아요 1 | URL
제가 남의 소원은 못들어드립니다. 바람돌이는 무늬만 바람돌이.... ^^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bookholic 2024-05-1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산하고 좋아보입니다~~^^ 부럽~~
즐거운 여행되시고,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바람돌이 2024-05-13 16:27   좋아요 1 | URL
저 이거 지난 1월에 다녀온거예요. 지금은 열심히 직장에서 돈벌고 있습니다. ㅎㅎ
겨울 여행은 좀 한산하다는 장점이 있긴해요. 그 외는 죄다 단점이지만요. ^^

페넬로페 2024-05-13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도 넘 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일단은 바람돌이님의 여행기로 눈요기 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24-05-14 09:25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언젠가는 갈 수 있을거야하다가 간걸요. 가고 싶은 맘이 있으면 모두 언젠가는 갈 수 있지 않을까요? ^^

새파랑 2024-05-13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 하면 리스본행 야간 열차가 생각납니다~! 부럽네요 포루투갈 ㅜㅜ
이번생에는 가보기 힘들거 같군요 ㅜㅜ

술친구 여자 5명 이라니 부럽습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4-05-14 09:26   좋아요 0 | URL
정작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스위스 작가가 독일어로 쓴거더라구요. 포르투갈 사람들도 이 책을 많이 읽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서점에서는 잘 안보이더라구요. 제가 못 찾은거겠죠? 나온지도 한참 된 책이고요.
어쨌든 저도 저 책이 워낙 강렬해서 약식이라도 리스본행 야간 열차를 타보긴 했는데 별건 없더라구요. 그냥 밤에 도착할 뿐.... ㅎㅎ

희선 2024-05-17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래 가려던 곳이 아니었지만, 포르투갈에 가시게 돼서 더 좋으셨을 듯합니다 책은 못 봤지만 리스본 하니 그 소설이 떠오르네요 포르투갈 사람들 친절하다니 그것도 좋았겠군요 비가 자주 오는 곳인데 바람돌이 님과 일터에서 만난 친구분과 갔을 때 비가 별로 안 왔다니 그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겠네요

바람돌이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4-05-20 10:33   좋아요 1 | URL
희선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
저는 포르투갈이 좋았습니다. 여행이란 항상 의외의 것이 주는 기쁨이 큰데 원래 가려던 곳은 한번 갔던 곳이거든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4-05-22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요정 맞으시군요.
우리의 요정 님^^
저 작년 여름무렵 거제에 왔다 갔다 하면서 한 달동안 <리스본의 야간 열차> 벽돌책을 읽었었어요. 다 읽고 나니까 작가가 좋아지더군요. 그래서 <언어의 무게>도 샀는데 그 책도 벽돌...그리고 작가는 타계.ㅜㅜ
암튼 포르투칼어가 그런 거였군요?
전 그게 그렇게 쌩뚱맞게 리스본행 열차를 탈 일인가?싶었거든요.ㅋㅋㅋ
바람돌이 님이 직접 듣고 이리 적어주시니 이제 이해가 가네요.^^
포르투칼은 사람들이 친절하다며 다들 여행 후기가 좋더군요. 그리고 에그 타르트가 그렇게나 맛있다던데...저 에그 타르트 좋아하거든요. 근데 여긴 어떤 곳은 계란 비린내 때문에 힘들 때도 있던데 그럴 땐 포르투칼에서 먹는 에그 타르트는 어떤 맛일까? 싶었어요. 드셔 보셨나요?^^
다음 편도 무척 기대가 됩니다.
파이팅입니다.
무리하시진 마시구요.^^

바람돌이 2024-05-22 14:17   좋아요 1 | URL
저도 사실 소설 읽으면서 많이 생뚱맞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생각하지만 사실은 포르투갈어의 어감이 아니라 여성의 미모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니 맞을꺼야라고 생각합니다. ^^

매일 에그타르트 먹었습니다. 일단 싸니까요? 그리고 진짜 집집마다 맛이 다 달라요.근데 역시 뭐니뭐니해도 원조가 최고였습니다. 제로니모스 수도원 옆에 최초의 에그타르트가게가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잇는데 넘사벽이었어요. 그 이야기도 조만간 할게요. ^^

부산에 ‘에타리‘라고 하는 에그타르트 가게가 있어요. 부산대학쪽, 부산교대앞, 광안리 이렇게 3군데 있는데 여기 에그타르트 맛있어요. 제 생각에 포르투갈 가도 중간은 갈 듯요. 다음에 이쪽으로 가실 일 있으면 들러보세요. 뜨거울 때 먹으면 맛있습니다. 그런데 오후 5시쯤 넘어가면 품절인 경우가 많아 사실 저도 잘 못사먹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4-05-22 14:50   좋아요 0 | URL
에타리...✍️
기억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4-06-01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요정 바람돌이님! 포르투갈이 이렇게 괜찮은 곳이군요.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좀 머니깐 전 큰마음 먹어야 겨우 갈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항공권이 바람돌이님 여행을 도와줬네요 ㅋㅋㅋㅋㅋ
사람들도 교통 이야기도 포르투갈은 매력덩어리 같습니다. 올려주신 사진도 호젓하고 근사하고요.
언젠가 제 인생에도 포르투갈이 들어올 날 있겠지요? ㅋㅋㅋㅋㅋ 다음편 기다립니다!!
 

그러니까 올해가 시작되던 1월 4일에 포르투갈 간다고 자랑질 하는 글 하나 써 놓고는 내내 서재를 비웠다.

포르투갈 가서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 말고 나의 사랑하는 술친구들이랑 갔더니 진짜 낮이고 밤이고 술 마신다고 핸드폰 꺼내서 뭘 끼적거릴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 

다녀와서는 구구절절 얘기할 건 없고 그냥 좀 많이 바빴고, 중간 중간 짧게 바쁘지 않은 시기에는 관성으로 그냥 쭈욱 서재를 방치했고, 그리고 4월부터는  술술 넘어가는 소설들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5월이 되니 서재에 풀 뽑아야겠다 뭐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거다.


포르투갈 여행기는 천천히 정리하기로 하고...

그래도 알라딘 서재인데 읽은 책 정리부터 하는 게 도리일 듯하지만 앞에 읽은 책들을 다 쓸수는 없고, 그냥 내 맘대로 써보자.



 사랑하는 김초엽 작가님의 <파견자들>

이 책은 사실 리뷰도 반 정도 썼었는데 서재 방치하다가 날렸다.

외계 생명체에 의해 지구인들은 이제 더 이상 지상에서 살 수 없게 된 시대, 살아남은 지구인들은 지하세계에서 근근히 생존을 이어간다.

지구인들의 꿈은 당연히 외계 생명체들을 물리치고 지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이 지구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구인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구를 정말 지구인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누구도 지구에게 그런걸 물어볼 생각도 안한건 아닌가?

외계 생명체가 지구의 입장에서도 과연 침입자인가? 

김초엽작가가 일관되게 써오는건 다름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고 그 극단까지 질문을 던지는 것 - 그래서 나는 김초엽 작가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하세계의 주류 인간들에게 대항해 외계 생명체와 공존할 방법을 찾아낸 다른 인간들이 등장하고 그 공존의 방식은 파격적이다. 또한 아름답다. 단편들이 아름다운 작가로만 남아있던 - 첫 장편이었던 <지구 끝의 온실>은 단편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 내게 장편에서도 아름다운 작가가 되었다. 



가부장의 반대 가녀장인가?

아니면 가난한 집안의 기둥으로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각성기인가?

가녀장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궁금해서 읽었는데 이슬아 작가에게 매혹되었다.

아 요즘 우리나라엔 왜 이렇게 훌륭한 여성작가님들이 많은 것인가?

가녀장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그 가녀장이 맞다.

그런데 흔히 예상하는 것과 비슷한듯 또 많이 다르다.

작가자신의 이야기를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하게 섞어 놓아 이 책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하기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이 독특한 가족 -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가녀장과 이 출판사의 직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소재도 독특했지만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가는 가족 모델이 흥미진진하다.

사랑과 애정으로 맺어지는 것이 가족이라는 것은 허상이다.

그것이 사랑과 애정이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하고, 각자의 공간과 삶의 방식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그 때에 가족은 애증이 아니라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가 된다.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을지도 모를 새로운 가족의 모델이야기 웃다가 뭉클하다가 그렇게 아름다웠다.




아! 오랫만에 그림책을 읽었다.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은 아니고  모든 성별과 모든 연령의 그저 사람들을 위한 그런 그림책.

모든 장면이 아름다운데 그 모든 장면들은 모든 우리들의 삶의 장면들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 삶이 지나온 날들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듯 미소짓게 되고, 남아있는 날들도 그리 두렵지 않게 된다.

가격이 사악하지만 모든 페이지가 소장하고 싶은 그림들이다.

중간쯤에 사랑에 빠졌던 시절의 그림은 세 페이지나 되는데 그건 성적 균형을 위한 페이지다.

연인은 남녀, 여여, 남남이 각각 서로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어있다.

노르웨이의 성인식이 우리보다 앞서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이라면 여여 또는 남남이 부둥켜 안고 사랑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너무 뻔한 모습들이 예상되어서 슬펐다.




 잭 리처 시리즈도 이제 몇권 남지 않았는데 이번 책에 나는 무려 별 5개를 주었다.

왜?

그건 리처가 드디어 2번째가 가장 좋다는 주술에서 벗어난게 첫 번째 이유다.

2번째보다 3번째, 아니 4번째 회수를 거듭할 수록 더 좋다는걸 깨닫고야 만다.

이거야말로 찐사랑인 것인가? 

우리 리처가 드디어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는 알지.

다음 편에서는 리처는 또 혼자일거고, 다른 여성을 만나겠지만..... ㅎㅎ


별 5개를 준 두 번째 이유는 이번 편이 내게는 가장 소름돋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리처 시리즈가 끔직한 사건들을 다루지만 그간이 사건들은 우리 나라같은 땅에서는 사실 현실감이 떨어지는 그저 픽션으로 즐기면 되었는데 이번 편의 사건은 이제는 어디서나 이런 범죄가 생기고 있어 더 끔찍했달까?




오랫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로맨스는 이제 좀 식상하다 싶었는데 아 이 책 너무 재밌는거다.

다락방님이 재밌다 할 때 좀 더 빨리 새겨들을 것을.....

톡톡 튀는 유머코드도 좋고 감정표현에 진짜 젬병인 남자의 짝사랑도 살짝 두근거린다.

또한 이 인물들의 직장이 무려 나사(미국의 우주항공국 그 나사 말이다.)인데 여기서도 여성들은 차별을 이야기하는걸 보며 아 정말 세상이 아름다워지기 힘들구나하며 여성들의 투쟁에 무한 응원을 보내게 되기도 한다. 

가볍게 읽기 좋으니까 이 작가 책 다 찾아봐야지 했더니 번역된게 달랑 2권이네....

아쉽다. 





지금은 헝가리 작가 서보 머그더의 <도어>를 읽고 있는데 3분의 1쯤 읽었다.

아직도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프롤로그만 계속되는 느낌인데....

많은 분들이 추천했던 책이니 프롤로그는 언제 끝나는거야하면서 읽고 있는 상태


확실한건 여기 알라딘 서재에 들어와서 열심히 쓰고 서재 지인들의 글도 열심히 읽고 해야 책읽기도 힘이 붙는다는 거다.

안 읽어서 안 쓰는게 아니라 안 쓰기 때문에 안 읽게 되는게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랑질 겸 서비스 사진

포르투갈 아우구스타 개선문에서 바라본 코메르시우 광장이다.

전면에 보이는 거 바다 아니다. 테주 강. 엄청 넓어서 아무리 봐도 바다 같지만 강이란다.

이 강의 하구에서 바르톨로뮤 디아스나 바스코 다 가마가 대서양으로 나아가 인도로 가는 길을 찾아 출항했다.

포르투갈 여행기는 꼭 써야지 다짐하는 사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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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5-08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글도 사진도 멋지네요.
특히 안 읽어서 안 쓰는 게 아니라 안 쓰기 때문에 안 읽는다는 말은 새겨봐야할 말 같습니다. 반갑습니다.^^

바람돌이 2024-05-08 14:04   좋아요 1 | URL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몰라도 제 독서의 원동력은 이곳 서재 맞스니다. ㅎㅎ
책을 읽으면서도 늘 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런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더라구요. ㅎㅎ
오랫만에 인사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4-05-08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메이크미 별 다섯이라니 너무 뿌듯하네요. 제가 쓴 책도 아니지만 ㅋㅋㅋ 러브 온 더 브레인까지 읽으시다니, 너무 반갑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 안녕? 얼른 여행기 써주세요, 바람돌이 님!

바람돌이 2024-05-08 14:05   좋아요 0 | URL
잭 리처를 사랑하는 다락방님 뿌듯하셔도 됩니다. 심지어 러브 온더 브레인도 전에 다락방님 추천책이었죠. 재밌었어요.
포르투갈은 노력해보겠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05-08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러브 온더 브레인, 저도 읽었습니다. 저는 이 작가의 다른 책 <사랑의 가설>을 더 좋아합니다ㅋㅋㅋ
포르투갈 여행기 기다릴게요!

퇴근할 때마다 바람돌이님 생각나요. 이 맛 때문에 퇴사 못한다! 퇴근의 맛!!

바람돌이 2024-05-09 10:12   좋아요 1 | URL
<사랑의 가설> 읽으러 갑니다. ㅎㅎ
퇴근하는 맛도 좋지만 월급 들어오는 맛도 좋습니다. 그거 빼고 나면 직장은....ㅠ.ㅠ
잘 지내셨죠? 단발머리님 출근 이야기도 듣고 싶은데 제가 게을렀습니다. 앞으로 또 열심히 출석해보겠습니다. ^^

독서괭 2024-05-10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바람돌이님~~ 포르투갈 생활 궁금해요! 돌아오신 기분은 또 어떠실지?!
사랑의 가설, 러브온더브레인 로맨스 많이 읽으시는 저기 두분이 좋다 하실 때는 그런가보다했는데 바람돌이님까지 재밌다 하시니 솔깃하군요 ㅋㅋ

바람돌이 2024-05-12 22:13   좋아요 1 | URL
포르투갈 갔다와서야 뭐 일상이죠. 이상하게 일이 많이 생겨서 좀 바빴습니다. ㅎㅎ
근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좋아해요. 예전에 워낙 많이 읽어서 이제 식상해져 잘 안읽을 뿐이고요. ㅎㅎ 그런데 러브온더브레인은 식상한 스토리 전개긴한데 그래도 통통 튀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작가의 유머감각이 저는 좋았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4-05-22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슬아 작가 <가녀장의 시대> 드라마 확정되어 지금 시나리오 쓴다고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듯 하더군요.
소설은 안 읽었지만 드라마가 방영된다면 어떨까? 기대가 되네요.
초엽 작가의 장편이 아름답다니...이것도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저도 <도어>책 샀어요.
읽어볼까? 딱 펼쳐 몇 장 넘길무렵 바람돌이 님 북플에 이 책이 올라와서 무척 반가왔었어요.
그런데 프롤로그가....음.
제가 앞부분만 읽다가 멈춘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요.ㅋㅋㅋ
마지막 사진은 작품입니다.
저 곳이 바다가 아니고 강이라니?
저런 곳에 사는 사람들의 정서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을까? 궁금할 정도네요.

바람돌이 2024-05-22 14:11   좋아요 1 | URL
가녀장의 시대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군요. 한편으로는 기대되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네요. 울나라 드라마작가들이 어찌나 능력이 좋은지(이거 비꼬는거 아니고 진심으로) 보통 원작보다 더 재밌게 만들더라구요. 그런데 가녀장의 시대는 딱히 극적인 사건은 없거든요. 보기 드문 다른 가족의 형태가 유지되고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그걸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지..... 원작의 의미를 살리면서 재미도 있는 드라마 기대해야겠네요. 나무님 말씀대로라면 이슬아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니 더 기대되네요. ^^
김초엽 작가는 제가 너무 애정하는 작가라 그 부분은 고려하셔야 할거구요.
<도어> 앞부분에서 왜 멈춘지 이해가 갑니다. ㅎㅎ 그런데 끝까지 그렇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에메렌츠라는 여성은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눈으로는 좀 이해하기 힘들달까? 후기에 평론가 신형철님이 여성판 그리스인 조르바라고 했는데 딱 맞는 표현이란 생각이 들어요. 근데 전 조르바도 안좋아하거든요. 에메렌츠라는 이 여성도 옆에 있으면 내가 먼저 미쳐버리겠다 싶달까? 그런데 작가나 등장 인물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소설 몰입이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어요. 또 그런데 다 읽고 나니까 생각이 좀 많이 든달까 그렇습니다. ㅎㅎ

저는 리스본의 저 강을 보면서 여기 사는 사람들보다는 나도 여기 살아보고싶다라고 생각 먼저 했어요. ^^
 

"사람의 자식 된 자로서 어찌 효도를 하지 않으리오."
할아버지가 근엄하게 해설했고 그것은 가부장의 말이었다.
감히 내 말을 부정하는 것이냐는 질문과도 같았다. 말은 우리를
‘마치 ~인 듯‘ 살게 만든다. 언어란 질서이자 권위이기 때문이다. 권위를 잘 믿는 이들은 쉽게 속는 자들이기도 하다. 웬만해선 속지 않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속지 않는 자들은 필연적으로방황하게 된다. 세계를 송두리째로 이상하게 여기고 만다. 어린슬아는 선택해야 했다. 속을까 말까. - P9

가부장제 속에서 며느리의 살림노동은 결코 돈으로 환산되지않는다. 슬이는 복희의 살림노동에 월급을 산정한 최초의 가장이다. 살림을 직접 해본 가장만이 그렇게 돈을 쓴다. 살림만으로어떻게 하루가 다 가버리는지, 그 시간을 아껴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알기 때문에 그는 정식으로 복희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 - P40

자신에 관한 긴 글을 듣자 오랜 서러움이 조금은 남의 일처럼느껴졌다. 슬아의 해설과 함께 어떤 시간이 보기 좋게 떠나갔다.
이야기가 된다는 건 멀어지는 것이구나. 존자는 앉은 채로 어렴풋이 깨달았다. 실바람 같은 자유가 존자의 가슴에 깃들었다. 멀어져야만 얻게 되는 자유였다. 고정된 기억들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 P109

글을 쓰고 싶게 만든 자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좋은 너.
미운 너. 웃긴 너, 우는 너. 아픈 너. 질투 나는 너. 미안한 너. 축하받아 마땅한 너. 대단한 너. 이상한 너. 아름다운 너. 다만 운이좋지 않았을 뿐인 너. 동물인 너. 죽은 너 잊을 수 없는 너. 그런너를 보고 듣고 맡고 만지고 먹고 기억하는 나. 문학의 이유는그 모든 타자들의 총합이다. - P181

이런 상상을 해보기로 한다. 하루 두 편씩 글을 쓰는데 딱 세사람에게만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떨까. 세 명의 독자가 식탁에 모여앉아 글을 읽는다. 피식거릴 수도 눈가가 촉촉해질 수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수도 있다. 읽기가 끝나면 독자는 식탁을 떠난다. 글쓴이는 혼자 남아 글을 치운다. 식탁 위에 놓였던 문장이언제까지 기억될까? 곧이어 다음 글이 차려져야 하고, 그런 노동이 하루에 두 번씩 꼬박꼬박 반복된다면 말이다. - P228

월요일은 또 돌아올 것이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세계의 아름다음 역시 달라질 것이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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