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맡겨진 소녀
저자 클레어 키건
다산책방
2023-04-26
원제 : Foster (2010년)
소설 > 아일랜드소설
조용히 건네진 친절이 삶을 바꾸기도 한다.
■ 끌림의 이유
가난 때문에 먼 친척 집에 맡겨진 한 소녀, 낯설고 차가울 수 있었던 그 집은 차츰 따뜻한 품이 되어갑니다.
저자는 직접적인 설명이나 화려한 감정 표현 대신 차 한 잔을 건네는 손길, 무심히 챙겨주는 일상의 작은 배려 같은 장면으로 사랑을 보여줍니다.
화자인 '나'가 어린 소녀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며 짧은 문장과 담백한 표현 속에 묻어난 애정은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 간밤의 단상
아일랜드 농촌의 여름날, '나'는 곧 태어날 아이로 인해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집니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한 공간에서 '나'는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집과는 전혀 상반된 이 집에서 사랑과 따뜻함을 난생 처음 겪으려니 마냥 어색하기만 한 것이죠.
그러나 어른들의 세심한 돌봄과 조용한 존중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받는 경험을 합니다.
그러나 그 집 또한 비극의 그림자를 간직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소녀는 타인의 고통과 상실까지 함께 바라보게 됩니다.
소설은 아이의 눈으로 본 성장과 가족을 넘어선 돌봄의 의미 그리고 침묵 속에 전해지는 애정이 섬세하게 담겨 있습니다.
특히 말보다 더 깊이 전해지는 손길 하나, 눈빛 하나에 의해 사람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맡겨진 순간을 통과하며 살아갑니다.
어린 시절에는 가족에게,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와 타인에게 기대며 살아가죠.
그 과정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성장하게 하는 건 결국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임을 책은 차분히 일깨워줍니다.
또한 우리는 종종 작은 친절의 힘을 잊고 살아가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조용한 배려와 눈길은 그 사람의 삶을 바꾸는 기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누군가의 하루를 붙들어주는 건 거창한 말이나 큰 행동이 아니라 그저 곁에서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 건넴의 대상
잊고 지낸 사소한 친절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은 분
따뜻한 시선이 담긴 문장을 좋아하는 분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을 찾는 분
♥
KEYWORD ▶ 맡겨진 소녀 독후감 | 클레어 키건 소설 리뷰 | 짧은 소설 추천 | 아일랜드 문학
『맡겨진 소녀』는 맡겨진 한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배려와 사소한 친절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짧지만 깊은 울림의 소설입니다.
저자의 또다른 작품인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함께 꼭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