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책과 알라딘 서재에 대한 25문 25답

01. 당신은 책을 좋아합니까? (좋든 싫든) 그럼 그 이유는 뭐죠?

- 예, 책을 좋아합니다. 나는 지난 20여년간 책을 읽었고,  책 사기를 즐겼지요. 그것 때문에 더 잘 살게 되었냐고 한다면? 천만에요. 전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었기 때문에 인생이 특별히 더 지루해지지는 않았어요. 책 읽기로 인해 사는데 혜택을 보았거나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받은 적은 없지만, 그저 내 인생의 살아가는데 보다 많은 자극들 - 즐거움, 고통과 슬픔, 즐거움 - 을 선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큼 명확한 것은 없지요. 가령, 내 인생에 보다 많은 자극적인 요소들을 그것들이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02.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 경우에  따라 다르고, 책에 따라 다르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도 포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경우에 따라 한 달에 30여 권을 읽을 때도 있고, 정독을 해야 하는 경우나 진도가 더딘 책들에 도전한 경우엔 10여 권 정도를 읽을 때도 있습니다. 만약 읽은 책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하는 것들을 포함한다면, 특히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들을 읽을 때 다른 책의 데이타와 비교하면서 읽어야 하는 경우(그 책들을 포함해서 말한다고 해도) 대략 한 달 평균 10여 권 이상은 읽는 것 같습니다.

03. 특별한 독서 취향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 특별하다고 하면 특별한 거겠지요. 잡독에 난독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어느날은 서양마법에 대한 책을 읽다가 다음날엔 칼 맑스.엥겔스를 읽는 스타일이니까요. 만화책부터 고전에 이르기 까지 읽는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 증세가 있습니다. 

04.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뭐죠?

-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어제 선물 받은 책인데,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였습니다. 사찰장식, 즉 불교미술에 대한 하나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네요. 죽여주던군요. 덕분에 상식이 많이 늘겠더군요.

05.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거죠?

- 원칙적으로는 책이 날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소화력일 텐데요. 공자 가라사대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안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한 것처럼... 좋은 책과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읽은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이 있을 뿐이지요. 흠, 이건 지나치게 잘난 척하면 읊조린 멘트같고, 실제로 책을 고르는 기준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작가는 믿을 만한가(번역작가도 포함해서), 출판사는 등등을 고려해서 고르게 됩니다.
 
06. 책은 사는 편인가요, 아니면 빌리는 편인가요? 빌린다면 어디에서 빌리죠?
 
- 책은 대개 사 봅니다. 빌린 경우(절판도서)도 있는데, 빌리면 원칙적으로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제 원칙이거든요. 흐흐. 만화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도서대여점을 이용하는 편입니다만 구입하는 만화들도 제법 있습니다.

07.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뭐고요? (장르 불문하고)
 
- 이건 질문으로 뽑으면서도 하기 싫은 거였는데, 왜냐하면 구체적으로 말하는 거(어쩐지 기밀노출하는 것 같아서) 저는 절 감동시켜주고, 압도해주는 작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작가는 속내가 빤히 보이는 작가들을 싫어합니다.

08. 특히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거죠? 그 이유는 뭐고요?
 
-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별도로 없고, 특히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이렇게 하면 10억 번다"는 류의 책들을 싫어합니다. 뭐, 인간경영학 같은 류의 책들이나 어줍잖은 명상도서류들도 싫어해요. 이유? 이유?

첫 번째 부류의 책들은 제가 돈 벌기 싫어서 그렇구요. 인간경영학 류는 읽고 나서 실천해보려고 하면 이미 까먹고 만데다가 그렇게 실천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경영하고 싶지 않고, 세 번째 부류의 책은 그런 거 읽고 명상할 시간에 제가 기르는 화초들 들여다보는 편(현재는 신고니아와 아카시아 묘목을 기르는 중임)이 명상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흐흐

09.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 글쎄,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을 고르라면 아무래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흐흐. "삼포 가는 길"의 "백화".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절 떠올리게 해서 좋고, 백화의 경우엔 그녀가 정말 행복했으면 싶어서요. 싫어하는 인물은 별로 없는데....

10. 일반적인 책말고 만화책도 좋아하시나요?

- 예, 그럼요. 물론이죠. 답하면서 보니 도대체 이건 왜 물어본 거지요. 어차피 싫어하던 말던 다음 질문이 계속 만화책 얘기인데도... 흐흐

11. 만화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품이나 작가를 꼽아본다면요?

- 당연히 여러 편인데요. 폼 잡으면서 말하자면 남들도 다 좋아하는 레이몬드 브릭스의 것들부터 시적해서 우라사와 나오키의 것들, 그외에도 꽤 많아요.
 
12. 만화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 나오키의 몬스터에 나오는 "요한"을 좋아해요. 싫어하는 인물은 글쎄... 없는 듯....
 

13. 기억에 남는 대사나 문구가 있다면 말씀해보시겠어요? (만화든 소설이든 그 외 어떤 장르든 - 책)

- 도와줘! 내 안의 몬스터가 파열할 것 같아.(몬스터 중에서) 흐흐...


14. 특별히 게임, 영화 등 다른 매체로 제작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거죠?

- 역시 몬스터...


15. 다른 매체로 제작된 것 중, 좋았던 작품과 나빴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역시 어떤 장르든)

- 반지의 제왕이지... 흐흐. 글쎄 나빴던 걸 기억할리 없잖아.


16. 번역도서를 읽을 때, 특별히 선호하는 번역(자)작가가 있나요? 있다면 누구의 어떤 작품?

- 몇몇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앞서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싫음(역시 기밀누설 -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몇몇 분들에게 누가 됨). 하여간에 있다는 걸 말해두고 싶고, 개인적으로 그분에게 무척이나 감사를 드린다는 사실만큼은 꼭 밝히고 싶다. 번역작가가 없다면 내가 읽고 싶었으나 읽지 못할 책이 엄청 많았을 거라는 점. 언제나 기억하고 있다. 최소한 내게는 우리 말로 번역된 책이 아니라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니까.

17. 그 번역작가의 어떤 면 때문에 그를 선호하게 되었나요?

- 앞서 좋아하는 작가의 경우 날 감동시키거나 압도하는 경우에 좋아한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는데, 우선 좋은 작품을 먼저 읽고 감동했기에(물론 여러가지 고려가 따랐을 테지만) 번역해준 것에 감사하는 측면이 있고, 대개 번역작가에게 감동할 때는 그런 안목과 식견이다. 그리고 성실한 번역을 사랑한다. 영문 제라늄을, 한글 제라늄으로 옮길 때 성실한 번역가는 실제 제라늄을 한 번쯤 실물로 보거나 하다못해 사진으로라도 찾아봐준다.  그게 번역과 무슨 상관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 차이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번역과 편집의 공통점 - 모르면 모르는 거다. 모르면 자기가 뭘 잘못하는지도 모르고 틀려버린다. 그래서 번역작가의 가장 으뜸 덕목은 안목과 식견과 더불어 성실함으로 무장한 치밀함일지도... 그런 번역작가를 좋아한다.
 
18. 번역된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서 우선 순위를 두어 읽게 되는 도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원칙적으로 국내 작가 우선이다. 그 이유는 먹고 살게 해줘야 하니까.  지금 우리가 많이 안 읽어주면 앞으로 여러 방면의 연구가들이 좋은 책을 내주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물론 고르게 발전해가야겠지만....
 
 
19. 요 근래 읽어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던 책은 어떤 것이죠?

- 최악인 책은 기억하지 않는다.


20. 요즘의 도서 시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가령, 특정 장르의 문제나 인터넷 서점의 미래 등에 대하여)

- 아직도 복마전이다. 유통망 좀 제발 개선해다오. 영화판처럼 어떤 의미에서 거대 자본의 투자가 필요한 건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이라도...

21. 최근 읽은 작품 중 괜찮다 싶은 책 세 권을 꼽아보시겠어요? 왜 그 책들을 골랐나요?

- 페로티시즘 : 야한 그림이 많다. 흐흐. 농담이고, 에로티시즘과 페미니즘의 결합이란 재미에서....
- 바람이 불 때에 : 레이몬드 브릭스의 책이다, 조만간 서평 써야지... 룰루랄라.
- 또 뭘 봤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22. 앞으로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계속 잘 될 거다. 그래야 하고.... 왜냐하면 아무 때나 펼쳐들고, 메모하고, 다시 기억하고... 그러기엔 아직도 책만한 매체가 없으니까.
 

23. 앞으로 책을 쓰게 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고, 쓰게 될 것 같나요?

-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고, 쓰게 될 거다. 흐흐.


24. 제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이 있다면 무엇을 권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 아무 거나 옆에 있는 책들부터 빨랑 해치워라. 선물해준 이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흑흑.
 

25. 알라딘 서재 중 즐겨찾는 곳이 있다면 대략 몇 군데이고, 그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어, 그러니까. 난 남들 서재에 가서 잘 못 논다. 잘 놀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 50여 곳 정도가 되니 와, 많구나. 주로 스텔라, 비발, 마태우스, 마냐, 조선인, 갈대, 메시지, 가을산, 물만두, 책울타리 님 등의 서재(아, 기억력의 한계니까 여기서 언급안되었다고 삐지기 없기다)에 가서 읽는다. 왜?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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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24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시간나면 한번 해봐야겠군.

조선인 2004-07-2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랑 하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가을산 2004-07-2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저는 발마스님 건줄 알았잖아요.
 
 전출처 : 릴케 현상 > 조선일보가 쳐들어온다고?

[고종석] 조선일보가 쳐들어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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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쳐들어온다고?


19세기 초 영국의 젊은 엄마들은 아이가 칭얼거리면 ‘나폴레옹 온다!’는 말로 울음을 그치게 했다고 한다. 대륙을 제패한 프랑스 황제가 그 시대 영국인들에게는 공포의 상징이었던 모양이다.

한국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망태할아버지’나 ‘에비’의 기억이 있지만, ‘나폴레옹’은 그 실체가 또렷한 데다가 당대 ‘선량한 영국인 공동체’ 전체의 적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아이들의 공포 대상과는 성격이 좀 달랐다. 나폴레옹이 도버해협을 건너온다는 데야, ‘선량한 영국인’이라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일치단결해야 하는 것이다.


근자에 노무현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나 노 정권의 강고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옛 영국인들의 ‘나폴레옹’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조선일보다.

이들은 주변에서 무슨 추문이 터지기만 하면 우선 “조선일보가 온다!”고 외치고 본다. ‘포로코’라는 필명의 네티즌이 한 웹사이트에서 지적했듯, 옛 군사정권이나 조선일보가 일이 잘 안 풀린다 싶으면 “북한이 쳐들어온다!”며 불안을 조장했던 식이다. 호시탐탐 개혁세력을 해코지할 기회만 엿보고 있는 조선일보의 말을 왜 믿느냐고 질책하기까지 한다.

이 글에 대한 뒤틀린 비방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얼마간 눅이기 위해, 구차한 신원 진술을 하자. 나는 세칭 안티조선운동의 활동가까지는 못되지만 꽤 어기찬 지지자다. 지난 7년간 나는 집에서든 직장에서든 술집이나 식당에서든, 종이신문으로든 인터넷으로든, 조선일보를 보지 않았다.

몇몇 신문의 미디어 난에서 비판을 위해 인용된 조선일보 기사를 스쳐 지나가듯 본 것을 제외하면, 그 기간 동안 내 경험세계에서 조선일보는 없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 신문에 대해 내가 느끼는 거리감은 직업적 안티조선 운동가들이나 노 정권 주변 사람들 못지않다는 것을 믿어줘도 좋다는 뜻이다.

다시 돌아가자. 조선일보는 악인가? 7년 전까지의 독자로서, 그리고 그 이후의 간접적 수용자로서 판단하건대, 그렇다. 나는 이 신문의 상업주의적 반공놀음과 종파주의적 선정성이 다원적 민주주의와 열린 사회의 장애물이라고 판단한다. 또 나는 조선일보가 글쓰기의 권력화를 가장 추악하게 실천하고 있는 비윤리적 신문이라고 판단한다.

다음, 정권 주변 사람들이 최근 부쩍 더 암시하고 싶어하듯 이 신문은 만악의 근원인가? 이 신문은 늘 사실을 왜곡하는가? 코웃음 칠 얘기다. 일반적으로 고부 갈등이나 비련애사가 조선일보 탓이 아니듯, 일반적으로 정권 주변의 크고 작은 추문을 조선일보가 조작해내지는 않는다.

물론 일단 터진 추문을 이 신문이 악의적으로 부풀려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는 있고, 조선일보는 그 분야의 전과가 화려하다. 그러나 정권 주변의 최근 추문과 관련해서 당사자들이 보이는 태도는 조선일보만 아니었으면 추문이 아예 없었을 것이라는 식이다. 그것은 논리의 앞뒤를 바꾸는 것일 뿐만 아니라, ‘개혁세력’에게 당연히 요구되는 몸가짐과도 거리가 있다.

그 다음, 악한 집단의 적대자는 저절로 선한가? 그렇지 않다. ‘식인귀’ 부시와 적대자였다는 사실이 사담 후세인의 ‘식인귀 아님’을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조선일보에 대한 사나운 비판이 그 비판자가 조선일보와 전혀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증명해주지는 않는다.

‘사소한’ 추문들의 책임소재를 놓고 최근 조선일보를 격렬히 비판하며 “조선일보가 온다!”고 외친 정파는 정작 그 추문들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 이라크 파병이나 송두율씨 인권을 두고는 조선일보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 정권의 핵심과 그 지지자들이 조선일보와는 비길 수 없을 만큼 자유민주주의에 친화적이라는 것은 안전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보다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집단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고서는 제 정당성을 주장하지 못하는 ‘개혁세력’을 보는 일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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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4-07-2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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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바람구두 > 요즘 우리 소설 읽기의 괴로움

요즘 우리 소설 읽기의 괴로움

김명인(문학평론가)

요즘 이례적으로 소설을 많이 읽습니다. 이번 학기 강의를 세 군데서 하는데 그 세 군데가 모두 소설을 읽지요. 월요일에 하는 [오늘의 한국문학], 시 소설을 나누어 읽지만 주로 90년대 단편들을 읽습니다. 수요일에 하는 [비평연습], 이번 학기는 소설비평 실습을 하니까 역시 당대 소설들을 읽지요. 목요일에 하는 [북한문학의 이해] 역시 주로 소설을 읽습니다. 지난 주엔 [피바다], [한 자위단원의 운명], [꽃파는 소녀] 등 대작들을 읽었고 이번 주에는 [청춘송가], [벗] 등 조금 나긋나긋한 것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격주로 하는 세미나가 둘인데, 하나는 [1920년대 소설읽기], 지금 몇 달째 현진건, 나도향, 최서해, 조명희를 겯들여 주로 염상섭이라는 인간과 대결하고 있습니다. 장편만으로도 [만세전], [해바라기], [너희는 무엇을 어덧느냐]를 읽고 이제 다음 주엔 [사랑과 죄]와 [이심]에 도전합니다. 또 하나는 [당대소설비평], 여기서는 막 나오는 계간지들에 실린 소설들을 '남독'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오늘의 한국문학]은 김용택, 도종환, 안도현 등 시인을 다루었고 수요일의 [비평연습]은 정도상의 [개잡는 여자]와 김원일의 [너는 누구냐]였습니다. 그리고 목요일엔 아까 말한 대로 80년대 북한장편들을 읽었지요. 오늘은 [당대소설비평] 세미나가 있는 날, 어제 하루종일 [창작과비평],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소설 각 5편씩 물경 10편을 읽어제꼈습니다.

그나마 강의 때 읽는 소설들은 일정한 검증을 거친 작품들이라 그리 손해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특히 이번 주에 읽은  [청춘송가]와 [벗] 등 북한소설들은 오랜만에 사람과 세계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주는 명작(銘作)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읽는 최근 남한땅에서 만들어진 소설들은 참 고통스러운 독서를 강요하더군요.
창비와 문학동네면 사실상 현재 한국문단의 쌍끌이 잡지들이고, 거기 동원된 작가들도 [창비]에는 박완서, 서정인, 김인숙, 공선옥, 하성란, [문동]에는 김승희, 김훈, 이승우, 이응준, 윤성희 등으로 이름난 작가들이지요. 그런데도 별 한 개를 주기가 아까운 작품이 수두룩했습니다. 박완서와 서정인 두 노년작가들의 두서없는 요설, 한 문체 한다는  김승희, 김훈의, 문체를 무색하게 하는 어긋난 욕망의 표백, 이승우의 고질적인 싸구려 알레고리, 이응준의 지리멸렬, 윤성희의 대책없고 긴장없는 온정주의, 글쎄 김인숙에게서 보이는  소설가적 자의식의 편린과 하성란의 우연성 탐구 정도가 조금 와 닿고, 그저 요즘 내겐 보증수표처럼 보이는 공선옥만이 약간의 감상주의가 걸리긴 하지만 기대에 답하는 작품을 내놓았더군요.

하루종일 소설읽기. 그것도 좋을지 어떨지 모르면서도 한 손엔 연필을 놓지 않고 읽어내려야 하는 일의 지겨움을 아는지요. 게다가 어제는 끼니마다 소식(少食)으로 일관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하루종일 뱃속이 거북해서 책상 앞에 정좌하기가 힘겨워 거실 바닥에 뒹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TV시청용 안즘방이 의자에 깊이 등을 기대고 앉거나 하면서 괴로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오직 공선옥의 소설을 읽을 때만 책상머리에 고쳐 앉았지요.

지성과 윤리, 보다 정확히 말하면 윤리적 지성 혹은 지성적 윤리가 부족한 것이 우리 소설입니다. 물론 그것은 논리화되고 도그마화된 어떤 것이 아니라, 몸과 가슴으로 먼저 느껴지는 생짜의 어떤 감각 같은 것이겠지요. 요즘 우리 작가들에게는 그게 없습니다. 그저 나태한 아노미의 충만인 셈이지요. 나는 요즘 우리 소설의 지리멸렬은 여기서 온다고 봅니다. 소설이 무엇보다 공동의 운명에 관한 서사라는 사실을 이 작가들은 의식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자신이의 그 공동의 운명의 서사적 대리자라는 그 끔찍한 사실을, 일종의 무당이어서 그 운명에의 예감 때문에 먼저 병들고, 먼저 미치는 존재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의식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껏 게을러진 이 비평가의 몸을 벌떡 일으켜 잠시 읽던 페이지를 접고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그리하여 책상 앞에 정좌하지 않으면 죄스러울 것 같은 그런 소설 쓰는 작가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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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표 첫작품 ‘이념공세’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강한 어조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을 비판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보수층에 “날 좀 보소”
당내엔 지도자상 부각

한나라당에서 불어오는 ‘이념 공세’가 여름정국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표최고위원은 물론이고 김덕룡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 의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을 상대로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표는 21일 밤 자택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라의 정체성을 훼손하면 전면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데 이어, 22일에도 당 운영위원회 등에서 작심을 한 듯 이념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표는 “간첩 혐의로 복역한 사람이 군 장성을 조사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 가운데 어떤 사람은 민주화인사가 됐다”며 “집권층이 나라 근본을 흔들고 파괴적으로 가고 있어 (야당이) 나라를 바로잡는 일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당 대표 취임 이후 줄곧 ‘상생과 화합’의 깃발을 들고 부드러운 대여관계를 강조해온 박 대표로선 이례적인 태도 선회다.

박 대표의 이런 방향 전환은 우선 보수 성향의 지지층을 염두에 둔 행동으로 보인다.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의 비전향장기수에 대한 민주화 운동 인정 결정, 최근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둘러싼 청와대의 태도, 열린우리당의 친일진상법 개정 추진 등이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에서 당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당의 터전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념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지는데, ‘상생과 화합’만을 얘기하게 되면 존립 근거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계상황이 온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박 대표의 강성 발언이 ‘안보’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은 이런 분석을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이재오·홍준표·김문수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당내 비주류 쪽의 ‘야성 상실’ 비판에 대한 대응의 측면과,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집중되고 있는 여권의 공세에 대한 반발의 성격도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지난 19일 대표로 선출된 뒤, 다음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두고 부드러움뿐 아니라 단호함도 갖춘 ‘지도자상’을 구축할 필요를 느꼈을 수도 있다.

박 대표가 강성 기조로 돌아섬에 따라, 당분간 여야관계는 대결구도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정책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국가보안법 개폐 등 휘발성이 강한 이념적 사안을 놓고 거센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당 일각에선 박 대표의 상품성이 ‘절제되고 부드러운 이미지’인 점을 감안할 때 공세의 수위와 기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 대표로선 대여 강경 자세가 여권의 전열정비를 촉진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민스런 대목이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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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2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변죽만 요란한 <사상논쟁>에 좌우될 필요는 없다.
쟁점은 세 가지다.
파병을 철회할 것, 서희, 제마부대도 철군할 것,
국가보안법 철폐할 것,
친일진상규명법 개정할 것,
이 세 가지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가 이 문제에서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다.
 
 전출처 : 수수께끼 > 금동반가사유상...백제것인가? 신라것인가? (3)

 지난 두 차례에 걸친 금동반가사유상을 통하여 나름대로 미적 기준에 따른 감상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문화재에 대한 미적 감상기준이 있지만 반가사유상이 주는 미소는 정말로 오묘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반가사유상이 국내에는 지천에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조각도 어찌나 잘 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방금 땅속에서 꺼낸듯 온몸에는 황녹을 입고 나타난 금동반가사유상... 이게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미륵불은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56억 7천만년후에 중생구제를 위해 나타날 미래불이며 메시아이고, 또 구세주입니다. 56억 7천만년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계산이 되지 않지만 하여간 먼 미래에 중생 구제를 위해 나타난다니 기독교나 불교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구제가 될 모양입니다. 하여간, 이러한 반가사유상은 법상종의 주불로서 주전인 미륵전이나 용화전에 모셔지는 불상으로 중국에서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이 수입이 되고 있는것입니다.


 좌측의 반가사유상은 어느날 밤에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혹시나...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확인을 하기 위해 먼길을 달려서 확인을 해야했던 반가사유상입니다.

  밤 10시경 청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주의 과수원에서 반가사유상이 출토가 되었는데 6억원에 거래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그 연락을 받고 속으로는 가짜일꺼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약간은 기대도 되기도 하였습니다. 더구나 다른곳도 아닌 경주의 과수원에서 많은 비가 온 후에 땅밑에서 드러나는 바람에 발견이 되었다는 말은 "정말 또 다른 반가사유상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경주가 바로 이웃도 아닌데 지체할 시간이 없어 밤 11시경에 차를 몰았습니다. 청주 I/C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하고 무조건 달리는 제 마음속에는 정말 진짜라면 세상이 떠들썩할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청주에서 일행과 합류하여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내 "제발 진품이기만 해라..."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경주까지는 너무 먼 거리라서 연락을 하여 칠곡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왜관 톨게이트에서 차를 돌려 칠곡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칠곡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가 되어서였습니다. 경주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반가사유상을 봉고차의 뒤에 있는 짐칸에서 꺼내는 것이었는데 컴컴한 휴게소의 한 쪽에서 차에서 내려지는 반가사유상을 보며 기대감으로 가슴은 들 떠 있었습니다.

  가져간 손전등으로 요모조모를 살펴보니 이 불상은 가짜였습니다. 적어도 만들어서 3년 정도는 땅속에 뭍어두고 화학비료를 부어 녹을 입힌것이었습니다. 물론,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그 확율은 몇 십만분의 일 정도였습니다. 만약 진품이라면 금액을 정하기도 어렵거니와 최소 100억대가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진품이라고 밝혀지게 되는 경우에는 학계는 물론이고 정확한 발굴 위치를 알 수 있어 신라것인지 백제것인지의 논란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측은 얼굴부분입니다. 물론 가짜의 얼굴부분인데 진품과 거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머리에 쓴 삼산관이나 얼굴 표정도 진짜와 거의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불상에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은 진품에서 보여주듯 겨우 손가락 하나가 얼굴에 점으로 닿아 있는데 이 불상은 세 개의 손가락이 얼굴에 닿아 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에서 손가락이 얼굴에 닿으려면 허리를 많이 구부리거나 손가락이 아주 길다거나, 또는 팔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진품 반가사유상처럼 한번 해 보시면 얼굴에 손가락 하나(검지)가 점으로 닿으려면 허리를 상당히 구부려야 하는데 실은 불상에서는 그리 많이 구부리고 있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의 국보가 가진 아름다움입니다. 이 불상을 제작한 장인은 그 부자연스러운 구부림을 허리를 잘룩하게 함으로써 완벽하게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며 반가사유상은 허리 곡선만으로도 아름다운 선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의 축소상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국보인 반가사유상은 한 때 잠시 우리나라를 떠난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미술 오천년展>이라는 전시회를 위한 해외 나들이였습니다. 그 때 진품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축소상을 몇 개 만들어 관련국의 국가원수나 중요인사에게 선물을 한적이 있었는데 제가 운이 좋아서인지 그 중 하나를 소장하게 되었는데 책꽂이 앞에 놓여있는 30cm가 조금 넘는 반가사유상은 보면 볼수록 그 오묘한 미소가 신비스럽게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진품도 아닌 모조품으로 축소형이지만 원형 그대로를 축소한지라 원형을 보는 느낌과 크기만 다를뿐 똑 같은 느낌이 가슴속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이 얼굴은 진품의 미소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녹을 뒤집어쓰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국보가 보여주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없습니다.

  저는 이 불상을 팔겠다고 가져온 사람을 추궁했습니다. 우선은 문화재보호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문화재의 거래위반과 신고의무 불이행, 그리고 원형의 변경 등은 바로 형사범으로 처벌이 됨을 알려주었습니다. 가짜라는 말은 안하고 발견 동기부터 물어보니 큰 비가 온 뒤에 과수원에 가보니 뭔가 머리부분이 보여 파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불상이 나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수원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니 1년전에 구입을 했다는 것입니다. 진짜 그 사람이 1년전에 구입을 했는지는 또는 이 전의 소유주가 뭍어두었던 것이 큰 비에 흙이 쓸려가면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수원은 사실 이런 금동불상이나 청동불상을 뭍어두고 녹을 입히기에 딱 좋은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과수의 종류가 어떻하든 매번 비료와 농약을 주니 이 약품이 당연히 밑의 흙으로 스며들게 될것이며 밑에 뭍어 둔 이런 불상은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에 의하여 녹이 슬게되니 점점 녹이 많이 슬면 파내고는 우연치 않게 발견한 불상이라고 하면 자칫 속아넘어가기 쉬운 것이지요. 제가 가짜임을 밝히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다그치니 정말 이 사람은 1년전에 구입을 했고 큰 비가 온 뒤에 발견하여 발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의 봉고차에는 어머니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도 동승을 하였었는데 아마도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어 한 몫을 잡았다고 생각하여 같이 동행을 하였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불상이 왜 가짜인지를 설명을 해 주고, 주변의 또 다른 상황도 알려달라고 했더니만 자기네 과수원에서 있었던 일을 대강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발견이 되니 우선은 깜짝 놀랐고, 혹시 이 과수원 지역이 예전에 신라시대의 절 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금속탐지기를 빌려와서 과수원 지역을 탐지해보니 이런 물체가 7개 정도가 더 있었답니다.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있어 캐어보니 그것은 종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결국 자신이 산 과수원을 황금밭으로 알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로 판매하고자 했던 불상이 가짜라고 판명되니 허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먼저 주인이나 그와 관련된 사람이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기 위해 뭍어두었던 것인데 큰 비로 인하여 밝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가짜 불상을 무수히 많이 보았는데, 특이한것은 명문이 있는 불상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명문에 의하면 불상의 조성연대는 1700년대였습니다. 물론 이 명문도 일부러 양각한것으로 판단되지만 중국인들이 무엇때문에 우리의 국보를 공산품처럼 마구 찍어내는지는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것도 동일한 크기가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아주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중국을 방문하여 제작 과정을 한 번 정도 살펴 볼 예정입니다만,  이러한 중국산 반가사유상은 미륵종의 본산인 법상종의 사찰에서는 쉽게 볼 수 있으며, 경기도 안성의 쌍미륵사에는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보관하고 있으니 가까운 곳에 계시다면 한 번 정도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반가사유상이 가짜임이 밝혀진 후에 오는 피로감은 내려갈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데 결국은 가짜를 보려고 야밤에 잠도 못자고 그 먼길을 다녀 온것인데, 만약 진품이었다면 아마도 피곤이라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설령 귀찮아서...또는 멀어서...라는 이유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면 만에 하나일수도 있는 진품을 놓치게 되기에 제보가 들어오면 기를 쓰고 달려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청주의 제가 아는 지인에게 거래에 관한 정보가 들어갔기에 구매의사를 가졌던 사람은 가짜를 비싼 금액을 들여서 사지 않게 되었는데, 만약 진품으로 속고 샀어도 이런 불상은 쉽게 세상에 들어나지 않기에 산 사람이나 판 사람 모두가 자신들의 거래품이 진품으로 알기 쉽상이지만, 문화재는 우연히 발견을 하더라도 반드시 신고를 해야하며(모든 문화재는 국가가 주인이며 다만 소유자에게 위탁관리를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소장품은 예외이며 만약 거래가 성사되어 소유주가 바뀌게 되면 반드시 문화재청에 신고토록 되어 있습니다)  종종 신문에 나듯 어부가 바닷속에 그물을 담궜다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난파선의 자기류도 모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신고된 문화재에 대하여는 그 가치에 따라 적정 금액을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떤류의 문화재가 새로 나왔다...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것이 정말 진품이라면 그 고귀한 진품을 세상에 빛보게 하는 보람을 느끼기에 말입니다. 그러기에 진품일 확율이 무척 낮은 반가사유상 같은 경우에도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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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기 2013-02-1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한테 금봉불상 반가사유상 3개있습니다 감정좀 부딱함니다 전화 213-222-5552

JAMES 2013-02-1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화 213-222-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