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의 힘
저자 : 팀 마샬
출판사 : 사이
출간 : 2016.08.10
원제 : Prisoners of Geography
장르 : 사회과학 > 지리학/지정학 / 역사 > 세계사
키워드 : 간밤에읽은책, 지리의힘, 팀마샬, 지정학책추천, 세계사추천도서, 국제정세이해, 인문교양서, 사회과학책추천, 지리와역사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뉴스를 보다 보면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이 반복됩니다.
왜 그 나라는 늘 그 자리에 분쟁이 있고 왜 어떤 국가는 유독 강대국의 손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간밤에 『지리의 힘』을 다시 읽으며 그 질문들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와 리뷰를 다시 작성해봅니다.
의지나 이념 이전에, 우리가 딛고 선 땅이 이미 많은 것을 결정해두었다는 사실에 대해서요.
지도 위에서 드러나는 운명
이 책은 세계를 10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하지만 읽다 보면 국가별 분석서라기보다 지도 위에 새겨진 인간의 선택과 한계에 대한 기록처럼 느껴집니다.
산맥은 장벽이 되고 바다는 기회가 되며 평원은 침략의 통로가 됩니다.
저자는 전쟁, 외교, 경제 갈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지리 속에 예고되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정치적 판단이라고 불러왔던 것들조차 사실은 지리의 조건 속에서 나온 반응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국이라는 지리
이번에는 한반도를 다루는 장에서 유독 오래 머물렀습니다.
특히 한국은 늘 선택의 주체이기보다는 경유지로 불려왔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천연 장벽이 적고 대륙과 해양 사이에 놓인 이 땅의 위치가 역사 내내 반복되는 긴장을 불러왔다는 설명은 익숙하면서도 씁쓸했습니다.
우리가 왜 늘 국제 정세의 한복판에 놓이는지, 왜 외교와 안보가 일상의 언어가 되었는지, 그 이유가 감정이 아니라 지형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습니다.
이념은 변해도 땅은 남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이념은 바뀌지만 지리는 남는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유럽의 통합과 분열, 러시아의 불안, 중국의 바다에 대한 집착,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조건들까지.
시간이 흐르고 체제가 바뀌어도 강과 산, 해협과 평원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인간의 선택을 제한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미래 예측서라기보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간밤에 읽은 책, 지리의 힘
『지리의 힘』을 읽고 나면 세상이 단순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누군가의 결정이 무모해 보일 때도, 어떤 갈등이 끝없이 반복될 때도 그 배경에 놓인 땅의 모습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믿으며 살아가지만 사실은 선택지 자체가 지리에 의해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이민 단속 중이던 연방 요원에 의해 또다시 시민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논란이 가중화되는 이유는 공개된 영상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는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전과도 없는 중환자실 간호사였습니다.
전직 대통령들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낼 정도로 미국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디에 태어나고 어떤 법과 어떤 공포가 일상이 된 땅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그 조건이 개인의 삶과 죽음까지 좌우하는 현실을 우리는 얼마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말입니다.
폭력이나 갈등은 갑자기 생겨나는 게 아닙니다.
그 배경에는 늘 지리와 역사 그리고 오래 방치된 구조가 있었습니다.
뉴스 속 한 줄의 사건이 지도 위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반복되어 온 장면이라는 것이죠.
『지리의 힘』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게 만들기보다는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를 조금 더 차분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분노보다 이해를, 단정 대신 질문을 남기게 하는 책이기에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세계사와 국제 정세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지정학, 지리와 정치의 관계에 관심 있는 분
『지리의 힘』은 답을 주기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좌표를 하나 더 건네는 책입니다.
간밤에 이 책을 덮으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 역시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읽는 눈은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요.
오늘 하루, 지도를 한 번 떠올리며 뉴스를 바라보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조용히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