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경제는 어디에나 있다. 관심을 기울이고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보인다. 친구들은 우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유아차를 물려준다. 내 친구 하나는 끝내주는 라사냐를 만드는데, 혼자 먹기엔 너무 많아서 언제나 나이 지긋한 이웃에게 나눠 준다. 내게 남아도는 것은 책이다. 사람들이 늘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넘기면, 때로는 마지막 장을 넘기기도 전에 친구에게 책을 넘겨준다. 당신도 그러길 바란다. 이 단순한 행위가 선물 경제의 핵심이다. 돈은 전혀 오가지 않는다. 어떤 형태로도 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책은 쓰레기 매립지에 처박히지 않았으며 친구와 나는 유대감과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내어줌의 행위는 호혜성의 물꼬를 튼다. 이것은 서비스베리님이 하는 일과 별로 다르지 않다.


– 로빈 월 키머러,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 하나의 사유


저자는 나눔이 대단하고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라사냐 한 조각, 읽은 책 한 권, 조금 남은 정성과 마음.

그리고 그것이 돈과 맞바꾸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 기브 앤 트러스트인 것이지요.


요즘은 자신이 손해 보는 건 아닌지 먼저부터 걱정이 앞서는 시대인데 이 책이 당신을 떠올리게 했다는 이유 하나로 건네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유대와 신뢰의 씨앗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누는 마음이 불러오는 이 연결감, 이 작은 선순환의 움직임이 어쩌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문장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조용히 건네주세요.

말 한 줄, 문장 하나가 누군가의 오늘을 다르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한 문장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당신의 일요일에 이 조용한 사유가 잔잔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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