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탄탱고

저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알마

2018-05-09

원제 : Satan's Tango (1985년)

소설 > 동유럽소설




희망은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걸어야 한다.




■ 끌림의 이유


『사탄탱고』는 인간 존재의 부패, 희망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끝없는 순환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뭐랄까, 인간의 내면, 공동체의 붕괴, 시간의 무의미함은 끝없이 이어지는 한숨의 향연과도 같습니다.

한때 번성하였지만 폐허가 된 헝가리의 한 농장 마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구조되지도, 구원받지도 못한 채 삶의 진창 속을 헤매게 됩니다.

그들에게 사탄탱고는 절망 속에서도 춤을 멈추지 않는 인간의 아이러니한 본능을 상징하죠.

탱고의 리듬처럼 한 발 나아가면 다시 두 발 뒤로 물러서는, 그 무력한 반복이 바로 인간의 실존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버티는 걸까요?

희망이 없어도 우리는 왜 여전히 내일을 향해 걸어가는 걸까요?



■ 간밤의 단상


2025년 노벨문학상의 영예의 주인공은 바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입니다.

소설가인 그는 현대 헝가리 문학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오랜만에 꺼내들었습니다.

읽으신 분들은 아시죠?

난해한 문장들을 받아들이며 읽으려 하니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둔 책이었는데 이번에 수상 소식을 듣고 다시금 읽어보니 이러한 특색있는 문체와 생각때문에 노벨문학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새벽 5시, 긴 문장을 따라가다보니 마치 제가 그 황량한 마을의 한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지만 멈출 수도 없는 그 상태.

저자는 바로 그 멈출 수 없음의 인간학을 그려냅니다.

『사탄탱고』의 세계는 잿빛과 같습니다.

희망은 부식되고 믿음은 사라지고 인간은 서로를 이용하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속에는 끝내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바로 탱고! 멈출 수 없기에 춤을 추는,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살아 있는 움직임이죠.

읽고 나면 묘한 후유증이 남습니다.

어쩌면 『사탄탱고』는 구원 없는 세계를 말하지만, 그 구원이 없는 세계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걸으며 사랑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 연약한 반복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라 희망이 없더라도 걸어야만 하기에, 오늘도 하루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인간의 의지 아닐까요?



■ 건넴의 대상


무력감과 공허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분

절망의 끝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분

2025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읽고 싶은 분




KEYWORD ▶ 사탄탱고 독후감 |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 노벨문학상 2025 | 동유럽문학 | 실존 | 절망과 구원 | 인간의 의지

『사탄탱고』는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서 피어나는 마지막 온기를 보여줍니다.

절망의 끝에서도 희망을 묻는, 그래서 더 인간적인 문학으로 칭송받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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