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수수께끼 > 금동반가사유상...백제것인가? 신라것인가? (3)

 지난 두 차례에 걸친 금동반가사유상을 통하여 나름대로 미적 기준에 따른 감상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문화재에 대한 미적 감상기준이 있지만 반가사유상이 주는 미소는 정말로 오묘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반가사유상이 국내에는 지천에 널려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조각도 어찌나 잘 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방금 땅속에서 꺼낸듯 온몸에는 황녹을 입고 나타난 금동반가사유상... 이게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미륵불은 지난번에 말씀드린대로 56억 7천만년후에 중생구제를 위해 나타날 미래불이며 메시아이고, 또 구세주입니다. 56억 7천만년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계산이 되지 않지만 하여간 먼 미래에 중생 구제를 위해 나타난다니 기독교나 불교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구제가 될 모양입니다. 하여간, 이러한 반가사유상은 법상종의 주불로서 주전인 미륵전이나 용화전에 모셔지는 불상으로 중국에서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이 수입이 되고 있는것입니다.


 좌측의 반가사유상은 어느날 밤에 급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혹시나...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확인을 하기 위해 먼길을 달려서 확인을 해야했던 반가사유상입니다.

  밤 10시경 청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경주의 과수원에서 반가사유상이 출토가 되었는데 6억원에 거래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그 연락을 받고 속으로는 가짜일꺼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약간은 기대도 되기도 하였습니다. 더구나 다른곳도 아닌 경주의 과수원에서 많은 비가 온 후에 땅밑에서 드러나는 바람에 발견이 되었다는 말은 "정말 또 다른 반가사유상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과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서울에서 경주가 바로 이웃도 아닌데 지체할 시간이 없어 밤 11시경에 차를 몰았습니다. 청주 I/C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하고 무조건 달리는 제 마음속에는 정말 진짜라면 세상이 떠들썩할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청주에서 일행과 합류하여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 내내 "제발 진품이기만 해라..."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경주까지는 너무 먼 거리라서 연락을 하여 칠곡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왜관 톨게이트에서 차를 돌려 칠곡 휴게소로 향했습니다. 칠곡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가 되어서였습니다. 경주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반가사유상을 봉고차의 뒤에 있는 짐칸에서 꺼내는 것이었는데 컴컴한 휴게소의 한 쪽에서 차에서 내려지는 반가사유상을 보며 기대감으로 가슴은 들 떠 있었습니다.

  가져간 손전등으로 요모조모를 살펴보니 이 불상은 가짜였습니다. 적어도 만들어서 3년 정도는 땅속에 뭍어두고 화학비료를 부어 녹을 입힌것이었습니다. 물론,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그 확율은 몇 십만분의 일 정도였습니다. 만약 진품이라면 금액을 정하기도 어렵거니와 최소 100억대가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진품이라고 밝혀지게 되는 경우에는 학계는 물론이고 정확한 발굴 위치를 알 수 있어 신라것인지 백제것인지의 논란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좌측은 얼굴부분입니다. 물론 가짜의 얼굴부분인데 진품과 거의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습니다.머리에 쓴 삼산관이나 얼굴 표정도 진짜와 거의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불상에는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가사유상은 진품에서 보여주듯 겨우 손가락 하나가 얼굴에 점으로 닿아 있는데 이 불상은 세 개의 손가락이 얼굴에 닿아 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에서 손가락이 얼굴에 닿으려면 허리를 많이 구부리거나 손가락이 아주 길다거나, 또는 팔의 길이가 길지 않으면 진품 반가사유상과 같은 자세가 나오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진품 반가사유상처럼 한번 해 보시면 얼굴에 손가락 하나(검지)가 점으로 닿으려면 허리를 상당히 구부려야 하는데 실은 불상에서는 그리 많이 구부리고 있지 않습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의 국보가 가진 아름다움입니다. 이 불상을 제작한 장인은 그 부자연스러운 구부림을 허리를 잘룩하게 함으로써 완벽하게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며 반가사유상은 허리 곡선만으로도 아름다운 선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의 축소상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국보인 반가사유상은 한 때 잠시 우리나라를 떠난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미술 오천년展>이라는 전시회를 위한 해외 나들이였습니다. 그 때 진품을 정확하게 측정하여 축소상을 몇 개 만들어 관련국의 국가원수나 중요인사에게 선물을 한적이 있었는데 제가 운이 좋아서인지 그 중 하나를 소장하게 되었는데 책꽂이 앞에 놓여있는 30cm가 조금 넘는 반가사유상은 보면 볼수록 그 오묘한 미소가 신비스럽게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진품도 아닌 모조품으로 축소형이지만 원형 그대로를 축소한지라 원형을 보는 느낌과 크기만 다를뿐 똑 같은 느낌이 가슴속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이 얼굴은 진품의 미소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녹을 뒤집어쓰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국보가 보여주는 알듯 모를듯한 미소가 없습니다.

  저는 이 불상을 팔겠다고 가져온 사람을 추궁했습니다. 우선은 문화재보호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문화재의 거래위반과 신고의무 불이행, 그리고 원형의 변경 등은 바로 형사범으로 처벌이 됨을 알려주었습니다. 가짜라는 말은 안하고 발견 동기부터 물어보니 큰 비가 온 뒤에 과수원에 가보니 뭔가 머리부분이 보여 파 보았다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이런 불상이 나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수원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니 1년전에 구입을 했다는 것입니다. 진짜 그 사람이 1년전에 구입을 했는지는 또는 이 전의 소유주가 뭍어두었던 것이 큰 비에 흙이 쓸려가면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수원은 사실 이런 금동불상이나 청동불상을 뭍어두고 녹을 입히기에 딱 좋은 장소가 되는 것입니다.

  과수의 종류가 어떻하든 매번 비료와 농약을 주니 이 약품이 당연히 밑의 흙으로 스며들게 될것이며 밑에 뭍어 둔 이런 불상은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에 의하여 녹이 슬게되니 점점 녹이 많이 슬면 파내고는 우연치 않게 발견한 불상이라고 하면 자칫 속아넘어가기 쉬운 것이지요. 제가 가짜임을 밝히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다그치니 정말 이 사람은 1년전에 구입을 했고 큰 비가 온 뒤에 발견하여 발굴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그 사람의 봉고차에는 어머니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도 동승을 하였었는데 아마도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어 한 몫을 잡았다고 생각하여 같이 동행을 하였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불상이 왜 가짜인지를 설명을 해 주고, 주변의 또 다른 상황도 알려달라고 했더니만 자기네 과수원에서 있었던 일을 대강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연치 않게 발견이 되니 우선은 깜짝 놀랐고, 혹시 이 과수원 지역이 예전에 신라시대의 절 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금속탐지기를 빌려와서 과수원 지역을 탐지해보니 이런 물체가 7개 정도가 더 있었답니다.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있어 캐어보니 그것은 종이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결국 자신이 산 과수원을 황금밭으로 알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로 판매하고자 했던 불상이 가짜라고 판명되니 허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먼저 주인이나 그와 관련된 사람이 가짜를 진짜처럼 만들기 위해 뭍어두었던 것인데 큰 비로 인하여 밝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가짜 불상을 무수히 많이 보았는데, 특이한것은 명문이 있는 불상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명문에 의하면 불상의 조성연대는 1700년대였습니다. 물론 이 명문도 일부러 양각한것으로 판단되지만 중국인들이 무엇때문에 우리의 국보를 공산품처럼 마구 찍어내는지는 궁금할 따름입니다. 그것도 동일한 크기가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아주 큰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중국을 방문하여 제작 과정을 한 번 정도 살펴 볼 예정입니다만,  이러한 중국산 반가사유상은 미륵종의 본산인 법상종의 사찰에서는 쉽게 볼 수 있으며, 경기도 안성의 쌍미륵사에는 다양한 크기의 반가사유상을 중국에서 들여와 보관하고 있으니 가까운 곳에 계시다면 한 번 정도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반가사유상이 가짜임이 밝혀진 후에 오는 피로감은 내려갈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데 결국은 가짜를 보려고 야밤에 잠도 못자고 그 먼길을 다녀 온것인데, 만약 진품이었다면 아마도 피곤이라는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설령 귀찮아서...또는 멀어서...라는 이유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면 만에 하나일수도 있는 진품을 놓치게 되기에 제보가 들어오면 기를 쓰고 달려가야만 하는 것입니다.. 청주의 제가 아는 지인에게 거래에 관한 정보가 들어갔기에 구매의사를 가졌던 사람은 가짜를 비싼 금액을 들여서 사지 않게 되었는데, 만약 진품으로 속고 샀어도 이런 불상은 쉽게 세상에 들어나지 않기에 산 사람이나 판 사람 모두가 자신들의 거래품이 진품으로 알기 쉽상이지만, 문화재는 우연히 발견을 하더라도 반드시 신고를 해야하며(모든 문화재는 국가가 주인이며 다만 소유자에게 위탁관리를 맡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소장품은 예외이며 만약 거래가 성사되어 소유주가 바뀌게 되면 반드시 문화재청에 신고토록 되어 있습니다)  종종 신문에 나듯 어부가 바닷속에 그물을 담궜다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난파선의 자기류도 모두 신고를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신고된 문화재에 대하여는 그 가치에 따라 적정 금액을 보상해 주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떤류의 문화재가 새로 나왔다...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것이 정말 진품이라면 그 고귀한 진품을 세상에 빛보게 하는 보람을 느끼기에 말입니다. 그러기에 진품일 확율이 무척 낮은 반가사유상 같은 경우에도 먼길을 마다않고 달려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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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기 2013-02-1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한테 금봉불상 반가사유상 3개있습니다 감정좀 부딱함니다 전화 213-222-5552

JAMES 2013-02-11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화 213-222-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