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가 설치고 다니니 그에 편승해 함께 날뛰는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교육계의 근엄하신 교육감님들께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나서셨다.
이른바 불온 교과서 퇴치 대작전!!! (아 불온교과서라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말인가?)
국방부선정 불온도서도 아니고 불온 교과서라니??? 대한민국에 그런게 있었던가?
지금 현재 고등학교 근현대사교과서 점유율 50%정도에 달하는 교과서가 금성출판사판 근현대사 교과서다.(이놈의 출판사 중학교 2학년 세계사교과서는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으면서 근현대사교과서는 신경을 많이 썼다)
이 금성사 교과서가 바로 불온교과서!!
바로 이 교과서를 더이상 봐줄수 없어 교육감들이 결의를 하고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들을 홍보 교육하겠단다.
이거 말이 홍보지 완전 강요가 될거라는건 불을 보듯 뻔한 일.
이제 학교에서 교장들은 너도 나도 이 교과서 바꾸지 못해 혈안이 될테고...
꼴통 교장은 막무가내로 없애라면 없애라식이 될거고,
조금 머리가 돌아가는 교장은 읍소작전으로 나올거고....
아마 각 학교에서는 한동안은 교과서때문에 내부진통을 꽤 앓을듯하다.
전국 역사교사모임과 전교조에서는 아마도 이에 대해 공식대응을 하겠지만 그것이 실제 학교에서 파급력을 갖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학교의 역사교사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장이 제발 좀 하는 행태로 나오면 아마 대부분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대충 맞춰주지하는 식이 될게다.
거기다 대고 교과서 선택권에 대해 절대 못물러선다 하면 (뭐 사실 선택권도 없다. 운영위에서 안된다 하면 끝이고 최종 결정권은 결국 교장에게 있으니....) 결국 너 혼자 잘났냐식의 왕따시절을 좀 견뎌야 할테고....
정말 퇴행이다 퇴행이다 하니 별 꼬락서니를 다본다.
교과서의 의미?
어떤 이에게는 여전히 경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거의 참고도서 수준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바뀌었기도 하고...
하지만 교사 개인에게 교과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놈의 교과서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교사가 내용을 다양화하려고 해도 교과서가 제시하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기는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교과서와 교육과정의 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수능이 있는 한은 교과서에의 종속은 벗어날 수 없는 올가리미랄까?
어떤 다양한 역사인식과 역사자료의 활용, 다양한 수업방법 - 결코 교과서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기 힘든게 우리 현실이다.
따라서 교과서의 역사 인식이 어떠하고, 어떤 내용으로 조직되는가는 여전히 중요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말도 안되는 뉴라이트의 교과서 작업이 우려스러운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전국역사교사모임이나 역사학계 일부에서 국정국사교과서체제를 계속 반대해온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체제에 의한 역사인식의 통제는 교과서라는 무소불위의 권위를 통해서 끈임없이 확대재생산되어 온것이다.
교육감들이 어쩌면 제대로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어느 지점에서 무엇을 통제하고 들어가야 할지를 말이다.
이번의 이 사태가 앞으로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공포스럽다.
지금 학생들은 국정 국사교과서체제의 마지막 세대가 될 예정이다.
2011년부터 시행되는 7차개정교육과정에서는 역사가 사회에서 독립하고 국사,세계사가 통합되어지면서 교과서 역시 검인정 체제로 바뀌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국사가 일률적인 국가 독점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단번에 일어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검인정 체제로의 전화은 어찌됐든 교과서가 변화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첫발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나라꼴이 돼가고 있는걸 보면 이것도 도로묵이 되는 게 아닐지 심히 염려스럽다.
그러고는 뉴라이트판 국정 교과서체제가 되는건 아닌지...
내 이성은 그건 정말 불가능하다고 되뇌이지만 지금 도대체 대한민국에 이성적인 판단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어야지 말이다.
교과서가 아니라 퇴행을 일삼는 저놈의 교육감들을 퇴치하고 싶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