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책과 알라딘 서재에 대한 25문 25답

01. 당신은 책을 좋아합니까? (좋든 싫든) 그럼 그 이유는 뭐죠?

- 예, 책을 좋아합니다. 나는 지난 20여년간 책을 읽었고,  책 사기를 즐겼지요. 그것 때문에 더 잘 살게 되었냐고 한다면? 천만에요. 전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었기 때문에 인생이 특별히 더 지루해지지는 않았어요. 책 읽기로 인해 사는데 혜택을 보았거나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받은 적은 없지만, 그저 내 인생의 살아가는데 보다 많은 자극들 - 즐거움, 고통과 슬픔, 즐거움 - 을 선사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큼 명확한 것은 없지요. 가령, 내 인생에 보다 많은 자극적인 요소들을 그것들이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02.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 경우에  따라 다르고, 책에 따라 다르고,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도 포함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경우에 따라 한 달에 30여 권을 읽을 때도 있고, 정독을 해야 하는 경우나 진도가 더딘 책들에 도전한 경우엔 10여 권 정도를 읽을 때도 있습니다. 만약 읽은 책을 다시 읽고 또 다시 읽고 하는 것들을 포함한다면, 특히나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들을 읽을 때 다른 책의 데이타와 비교하면서 읽어야 하는 경우(그 책들을 포함해서 말한다고 해도) 대략 한 달 평균 10여 권 이상은 읽는 것 같습니다.

03. 특별한 독서 취향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 특별하다고 하면 특별한 거겠지요. 잡독에 난독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어느날은 서양마법에 대한 책을 읽다가 다음날엔 칼 맑스.엥겔스를 읽는 스타일이니까요. 만화책부터 고전에 이르기 까지 읽는 것에 대한 과도한 집착 증세가 있습니다. 

04.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뭐죠?

-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어제 선물 받은 책인데,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였습니다. 사찰장식, 즉 불교미술에 대한 하나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네요. 죽여주던군요. 덕분에 상식이 많이 늘겠더군요.

05.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거죠?

- 원칙적으로는 책이 날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소화력일 텐데요. 공자 가라사대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 안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한 것처럼... 좋은 책과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읽은 책과 그렇지 못한 책이 있을 뿐이지요. 흠, 이건 지나치게 잘난 척하면 읊조린 멘트같고, 실제로 책을 고르는 기준은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작가는 믿을 만한가(번역작가도 포함해서), 출판사는 등등을 고려해서 고르게 됩니다.
 
06. 책은 사는 편인가요, 아니면 빌리는 편인가요? 빌린다면 어디에서 빌리죠?
 
- 책은 대개 사 봅니다. 빌린 경우(절판도서)도 있는데, 빌리면 원칙적으로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제 원칙이거든요. 흐흐. 만화책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도서대여점을 이용하는 편입니다만 구입하는 만화들도 제법 있습니다.

07.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뭐고요? (장르 불문하고)
 
- 이건 질문으로 뽑으면서도 하기 싫은 거였는데, 왜냐하면 구체적으로 말하는 거(어쩐지 기밀노출하는 것 같아서) 저는 절 감동시켜주고, 압도해주는 작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작가는 속내가 빤히 보이는 작가들을 싫어합니다.

08. 특히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거죠? 그 이유는 뭐고요?
 
-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별도로 없고, 특히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이렇게 하면 10억 번다"는 류의 책들을 싫어합니다. 뭐, 인간경영학 같은 류의 책들이나 어줍잖은 명상도서류들도 싫어해요. 이유? 이유?

첫 번째 부류의 책들은 제가 돈 벌기 싫어서 그렇구요. 인간경영학 류는 읽고 나서 실천해보려고 하면 이미 까먹고 만데다가 그렇게 실천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경영하고 싶지 않고, 세 번째 부류의 책은 그런 거 읽고 명상할 시간에 제가 기르는 화초들 들여다보는 편(현재는 신고니아와 아카시아 묘목을 기르는 중임)이 명상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흐흐

09.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 글쎄,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을 고르라면 아무래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흐흐. "삼포 가는 길"의 "백화".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절 떠올리게 해서 좋고, 백화의 경우엔 그녀가 정말 행복했으면 싶어서요. 싫어하는 인물은 별로 없는데....

10. 일반적인 책말고 만화책도 좋아하시나요?

- 예, 그럼요. 물론이죠. 답하면서 보니 도대체 이건 왜 물어본 거지요. 어차피 싫어하던 말던 다음 질문이 계속 만화책 얘기인데도... 흐흐

11. 만화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품이나 작가를 꼽아본다면요?

- 당연히 여러 편인데요. 폼 잡으면서 말하자면 남들도 다 좋아하는 레이몬드 브릭스의 것들부터 시적해서 우라사와 나오키의 것들, 그외에도 꽤 많아요.
 
12. 만화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 나오키의 몬스터에 나오는 "요한"을 좋아해요. 싫어하는 인물은 글쎄... 없는 듯....
 

13. 기억에 남는 대사나 문구가 있다면 말씀해보시겠어요? (만화든 소설이든 그 외 어떤 장르든 - 책)

- 도와줘! 내 안의 몬스터가 파열할 것 같아.(몬스터 중에서) 흐흐...


14. 특별히 게임, 영화 등 다른 매체로 제작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거죠?

- 역시 몬스터...


15. 다른 매체로 제작된 것 중, 좋았던 작품과 나빴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역시 어떤 장르든)

- 반지의 제왕이지... 흐흐. 글쎄 나빴던 걸 기억할리 없잖아.


16. 번역도서를 읽을 때, 특별히 선호하는 번역(자)작가가 있나요? 있다면 누구의 어떤 작품?

- 몇몇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도 앞서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싫음(역시 기밀누설 -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몇몇 분들에게 누가 됨). 하여간에 있다는 걸 말해두고 싶고, 개인적으로 그분에게 무척이나 감사를 드린다는 사실만큼은 꼭 밝히고 싶다. 번역작가가 없다면 내가 읽고 싶었으나 읽지 못할 책이 엄청 많았을 거라는 점. 언제나 기억하고 있다. 최소한 내게는 우리 말로 번역된 책이 아니라면 세상에 없는 책이나 마찬가지니까.

17. 그 번역작가의 어떤 면 때문에 그를 선호하게 되었나요?

- 앞서 좋아하는 작가의 경우 날 감동시키거나 압도하는 경우에 좋아한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는데, 우선 좋은 작품을 먼저 읽고 감동했기에(물론 여러가지 고려가 따랐을 테지만) 번역해준 것에 감사하는 측면이 있고, 대개 번역작가에게 감동할 때는 그런 안목과 식견이다. 그리고 성실한 번역을 사랑한다. 영문 제라늄을, 한글 제라늄으로 옮길 때 성실한 번역가는 실제 제라늄을 한 번쯤 실물로 보거나 하다못해 사진으로라도 찾아봐준다.  그게 번역과 무슨 상관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 차이는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번역과 편집의 공통점 - 모르면 모르는 거다. 모르면 자기가 뭘 잘못하는지도 모르고 틀려버린다. 그래서 번역작가의 가장 으뜸 덕목은 안목과 식견과 더불어 성실함으로 무장한 치밀함일지도... 그런 번역작가를 좋아한다.
 
18. 번역된 작품과 국내 작가의 작품 중에서 우선 순위를 두어 읽게 되는 도서는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원칙적으로 국내 작가 우선이다. 그 이유는 먹고 살게 해줘야 하니까.  지금 우리가 많이 안 읽어주면 앞으로 여러 방면의 연구가들이 좋은 책을 내주길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물론 고르게 발전해가야겠지만....
 
 
19. 요 근래 읽어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던 책은 어떤 것이죠?

- 최악인 책은 기억하지 않는다.


20. 요즘의 도서 시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가령, 특정 장르의 문제나 인터넷 서점의 미래 등에 대하여)

- 아직도 복마전이다. 유통망 좀 제발 개선해다오. 영화판처럼 어떤 의미에서 거대 자본의 투자가 필요한 건 아닌지...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이라도...

21. 최근 읽은 작품 중 괜찮다 싶은 책 세 권을 꼽아보시겠어요? 왜 그 책들을 골랐나요?

- 페로티시즘 : 야한 그림이 많다. 흐흐. 농담이고, 에로티시즘과 페미니즘의 결합이란 재미에서....
- 바람이 불 때에 : 레이몬드 브릭스의 책이다, 조만간 서평 써야지... 룰루랄라.
- 또 뭘 봤더라... 기억이 가물가물...
 

22. 앞으로 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계속 잘 될 거다. 그래야 하고.... 왜냐하면 아무 때나 펼쳐들고, 메모하고, 다시 기억하고... 그러기엔 아직도 책만한 매체가 없으니까.
 

23. 앞으로 책을 쓰게 된다면 어떤 책을 쓰고 싶고, 쓰게 될 것 같나요?

-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고, 쓰게 될 거다. 흐흐.


24. 제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책 한 권이 있다면 무엇을 권하고 싶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 아무 거나 옆에 있는 책들부터 빨랑 해치워라. 선물해준 이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흑흑.
 

25. 알라딘 서재 중 즐겨찾는 곳이 있다면 대략 몇 군데이고, 그곳을 즐겨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어, 그러니까. 난 남들 서재에 가서 잘 못 논다. 잘 놀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략 50여 곳 정도가 되니 와, 많구나. 주로 스텔라, 비발, 마태우스, 마냐, 조선인, 갈대, 메시지, 가을산, 물만두, 책울타리 님 등의 서재(아, 기억력의 한계니까 여기서 언급안되었다고 삐지기 없기다)에 가서 읽는다. 왜?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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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4-07-24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시간나면 한번 해봐야겠군.

조선인 2004-07-2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랑 하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가을산 2004-07-2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저는 발마스님 건줄 알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