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그렇다.

나도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젊을 때는 젊으니까 무엇을 하든, 어떻게 하든 예쁘게 보였던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것은, 그때처럼 앞만 보고 저지를 용기도, 지금 가진 돈을 다 쓰더라도 내일이면 또 벌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점점 위축되어간다. 혼자일 때는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위한 물건을 구입했지만, 결혼을 하고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면서, 나를 위한 그 무엇 하나 쉽게 가질 수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똑똑하게 노후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고,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노후 걱정 없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떠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였다. 100세 시대에 버려야 할 것이 과연 무엇인지, 100세 시대를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부 100세 시대란 이런 거야.

황혼이혼, 가족관계의 단절, 빈곤, 치매 등과 같은 것들이 나와는 먼 이야기들일까? 나는 황혼이혼 뿐만 아니라 젊다하더라도 이혼을 할 만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처럼 공적연금의 불리함때문에 황혼이혼조차도 안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얼마 되지 않는 공적연금-나에게는 국민연금때문에 죽기 보다 싫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연금수령액이 아니라 내가 과연 인간답게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부 100세 시대 남자로 산다는 것, 여자로 산다는 것

3부 넘쳐도 모자라도 문제, 사랑은 아무나 하나


나는 이 책이 남성들을 위한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노년에 남성 여성이 따로 있을 리 만무하건만 전체적으로 볼 때 책의 내용이 노년의 남성을 위한 내용이 많다. 특히 2부에서는 남자와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남자로 사는 것에 치우쳐 있다. 여자는 갱년기도 스스로 풀어나가고, 집안일과 혼자 생활이 가능한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여자들은 혼자가 되어서도 잘 살아간다. 저자는 그런 이유를 여자들이 각종 변화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나는,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 여자, 남자가 따로 있나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즉, 남자들이 집에서 밥을 해 먹지도 못하고, 친구관계도 소원해지고 하는 것들을 노인이라서!! 가 아니라 그들의 청장년기에 남자일 여자일을 구분하고 살아 온 탓이라고 말하고 싶다. 노년에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살림을 못해서가 아니라 혼자라는 외로움과 경제적인 능력에 의한 것이 더 크다. 이는 남자든 여자든 둘 다 고민해야 할 일이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부모님들에게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그 돈으로 생활하라고 말씀드렸다가 크게 욕을 먹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그 집을 쥐고 앉아서 자식들의 효를 시험해보기도 한다. 책에서는 노후를 위해 주택연금에 가입한 부모를 협박하는 자식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부모 세대가 그것을 쥐고 자식들을 밀고 당기는 분들도 많다. 그러한 마음에서 먼저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부모가 스스로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고 자식과 자신들을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는.


게다가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다. 아내를 간병하는 순정남이 많다고 하면서 굳이 저 인간 수발을 왜 드냐는 여자를 대비시킨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여자의 변화대처능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남자들은 아내가 병이 들면 지극정성으로 간병을 하는데 여자들은 왜 그렇지 않은가라니...


얼마 전에 보험상담을 하면서, 꼭 간병인 비용이 나오는 걸 들라는 조언을 받았다. 왜 그런가하니.. 남자가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면 부인들은 다니던 회사도 쉬면서 간병을 하지만, 여자가 아파서 입원을 하면 남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더 그러하고, 혹시라도 사별이라도 하면 그때 누가 간병을 할 것인가 하는 이야기였다. 40대 중반의 사회인이자 여자사람인 나는 이런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나의 실생활에서 느끼는 것들과는 괴리가 있어서 아쉬웠다.


4부 우리가 꿈꾸는 100세 시대, 세상을 바꾸자

그렇다면 100세 시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저자는 골목공동체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힘들면 도와달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권한다. 자기성찰을 통한 능동적인 삶을 요구하기도 한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보태고 싶다. 적어도 그들의 의식주가 보장되는 복지사회가 되기를 말이다. 노년을 능동적으로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죽는 날까지 여유롭게 살다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그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살아 있는 동안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도 부족한 돈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잊지 않았으면 한다.


* 이 책은 샘터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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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3-02 0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맘에 듭니다. ^^
저도 근사하게 나이 먹고 싶어요. 어릴 땐 나이들면 점점 철이 많이 들고 훌륭해지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사회에 나와서 알았어요. 자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지요.

하양물감 2015-03-02 17:57   좋아요 0 | URL
제목에 비해 내용은 아쉬움이 많은 책입니다.

2015-03-02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