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 평일입니다.

월요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왠지 월요일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해봅니다.


긴 연휴가 지나고 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한동안 쉬었던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해야 할 일은 쌓여 있고 미뤄둔 일도 많고

마음속에는 ‘이제 다시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조용히 자리 잡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글을 쓰는 일도 뜸해졌고 한동안 SNS는 열어보지도 않았죠.

아마 상실감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처럼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멈춘 것은 뒤처진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책은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지만

어떤 책은 몇 장 읽다가 한참을 덮어두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다시 펼치면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문장이 이상할 만큼 마음에 들어옵니다.

책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 책을 읽는 내가 달라진 것입니다.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꾸만 다른 사람보다 얼마나 늦었는지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벌써 멀리 가 있는 것 같고

누군가는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루어낸 것 같고

나는 왜 아직 이 자리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삶은 누군가와 같은 페이지를 읽는 일이 아니니까요.

각자에게 주어진 책도 다르고

넘겨야 하는 페이지도 다르고

한 문장 앞에서 오래 머무는 시간도 다릅니다.

그래서 조금 늦게 다시 시작했다고 해서 그 시작이 덜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멈춰 있었던 사람은 다시 걷기 시작하는 순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도 합니다.

작은 일 하나를 해냈을 때의 기쁨, 다시 책을 펼쳤을 때의 반가움, 오랜만에 글을 쓰고 나서 느끼는 묘한 안도감.

그런 것들은 한 번 멈춰본 사람에게만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10월에는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기보다 앞으로의 페이지를 조금 더 오래 바라보세요.

지난달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만회하려 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책 한 권을 펼치고 한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을 쓰고,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마음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는 것.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몇 페이지를 읽었는지만 기억하지 않듯,

삶에서도 얼마나 빨리 갔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닐 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다시 읽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늦은 계절이 없다. 다시 펼친 페이지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10월은 이제 막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지난달에 조금 부족했다고 느꼈다면 이번 달에는 조금 더 해보면 됩니다.

한동안 멈췄다면 다시 걸으면 됩니다.

오래 책장을 덮어두었다면 오늘 한 페이지를 펼치면 됩니다.

시작은 언제나 생각보다 작은 모습으로 찾아오니까요.


10월의 첫 평일.

우리도 다시, 우리의 속도로 한 페이지를 넘겨봅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달을 돌아보았을 때, "참 열심히 살았구나."보다 "그래도 다시 시작했구나." 그렇게 기억할 수 있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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