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조금만 방심하면 가버리나니....
아직 햇볕이 따스할 때 즐기자.
청춘인 딸들은 청춘답게 시험기간이다. 참으로 고소하구나..... ㅎㅎ
아침밥을 먹고 남편과 둘이서 또 지난 번에 가다 못간 31번 국도 따라 가는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다음 목표 지점이었던 경주시 읍천항에서 구룡포까지 가는걸로 목표를 잡았는데 잘 될까?
일단 고속도로를 타고 읍천항으로 직행한다. 도착하자마자 주차장 앞에 꽈배기집이....
따뜻할 때 먹는다고 또 다 먹어버려서 사진이 없구나. 괜찮다. 그냥 꽈배기였다.
산책을 시작하면 제일 처음 만나는 읍천 갤러리호!
지금은 쓰지 않는 배를 예쁘게 페인트칠해서 인스타용으로 만든듯하다.
하지만 진짜 예쁜건 읍천항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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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 로고가 정말 예뻐서 저 동그라니 구멍마다 내 얼굴을 도배했는데 띵띵 부어버린 얼굴이 강조되어서 조금 슬펐다. ㅠ.ㅠ
아기들은 여기서 얼굴 내밀고 찍으니까 진짜 너무 예뻐서 막 깨물어주고 싶은......
하지만 진짜 깨물면 범죄니까 참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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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역시 이런 출렁다리도 건너주고.....
남편이가 연출사진 찍는다고 저렇게 걸어가라니까 협조해줌..... 다만 저 출렁다리가 짧은데 너무 많이 흔들려서 혼자서 건너가다가 주저앉을 뻔..... 나는 출렁다리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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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티스 텀블러 - 역시 알라딘 굿즈다 -에 커피를 내려와서 가지고 다니는데, 이 텀블러는 가방속에 넣지 마세요. 거꾸로 뒤집어지거나 옆으로 눕거나 하면 샙니다. 그냥 손에 들고 다닐때만 쓰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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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랑 등대도 예쁘게 보이고, 제일 유명한 주상절리도 와 신기하다.
주상절리 사진은 확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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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짜 이해안간다. 현무암이 바닷물을 만나서 온도가 내려가면서 갑자기 굳을 때 저런 모양이 된다는 거지?
근데 굳으면 흘러오던대로 그냥 대출 뭉뜽거려져서 굳어야지 왜 멋지게 각져서 굳냐고?
현무암 넌 도대체 이해가 안가는 고차원적인 존재였어.
여기까지 오면서 와 나 읍천항 처음 와봐 하면서 남편한테 막막 좋다고 꽦꽥거렸는데, 아 나의 기억력이란....
여기서 조금 더 가면 까페촌이 나오는데 그곳의 한 카페를 보니 기억이 딱 떠오르는거다.
몇년전에 직장에서 단체로 여기 똑같은 길을 걸어서 왔는데 너무너무 재미가 없어서 중간에 새서 저 카페에서 커피 마셨었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한바퀴 다 돌고 돌아올때 원래 있었던척 하면서 대열에 끼어들었던.....
이렇게 좋은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재미가 없고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왔을까?
역시 어딜 가서 무엇을 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랑 가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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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하늘 예술이다.
요즘 카메라가 좋아서인지 진짜 저런 햇빛이 카메라에 다 잡힌다.
읍천항 주상절리길 산책을 끝내고 이제 구룡포로 가자. 진짜 가자고 하면서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는데 어??
이 길이 진짜 대왕암(문무왕릉)을 지나네?
지난번에 울산 갔으니 그래도 잠시 보고 자가 하고 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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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바다 한 가운데 바위가 문무왕의 진짜 무덤이라고 전해지는 대왕암입니다.
사실 진짜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삼국사기에 그렇다고 기록이 있으니 그런가보다 해야 하는.....
그래서 요즘은 시신을 그대로 매장했을리는 없고(저기 어디에 매장을 하겟냐고.... 불가능), 불교식으로 화장을 해서 뼛가루를 뿌렸거나 뼜가루를 담은 항아리 같은걸 두는 작은 공간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바닷가 잠시 산책하고 올라오는데 어 굿한다.
뭔가 제대로 하는 굿인데 용왕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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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도 잘 추시고, 노래도 잘하시고, 저기 북과 아쟁 연주도 수준급이다.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진짜 오랫만에 제대로 하는 용왕제 굿을 봣을 텐데.....
끄트머리만 봄. ㅠ.ㅠ
굿구경도 하고, 끝나고 나서 좀 더 죽치고 앉아 있으면 떡도 얻어먹을수 있을거 같은데 나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니까(????) 하여튼 포기하고 구룡포로 가자하고 가는데 어!!! 저기 감은사지 탑이다.
감은사지 갔다온지도 오래됐는데 우리 저기도 잠시 들렀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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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언제 봐도 예쁘고 멋있는 감은사지 탑!
문무왕이 낮에는 바다 지키다가 밤되서 피곤해지면 와서 쉬었다는 구라를 막 치는 감은사지만, 멀리서도 보이는 탑의 자태는 왠지 그런 구라를 믿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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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울더대던 까마귀님도 한 컷!
아 이젠 구룡포 가야지. 하지만 배가 고파. ㅠ.ㅠ
빨리 근처 맛난곳을 검색하는데 전부 회 아니면 대게.
아 정말 나는 부산여자야. 이런데 와서 회따위 먹지 않는다.
회는 부산이 제일 싸고 맛있다. 그렇다.
그래서 풍경 좋은 브런치 카페를 또 폭풍검색!
이런 자리에 남편이랑 둘이서 손잡고 앉아서 친한척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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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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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빵과 커피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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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는걸로.....
이집의 시그니처 커피가 라떼여서 어쩔 수 없었다. 빵은 뭐라 말할 수가 없다. 너무 맛있어서..... ㅠ.ㅠ
그리고 다음 풍경은 어디서 찍은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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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페의 화장실 뷰다.
그러니까 변기에 앉으면 저렇게 풍경을 보면서 큰일 작은일을 다 볼 수 있는거다.
물론 나는 변기에서 일어서서 사진을 찍었다.
나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 혹시라도 비춰서 괴로운 분들이 계실까봐 신경 많이 썼다.
아 진짜 나는 개심사 같은 절의 화장실에서나 호연지기를 느낄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다를 보면서도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깨달았다. (저 유리창은 밖에서는 안이 안보이는 비싼 유리창. 내가 나중에 바깥쪽으로 돌아가서 보이는지 안보이는지 확인함.)
여기 뷰가 너무 좋아서 앉아서 한참을 꾸물대다 보니 시간이.....
아 오늘도 구룡포는 못가겠구나....
이놈의 구룡포 한번 가기 힘들다.
다음에는 이제 구룡포로 바로 휙 가는걸로......
집에 오는길
고속도로 구름이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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