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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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와 손녀딸의 탐정이야기,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렸을 때 재미있게 봤던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리고 「연애시대」,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적인 작가 박연선이 첫 장편소설을 냈다.


게슴츠레 뜬 눈으로 바라보는 두 명의 여성과 동굴 안에서 발만 빼곰히 보이는 표지는 벌써부터 추리하게 만든다.

첩첩산중 적막강산의 귀양살이를 하게 된 손녀딸 강무순, 할머니인 홍간난 여사와 같이 살게된다.

충청남도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는 88올림픽때도 전화가 개통되는 않았다는 오지중의 오지인데 강무순은 어쩌다 할머니와 같이 살게된걸까?

내막은 이렇다. 할아버지께서 쓰러져서 구급차를 불렀는데 오지 중의 오지라 빨리 도착하긴 했으나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던 것이다.

산골에서 서로만 의지하며 살다 홀로 남은 할머니가 걱정되던 가족들은 어떻게할까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는데 결론은 강무순의 유배였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보니 가족들은 온데간데없고 전화기 옆에 달력을 찢어 만든 메모지 한 장에 '무순아,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라는 글귀와 5만원짜리 10장이 전부였다.

가족과 친척들이 슬그머니 할머니집을 떠날 때 강무순은 그저 퍼질러 자고있었던 것이였다. 그렇게 당분간 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된 강무순 유배사건의 전말이다.

아무것도 없는 산골에서 할 일 없고 심심한 무순이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며 지낸다.

그렇게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할아버지 책장에서 우연히 보물지도를 발견하게된다. 그렇게 보물지도를 들고 보물상자를 파낸 무순은 종가집 외동아들인 꽃돌이와 만나게된다.

알고보니 보물상자는 실종된 꽃돌이의 누나 물건이 들어있었다.

15년 전 실종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꽃돌이 누나, 그리고 황부영, 유미숙, 조예은 이렇게 네 명이 동시에 실종되었는데 미결된 사건이었다.

무순이와 꽃돌이, 그리고 홍간난 여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려한다. 할머니의 활약도 큰 몫을 한다. 나설 땐 나서고 필요하다면 미행까지!

(누가 범인인지 말하면 재미없으니 범인이 누구인지는 생략하겠다.) 어찌되었든 결국 범인은 붙잡히고 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알려지게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할머니와 덩그러니 남겨졌던 손녀딸은 그렇게 할머니와 함께 큰 추억 아닌 추억을 만들게된다.

내가 여태껏 읽었던 추리소설들은 음산함이 가득했었는데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해학적인 부분과 긴장감이 한데 어우려저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처음에 나는 목사 부인을 의심했었다…… 암튼 나름 반전(?)의 결말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뉴스에 한 사건이 터지면 보도되는 딱 결말만 두서없이 받아들이곤 하는데 그게 참 맥락없는 큰 오해를 불러오기도한다. 앞뒤 다 따져보면 그게 아닌데말이다.

나도 외가집에 동생과 함께 지낼 때 보물지도를 참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보물지도에 보물을 표시해놓고 동생이 찾으면되는 그런 놀이를 했었는데 보물 숨기려고 땅을 파헤치다 지렁이와 맞딱뜨려 기겁했던 조그마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찌르륵찌르륵. 저 소리가 귀뚜라미 소린지 다른 벌레 소린지 모르겠다. 밤바람이 서늘해졌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다고 홍간난 여사는 벌써 양말을 찾아 신었다. 올 여름도 다 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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