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분명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돌아보면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펼쳐도 몇 장밖에 읽지 못했고

해야 할 일을 해냈는데도 마음은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것 같고..

분명 어제보다 한 걸음 나아갔는데

나는 아직도 같은 곳에 서 있는 것 같은지 괜히 조급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자꾸 결과를 확인합니다.


얼마나 달라졌는지,

얼마나 많이 이루었는지,

내가 바라던 곳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깁니다.


열 페이지를 읽었다고

당장 인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한 문장을 읽었다고

오늘의 고민이 모두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 페이지를 읽고 다음 페이지를 펼칩니다.

왜일까요?


아마 책은 우리에게 변화가 언제나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장은 읽는 순간보다 며칠 뒤에 더 깊이 마음에 남습니다.

어떤 책은 덮은 뒤에야 비로소 그 의미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는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 삶과 닮아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의 노력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한 일이 오늘 당장 결과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 쓴 글이 오늘 많은 사람에게 닿지 않을 수도 있고

오늘의 작은 노력이 내일의 나를 눈에 띄게 바꾸어놓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쌓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쌓이고 있을 뿐입니다.


한 문장을 읽은 시간이 생각의 깊이가 되고

한 번 더 시도한 경험이 다음 선택의 힘이 되고

포기하고 싶은 날에도 다시 시작한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갑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자주 꽃이 피는 순간만 바라보는 게 아닐까요.

씨앗이 땅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보이지 않는데

꽃이 피고 나면 그동안의 시간을 한꺼번에 알아보게 되니까요.


하지만 꽃이 피기 전에도 분명 무언가는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시간에도 뿌리는 조금씩 깊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 삶이 제자리인 것처럼 느껴진다면,

조금만 더 다정하게 자신을 바라보세요.


아직 원하는 만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시간이 실패한 것은 아니니까요.

아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쌓아온 시간이 의미 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직 멀리 가지 못했다고 해서 길을 잘못 걷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한 변화일 때도 있으니까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날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나의 시간이 조용히 자라고 있다."


이번 한 주도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몇 페이지만 펼쳐보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짧은 문장 하나라도 남겨보고

해야 할 일이 있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세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페이지씩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의 마지막 장에 도착하듯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바라던 곳에

조금 가까워져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나중에 지금을 돌아보게 되면 알게 될지도 모르죠.

그때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던 날들이 사실은 가장 많이 나를 바꾸고 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오늘도 작은 한 페이지를 펼쳐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니까요.

우리에게는 아직 넘겨보지 않은 페이지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또 한 주의 시작입니다.

오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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