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 - 스토아 철학으로 배운 이 세상을 수영하는 법
정강민 지음 / 들녘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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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

저자 정강민

들녘

2025-08-14

에세이 > 한국에세이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책 소개


세네카와 수영장이라니, 낯설지만 매혹적인 조합입니다.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고대 철학자인 세네카의 지혜와 연결시켜 사유하는 특별한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수영이란 행위를 불편함을 견디며 내면의 평정을 찾는 과정에 비유하였습니다.

그리곤 수영장이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불안, 욕망, 멈춤, 휴식의 순간들을 철학적으로 풀어냅니다.

제목이 암시하듯, 인생의 깊은 질문을 수영장 물 온도를 묻듯 가볍고 편안하게 던지는 것이지요.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가 던진 사유를 오늘의 일상에 겹쳐보면 철학은 먼 이론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가기 위한 방법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 문장으로 건네는 사유


천국은 멀리 있지 않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내면의 평온 '아타락시아(Ataraxia)'가 바로 이것이리라.



세네카는 말했다. "인간의 경향은 훈련으로 극복하지 못할 정도로 확고하지는 않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자유를 구하려면 훈련해야 한다. 자신을 통제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권위에 복종해야 한다. 두려움에 직면하는 것이 욕구 불만을 극복하고, 우리가 원하는 자기 이해와 탄력성, 인내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계발하는 것을 도와주는 단 하나의 방법일 때가 많다고, 스토아 철학은 말한다.



우연히 지혜로워지는 사람은 없다. 세네카의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살아간다. 삶이 멈추면 배움도 멈추고, 배움이 멈추면 삶도 정지한다.



많은 사람들이 외부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면 심리적 평온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삶의 문제는 끊임없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의 목표는 모든 문제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속에서도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데 있다. 수영에서 여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스토아 철학이 추구하는 내적 평정을 얻는 여정과 닮았다. 여유란 두렵지 않을 때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수영이든 삶이든 마찬가지다. 우리는 평생 살며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힘을 기르고 내적 평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실패하든 성공하든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누리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가 그리는 완벽한 모습과 실제 모습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우리는 발전하고 있다.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에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오랜만에 보는 친척의 갓난아이처럼 훌쩍 성장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두려움이 낯선 상황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잘 모르는 것 앞에서 위축되기 마련이다. 무지는 두려움의 근원이 된다.



수영은 본질적으로 리듬 운동이다. 일정한 호흡, 팔과 다리의 조화로운 움직임이 물살을 가르는 추진력이 된다. 이 리듬을 깨뜨리는 가장 큰 적이 바로 ‘조급함’이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 남보다 앞서고 싶은 욕심은 호흡을 가쁘게 하고 동작을 흐트러뜨린다. 이는 비단 수영장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거대한 수영장과 같아서, 저마다의 리듬을 찾아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종종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돌아간다’기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리듬을 회복해야 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서 두르지 않고 자신의 박자에 맞춰 한 걸음씩 내딛는 것, 그것 이 바로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완성해 나가는 가장 깊고도 강한 힘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루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저항’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너무 커 보이 는 목표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첫걸음 내딛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었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한다. 나는 이불 속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려고 태어난 존재인가? 그는 로마 황제라는 권력을 가지고도 안락한 침대 속에 머무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겼다.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노력하고, 그 가치를 삶에 반영하며, 타인에게 모범을 보이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이 점을 강조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이렇게 말한다. “현재를 살아라.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수영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음번을 기약하기보다는, 지금 이 한 번을 최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수영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마음으로 물속에 뛰어든다.





■ 책 속 메시지


삶의 무게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낸 기대에서 비롯되며 만족은 욕망의 크기를 줄일 때 찾아옵니다.

또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철학은 우리 곁에 살아 있습니다.

책은 우리에게 철학은 먼지 쌓인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매일의 호흡 속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저자가 수영장에서 느낀 물결의 감각이 우리가 살아가는 리듬과 닮아 있죠.





■ 하나의 감상


새벽녘,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제 안에서 질문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틸까라는 질문이 오늘 하루를 어떻게 누릴까로 변해 있었던 겁니다.

저자에게 수영장이 철학의 공간이었다면, 제겐 서재가 그렇습니다.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향기 속에서 세네카의 말처럼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삶의 무게는 여전하지만, 책을 통해 그 무게를 다르게 바라볼 힘을 얻었습니다.

독서란 결국 나만의 수영장이 아닐까요? 잠시 머물고 가볍게 호흡하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하나의책장]을 오래 찾아주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가 20대 초반에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책을 읽었다는 것을요.

그러다 연이어 겪은 몇몇 사건에 크게 무너졌고 어느 날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펑펑 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제게 자기계발서보다 인문·철학서를 더 읽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제 독서의 방향은 크게 달라졌고 인문학과 철학을 통해 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많은 철학책을 읽으며 제가 얻은 깨달음은 단순합니다.

철학은 정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삶 속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길어 올리게 하는 동반자라는 것!

무겁게만 느껴지는 철학은 사실 우리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습니다.

세네카의 스토아 철학, 에피쿠로스의 사유, 동서양의 고전들이 오가는 이 책은 결코 딱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의 무게와 가벼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애쓰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때로는 수영장 물에 발을 담그듯 망설이고, 때로는 잠수하듯 깊이 빠져들며 우리는 하루를 살아냅니다.

『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는 철학이 곧 삶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일깨워줍니다.



■ 건넴의 대상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철학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분

지금의 삶 속에서 사유의 시간을 갖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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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 씨, 오늘 수영장 물 온도는 좀 어때요?』는 작은 일상 속에서 철학을 발견하게 하는 따뜻한 책입니다.

철학적이면서도 편안한 문장 속에서 나의 삶 속 작은 철학은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작은 수영장 같은 공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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