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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손편지 -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
윤성희 지음 / 스마트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손편지쓰기가 책으로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예전에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던 손편지였기에. 사실 손편지라는 이름도 낯설다. 손편지는 그냥 편지다.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쪽지나 메신저 같은 소통을 위한 도구들이 편지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편지가 아니고, 내게는 손으로 쓴 편지만이 '편지'이다. 편지지나 엽서에 필기구를 이용해 직접 쓴 편지가 너무나 귀해진 요즘 진짜 '편지'는 '손편지'라는 이름을 따로 얻은 듯하다.
나는 어렸을 때 정말 많은 편지를 썼다. 초등학생때는 우체부 아저씨가 거의 매일 우리집에 와서 편지를 주고 갔을만큼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수많은 편지를 썼다. 아쉽게도 그때의 편지들은 내게 남아있지 않지만. 지금은 편지의 영역을 이메일이 대신하고 있지만, 그때만큼 사적인 영역에서 쓰여지는 편지는 드문 듯하다. 우편함에 고지서와 광고지를 제외하고 다른 편지가 오지 않듯이, 이메일함에도 고지서와 광고를 제외하고 개인적인 편지는 거의 오지 않는다.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편지가 아니어도 편리한 수단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 손편지인가?
이 책에는 '관계를 바꾸는 작은 습관'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손편지를 통해 소원했던 관계를 다지거나, 자녀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거나, 이웃간의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통한다는 것이다. 화면에 글을 썼다가 수시로 수정하고 다듬을 수 있는 이메일과 달리, 손으로 쓴 편지는 수정이 어렵다. 그래서 편지를 쓸 때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어떤 말을 할 지 생각하고 다듬은 다음, 편지지에 한자 한자 써내려가는 것이다. 지금 바로!가 아니라 이틀이나 사흥은 지나야 받을 수 있는 편지이기에 써서 우체통에 넣고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지. 그 마음을 알기에 누군가 내게 손으로 쓴 편지를 준다면, 보낸 이의 마음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받은 손편지는 딸아이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제 3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하고 싶은 말이 있거나 부탁을 할 때, 자신이 요구하는 바를 전달할 때 편지를 써서 주는 편이다. 며칠 전에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써서 가지고 갔다. 2학년을 마치면서 담임선생님께 편지를 쓴 것이다. 무슨 내용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빽빽하게 적어내려간 것을 보니 할 말이 많았나 보다.
편지란,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할 말이 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쓸 수 있다. 게다가 편지 또한 글쓰기이니 글쓰기 규칙을 따를 필요도 있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받는 사람이 좋아하는 7:3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7:3의 법칙이란 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70% 쓰고, 내 이야기를 30% 쓰는 것을 말한다." (p.75)
"내가 아닌 상대방에 대해서 편지지의 70%를 채우려면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어야 한다." (p.77)
이러한 편지일 때, 그 편지는 관계를 새롭게 이어주는 편지일 수 있다. 약간 소원해졌던 사람과의 관계나 가족, 친구 사이에도 이러한 편지는 유용하지만, 업무상 필요에 의한 관계에서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 이만큼의 노력을 기울인 편지라면 상대방을 마음을 움직이는데 도움을 줄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손으로 정성들여 쓴 편지라면 말해 무엇하리.
저자는 다양한 손편지 쓰기에 대해 예를 들어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안부, 감사, 축하, 칭찬, 부탁, 응원, 위로에 이르기까지. 편지를 써보고 싶은데, 업두가 나질 않는다면, 저자의 손편지 기술을 응용해봄직하다. 편지쓰기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전해주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면 좋겠다. 편지를 쓰는 것도 모두 원활하고 따뜻한 사람 사는 세상 같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