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서정주 시인의 대표작, 「국화 옆에서」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 해설 및 주제 분석
「국화 옆에서」는 국화 한 송이를 노래하는 듯하지만 그 안에는 성숙, 기다림, 고통의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반복과 대조를 통해 서정적 리듬을 만들고 소쩍새, 천둥 같은 자연의 이미지가 꽃이 피기까지 거쳐야 할 고난의 단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쩍새의 울음은 기다림과 애타는 시간, 천둥과 먹구름은 더 거친 시련을 암시합니다.
특히 마지막 연의 【무서리】는 성숙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추위와 상처를 상징하며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라는 고백은 그것을 지켜본 화자의 내적 동요를 담아냅니다.
■ 하나의 감상
이 시를 읽을 때면 기다림의 계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노력과 기다림은 지루하고 외롭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 하나의 빛나는 순간을 만든다는 믿음을 시가 조용히 확인시켜줍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을 보면 성장이란 단순한 축복이 아니라 때로는 통증을 동반한 과정임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가 겪는 좌절, 외로움, 실패 같은 고통들은 결국 나만의 국화를 피우기 위한 밤샘 같은 시간이 아닐까요?
오늘 여러분이 겪는 지연과 인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이 시의 한 구절을 떠올려 보세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언젠가 당신의 꽃을 피우리라는 믿음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 건넴의 대상
삶의 성숙과 기다림에 대해 사유하고 싶은 분
한국 현대시의 서정성과 상징을 음미하고 싶은 분
♥
KEYWORD ▶ 서정주 시 해설 | 국화 옆에서 감상 | 한국 현대시 추천 | 시 독후감
「국화 옆에서」는 국화를 매개로 기다림과 성숙의 의미를 노래하는 서정시입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으로 삶의 고단함이 어떻게 아름다움으로 결실되는지를 조용히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