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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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저자 케빈 J. 미첼

오픈도어북스

2025-09-24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책 소개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를 둘러싼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고자 쓴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타고나는 것은 단지 DNA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유전자는 뇌의 회로를 설계하지만 그 회로가 어떻게 작동할지는 환경과 경험, 우연이라는 변수에 의해 달라진다는 것이죠.

이 책은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라는 오래된 철학적 물음을 신경과학과 유전학의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태아 시절의 세포 분화에서부터 유년기의 뇌 발달, 청소년기의 경험 축적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의 성격 형성까지, 인간은 정해진 운명과 예측 불가능한 경험 사이를 오가며 만들어진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인간의 본성은 유전자와 환경이라는 두 선이 교차하며 만들어진 패턴입니다.

우리의 자유의지는 그 패턴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죠.

인간은 우연의 산물이지만 동시에 우연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유전자는 우리의 가능성의 지도를 그릴 뿐, 그 안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 책 속 메시지


결국 사람의 모습은 어느 수준까지는 그대로이다. 다시 말하면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를 둘 이상 키워 본 부모라면, 아이들이 부모의 양육 방식과 별개로 날 때부터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선천적 특성은 보통 유전자의 영향으로 간주하여, 우리는 '선천적 innate'과 '유전적 genetic'을 구분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념은 '부전자전'이나 '피는 못 속인다.'와 같은 상투적 표현에도 담겨 있다. 이들 표현은 우리의 심리적 특성 중 다수가 단순히 우리의 성장 환경으로만 결정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는 'DNA 안에' 각인되어 있다는, 세상에 널리 퍼진 믿음을 반영한다.



어느 특성이 유전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고 해서 그 특성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행동은 전반적으로 뇌 기능에서 비롯되며, 일부 예외를 배제하더라도 특정 유전자의 분자적 기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 가운데 상당수는 뇌의 발달 방식에 매우 간접적으로 작용한다.



현대 유전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전적 변이가 형질 차이를 만들어 내는 원리를 설명하는 데 있다.



우리는 보통 뇌에 관해 오해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예술 작품이나 애니메이션에 표현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가 모두 같으며 무작위로 배치되어 있고. 인접한 뉴런끼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해면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이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로, 철학자들이 수천 년 동안을 고민해 온 주제이다. 두 사람이 주관적으로 같은 지각 경험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쩌면 원칙적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뇌의 유연함은 무한하지 않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뇌는 변화와 더불어 일관된 자아 정체성과 구조를 유지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뇌가 끊임없이 전면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면, 우리는 결코 우리일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세상을 쉽게 헤쳐 나간다. 그러나 다른 이는 세상에 적응하고,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거나 정신을 붙들고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차이를 부정한 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를 넘어 환영할 수 있어야 한다.





■ 하나의 감상


이 책의 핵심은 우리는 정해진 존재가 아니라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명제에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의 성격, 재능, 기질이 단순히 유전자의 명령으로 결정된다는 결정론적 시선을 비판합니다.

대신 인간은 유전적 설계와 환경적 경험의 상호작용 속에서 스스로를 완성해가는 존재라고 말하죠.

이 과정에서 저자는 과학의 언어를 넘어 철학의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내 선택은 정말 나의 것인가?

자유의지는 환상인가?

이 질문들은 단지 학문적 사유가 아니라 우리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됩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 제 안에서 오래 맴돈 질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나로 태어났고 어떤 나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살다 보면 스스로의 기질이 미워질 때가 있습니다.

너무 예민하거나 쉽게 지치거나 혹은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할 때.

그럴 때면 이건 그냥 내가 타고난 성격이라며 체념하곤 했죠.

그런데 이 책은 말합니다.

【그건 단지 가능성의 한 조각일 뿐이다.】

우리가 가진 기질은 하나의 시작점이지 운명은 아니라고요.

환경과 선택 그리고 매 순간의 생각이 모여 지금의 나를 빚어간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저자의 문장은 과학자의 분석력에 철학자의 사유가 더해져 있습니다.

유전자라는 개념을 다루면서도 그 속에서 가능성과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결국 인간의 삶은 유전적 코드로만 설명할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연속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죠.

돌아보면 저 역시 수많은 선택과 환경의 조각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셈입니다.

유전이 깔아준 바탕 위에, 수많은 감정과 책, 사람, 시간들이 덧칠되어 지금의 나라는 풍경이 완성된 것이겠죠.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 합니다.

나는 타고난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빚어가는 존재라고.



■ 건넴의 대상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관심 있는 분

인간의 자유의지와 정체성에 대해 사유하고 싶은 분

과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문 교양서를 찾는 분




KEYWORD ▶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독후감 | 인간의 본성 | 유전과 환경 | 자유의지 | 인문학 책 리뷰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인간이 유전과 환경의 경계에서 어떻게 나로 완성되는지를 탐구하는 철학적 교양서입니다.

유전자와 경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독자는 어느새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이 책을 덮고 난 뒤, 당신은 아마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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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마음이 다정해지는 감성 에세이 4권



가끔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서 조용히 숨 고르기조차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누군가의 다정한 문장을 빌려 잠시 머물러보세요.

이번 주말엔 당신의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줄 네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오히려 조용한 행복을 배우게 될 거예요.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태수 | 페이지2(page2)


이 책은 제목처럼 고요함 속의 단단함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행복은 소리 내어 자랑하는 게 아니라 조용히 곁에 두는 것이라 말합니다.

우리의 하루는 언제나 소음과 비교로 가득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일이야말로 진짜 어른의 행복이 아닐까요.

짧은 문장마다 오래 묵은 생각이 스며 있고 '괜찮아,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라는 위로가 잔잔히 깔려 있습니다.

책을 덮는 순간, 마음 한켠이 불필요한 소음에서 조금은 멀어집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21202897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 손힘찬 | 스튜디오오드리


이 책은 우리에게 쉼의 언어를 되찾게 해줍니다.

저자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조용히 건넵니다.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

짧은 한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충분한 위로가 담겨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마치 친구가 내 옆에 앉아 "괜찮아,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돼.”"고 말하는 듯합니다.

피로가 깊어지는 일요일 밤, 잠들기 전 머리맡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으면 스스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는 책입니다.





『언제나 기억해』 - 찰리 맥커시 | 상상의힘


찰리 맥커시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전작도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 출간된 『언제나 기억해』는 그림과 문장이 함께 호흡하는 에세이입니다.

따뜻한 색감의 일러스트는 오래된 기억을 꺼내듯 다정하고 짧은 문장들은 그 기억에 온기를 더해줍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사소한 친절, 미소, 한때의 계절,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떠올리게 만듭니다.

특히 기억은 사라지지 않아 다만 조용히 다른 모양으로 남을 뿐이라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읽고 나면 마음속에 작은 불빛이 켜지는 듯한, 그런 따뜻한 잔상이 남을 것입니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922418345





『좋아서 그래 - 파리』 - 이병률 | 달


이병률 시인의 여행 에세이는 언제나 사람과 공간의 온도를 담아냅니다.

『좋아서 그래 - 파리』 역시 그렇습니다.

이 책은 파리의 거리와 카페, 하늘빛 사이에서 사랑하는 일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문장은 늘 시처럼 흐르고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에서 우리의 일상이 겹쳐집니다.

"좋아서 그래."

이 단순한 문장은 이유 없는 사랑과 존재의 이유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주말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파리의 공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63702063




🍂

네 권의 책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모두 마음의 온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어른의 조용한 행복, 잠시 멈추어 쉬는 시간, 기억의 온기 그리고 사랑스러운 도시의 숨결까지.

이번 주말엔 조금 느리게 걷고 책 속 문장 하나에 기대어 마음을 녹여보세요.

당신의 일요일이 조용히, 단단하게 빛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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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화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를 함께 보려 합니다.

1998년 개봉한 이 작품은 짐 캐리의 인생 연기를 통해 진짜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회자되는 철학적 명작입니다.





■ 영화 정보


제목: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감독: 피터 위어

출연: 짐 캐리, 에드 해리스

장르: 코미디

개봉일: 1998.10.24

러닝타임: 103분





■ 영화 줄거리


트루먼 버뱅크는 평범한 보험회사 직원으로 언제나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의 일상은 사실 거대한 세트장 위에 만들어진 가짜 세계이며 그의 모든 삶은 전세계적으로 24시간 생방송되는 리얼리티 쇼 트루먼 쇼였습니다.

즉, 주변 사람들 모두가 배우였죠.

심지어 그의 아내, 부모님, 친구조차도 연기자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트루먼은 점차 세상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진짜 바깥세상이 존재함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그는 두려움과 혼란 속에서도 진실을 향한 마지막 문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 문을 열면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영화가 주는 메시지


『트루먼 쇼』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진짜로 보이는 세상이 사실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가짜 세계일 때,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트루먼은 편안한 거짓보다 불안한 진실을 선택합니다.

그 선택의 순간, 그는 단순한 TV 프로그램 속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한 인간으로 완성됩니다.

이 영화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면서도 자유를 향한 인간의 근원적인 갈망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 하나의 감상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단순한 코미디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트루먼의 세상이 결코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느낍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스스로 만들어낸 가짜 현실 속에 살고 있을까요?

세상이 정해준 안전한 틀 안에서, 진짜 나의 목소리를 잊은 채 살아가고 있진 않을까요.


자신의 부모와 친구는 물론 일상 자체가 모두 가짜였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인데 트루먼은 유일하게 진실을 어떻게든 전하려했던 실비아에게 향하려 합니다.

마지막 장면, 모든 진실을 알고 세트장을 나가는 문앞에서 트루먼쇼를 주관했던 진행자 크리스토프는 어떻게든 트루먼의 마음을 돌리려 애를 씁니다.

그 때, 트루먼은 그에게 이렇게 말하죠.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그 장면은 여전히 마음을 울립니다.

그 인사는 단순한 작별이 아니라 진짜 세상으로 나아가는 선언이었습니다.


오늘 이 영화를 통해 나 자신에게도 물어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진짜 내 삶을 살고 있는가?



■ 건넴의 대상


진짜 나로 살아가고 싶은 분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분




KEYWORD ▶ 트루먼 쇼 영화 리뷰 | 짐 캐리 인생영화 | 철학적 영화 추천 | 자유의지와 현실 | 인생영화 | 미디어 풍자 드라마

『트루먼 쇼』는 현대인의 삶과 자유를 비추는 거울 같은 영화입니다.

거짓된 세계를 벗어나 진짜 자신으로 서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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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제강점기의 슬픔 속에서도 봄의 희망을 노래한 이상화 시인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이 시는 단순히 자연의 봄을 그린 작품이 아닙니다.

빼앗긴 들은 곧 빼앗긴 조국 그리고 봄은 자유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이상화 시인은 절망의 시대에도 결코 꺼지지 않는 민족의 생명력과 의지를 시적으로 노래하였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_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해설 및 주제 분석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1926년에 발표된 저항시로 식민지 현실의 비극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민족의 정신과 희망을 노래합니다.

【빼앗긴 들】은 일제에 강탈당한 조국, 잃어버린 자유를, 【봄】은 생명력, 희망, 해방을 상징합니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라는 구절은 짓눌린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의지를 나타내죠.

시 전체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내 것이 아닌 현실 속에서 느끼는 슬픔과 분노가 깔려 있습니다.

마지막 행의 【봄조차 빼앗기겠네】는 단순한 탄식이 아니라 끝내 되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이 시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현실을 그리지만 동시에 모든 시대의 절망 속 인간에게 건네는 희망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물음은 【절망 속에서도 삶의 의미는 오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어떤 억압 속에서도, 자연은 다시 꽃을 피우고 사람의 마음은 다시 일어섭니다.

이상화는 봄이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신념으로 무너진 시대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남겼습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먹먹해집니다.

봄은 늘 아름답지만 시인의 봄은 온전히 웃을 수 없는 봄이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묻습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금의 우리에게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각자의 삶에서 무엇인가를 빼앗긴 듯한 순간들, 무너지고 싶을 만큼 힘든 날들 속에서도 결국 봄은 다시 오고 희망은 다시 피어난다는 믿음을 전해줍니다.

시인의 시는 단지 과거의 저항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삶이 얼어붙을 때마다 이 시를 떠올립니다.

"그래도 봄은 온다", 그 믿음 하나로 다시 하루를 살아갑니다.




KEYWORD ▶ 이상화 시 독후감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감상 | 저항시 해설 | 일제강점기 시 추천 | 희망의 시 | 봄과 조국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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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 즉 위버멘쉬에 대한 사유를 담은 철학적 서사시입니다.

간밤에 이 책을 다시 펼치며, 【너희가 신을 잃었을 때,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어야 한다.】는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늘은 자기극복과 삶의 의미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저자 프리드리히 니체

민음사

2004-01-02

원제 : Also sprach Zarathustra (1885년)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너희가 신을 잃었을 때,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어야 한다.




■ 끌림의 이유


왜 니체일까요?

이 책은 철학서를 넘어 인간의 영혼을 흔드는 사유의 예언서나 다름없습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라는 허구의 예언자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지를 말합니다.

그는 인간은 동물과 위버멘쉬 사이에 걸친 하나의 밧줄이라고 말합니다.

이 문장이 니체 철학의 핵심을 압축합니다.

우리 각자는 아직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는 존재라는 것이죠.

그는 도덕, 종교, 전통이 규정한 선악의 기준을 넘어 자기 내면의 목소리로 살아가는 인간을 그립니다.

다시 읽을수록 느낍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단순히 철학적 선언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스스로 정의하려는 인간에 대한 찬가라는 것을요.



■ 간밤의 단상


밤새 읽다 보면 니체의 언어는 간혹 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뭐랄까, 격렬하고 아름답고 위험합니다.

그는 우리에게 '너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단순한 자기계발의 슬로건이 아닙니다.

모든 기존의 가치와 신념을 의심하고 스스로의 진리를 새로 세우라는 선언이죠.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니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가 자연스레 얽혀 생각났습니다.

니체의 영원회귀와 카뮈의 부조리의 수용은 서로 닮아 있습니다.

삶의 고통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그 고통 자체를 긍정하는 용기!

니체가 말한 예의 철학, 그것이야말로 진짜 삶의 태도 아닐까요?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859109312

『니체 인생수업』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887802601

『니체 입문』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112116725


니체의 사유는 한 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 인생수업』, 『니체 입문』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 또한 그의 철학을 여러 각도에서 마주하며 조금씩 생각의 결을 다듬어가고 있습니다.

곧 『위버멘쉬』로 이어지는 여정도 소개해드릴게요.


오늘은 이 문장을 마음속에 담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살아 있는 자는 사랑해야 한다. 삶 그 자체를, 이유 없이."



■ 건넴의 대상


삶의 의미와 자기극복에 대해 고민하는 분

철학의 언어로 자신을 다시 정의하고 싶은 분

생각하는 독서를 경험하고 싶은 분




KEYWORD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독후감 | 니체 철학 | 인간의 자기극복 | 위버멘쉬 | 삶의 의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읽을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 안에는 신을 넘어서는 인간, 끝없는 자기갱신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니체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진정 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로도 우리는 오늘 하루를 새롭게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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