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네모 안에서 살아간다.

창문도 네모이고, 책도 네모이다. 휴대전화 화면도, 매일 오가는 건물의 창도 대부분 네모난 모양을 하고 있다. 책상 위의 작은 메모지부터 하루의 많은 시간을 들여다보는 모니터까지. 네모는 너무 익숙해서 굳이 눈여겨보지 않는 모양이다.


네모는 반듯하다.

모서리가 있고, 경계가 분명하다.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지 알기 쉽다. 물건을 가지런히 정리하기에도 좋고, 무언가를 담아 두기에도 편리하다. 우리는 어쩌면 그런 반듯함과 편리함 때문에 네모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삶에는 네모처럼 반듯하게 나누어지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

마음은 어느 날 문득 달라지고, 관계는 정해진 선 안에서만 이어지지 않는다. 어제는 괜찮았던 일이 오늘은 서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끝났다고 생각한 일이 오래 마음에 남기도 하고, 무심히 지나친 순간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마음에도 선을 긋고 싶어 한다.

이것은 기쁜 일, 저것은 슬픈 일.

이 사람은 가까운 사람, 저 사람은 멀어진 사람.

어떤 일에는 분명한 이름을 붙이고, 어떤 관계에는 끝이라는 표시를 해 둔다. 그래야 마음도 정리될 것 같아서다.

하지만 마음은 늘 우리가 그어 놓은 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분명 끝났다고 생각한 일에도 마음 한쪽이 머물고, 멀어졌다고 여긴 사람을 뜻밖의 순간에 떠올리기도 한다. 마음속에는 그렇게 쉽게 정리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네모난 창문을 떠올려 본다.

창틀은 분명한 경계를 만들지만, 그 안으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까지 네모난 것은 아니다. 창밖의 계절은 조금씩 바뀌고, 빛이 머무는 자리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창문으로 바라보아도 아침과 저녁의 풍경은 다르고, 어제와 오늘의 마음도 같지 않다.

어쩌면 모든 것을 반듯하게 정리하려 애쓰기보다, 분명한 경계 안에서도 달라지는 것들을 바라보는 일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오늘은 주변의 네모를 조금 오래 바라보고 싶다.

늘 같은 자리에 있던 창문, 손에 익은 책 한 권, 무심코 들여다보던 화면.

모양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 담긴 풍경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장면이 남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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