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인의 시 「초혼」,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김소월 시인의 「초혼」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져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해설 및 주제 분석


김소월의 「초혼」은 닿을 수 없는 이를 향한 애끓는 그리움의 시입니다.

특히 반복되어 표현되는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단순한 호출이 아니라 존재를 기억하고 소환하고자 하는 시인의 슬픈 의지를 나타냅니다.

사랑과 상실의 극한을 보여주는 그의 언어는 절규에 가깝고 그 절규는 한 시대의 감정을 넘어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 이름 하나로 얼마나 깊이 아프고 얼마나 오래 사랑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지요.



■ 하나의 감상


사랑은 결국 이름을 남깁니다.

부르지 않아도 떠오르고 부르면 그립고 또 부르지 않으면 잊혀질까 두려움까지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움의 시'하면 단연 김소월 시인부터 떠오르게 합니다.

(학창시절때부터 느꼈지만, 시 하나에 그리움과 애절함을 어쩜 이렇게까지 녹일 수 있는지.. 읽을 때마다 감탄합니다.)

「초혼」은 존재와 기억을 붙잡고 있는 영혼의 독백입니다.

죽을 만큼의 절절한 마음을 품고선 그 이름을 계속해서 부르죠.

그가 사랑한 사람, 그 사람이 남긴 이름 그리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 말없는 그리움.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속에서 부르고 싶은 이름이 있다면 그 이름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움은 잊혀짐보다 더 깊은 사랑의 증거니깐요.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오늘, 당신은 누군가의 마음을 데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엔 조지훈 시인의 「승무」를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당신이 지켜온 믿음과 고요한 다짐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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