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약간 우울
우울한 이유는 어제 저녁엔 남편이 일이 있어 혼자 집앞에 운동하러 나갔다가 길이 약간 높아지는 지점에서 발이 걸려 넘어졌다.
앞쪽으로 넘어지면서 허벅지에 힘이 안들어가니 1차로 무릎 찍어서 까지고,
팔로 몸을 짚었으마 역시 팔뚝에 힘이 안들어가니 팔꿈치 찍어서 까지고 꺾이면서
얼굴까지 땅바닥과 영접! 하...... 이 순간들이 내 의식속에서는 무슨 슬로우비데오 찍듯이 전개되는 거다. 진짜 깊은 한숨이다.
얼굴은 안경 덕분에 살짝 까지고 대신 안경 한쪽이 갈려 나갔다.
아 젠장 이 안경 다초점 렌즈라서 내 기준 엄청나게 비싸다. ㅠ.ㅠ
씨xxxxx 욕이 막....
문제는 그 다음. 일어날 수가 없는거다.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친절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지나가던 젊은 부부가 양쪽에서 잡아서 일으켜주셨다.
겉보기에 멀쩡한 사람이 너무 힘줘서 자기들을 잡아서 얼마나 당황했을까? ㅠ.ㅠ
물론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멈춰서 나를 쳐다보고 괜찮냐고 묻는 바람에 좀 부끄러웠다.
집에 돌아와서 앉아 있는데 눈물이 막 나는거다.
아픈 사람들이 우울해지는게 이런 과정이구나 싶기도 하다.
지금 일주일에 2-3차례 병원에 가야 하는거 말고는 일상이 바뀐게 별로 없어서 나름 난 멘탈 관리도 몸관리도 잘하고 있다고 굳건하게 믿어 왓었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지기도 하는구나 싶어 좀 우울해졌다.
오늘 아침에는 그래서인지 영 의욕이 없어서 아프고 난 이후로 별 일 없는데 처음으로 운동을 빠졌다.
오후가 되니 아침 운동을 빼먹은게 더 우울해지네.
마음보다는 몸이 우울해지는거 같다.
좀 있다 해 좀 까부러지면 다시 나가야지.
넘어질걸 두려워해서 운동 안하면 몸은 더 나빠질거고.....
넘어지면 그렇게 주변에서 일으켜주는 사람이 또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그런 도움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도움받는걸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말것. 다른 삶의 장면에서는 너 또한 돕는 사람으로 존재하잖니.
하 이거 내가 힘든 아이들한테 늘 하던 말인데 이걸 나한테 적용하니 영 어색하지만
남에게 하는 말이 곧 나에게 하는 말이라는걸 명심하고....
내가 걷는 공원 길 중에 제법 긴 데크 길이 있다.
이 동네가 나름 핫플이라서 카페촌 따라 형성된 길인데 아침에 마지막 코스로는 항상 이 데크길을 마지막 숨을 고르며 천천히 산책하듯 걷는다. 저녁에는 남편과 데이트하듯이 걷고... ㅎㅎ
어제 아침에는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바람에 밖에 나온 사람이 거의 없어 벚나무 울창한 데크 반영사진이 예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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