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짜릿함보다는 안도감에, 특별함보단 일상적임에 더 가깝다. 아무 탈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아픈 곳 없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어서, 희망은 없어도 절망도 없이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 게 지금의 내 삶이다. 누군가는 그토록 조용한 인생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냐고 묻겠지만, 물론.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니까. 기쁜 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하루니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간 이 조용한 하루들은 우리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이니까.
– 태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하나의 사유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저도 모르게 조용했던 오늘이 떠올랐습니다.
별일 없이 흘러간 하루, 그저 스쳐간 듯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나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기쁜 일은 없었지만 그만큼 눈물 날 일도 없었던 오늘.
원하는 건 이루지 못했지만 큰 상처도 없었던 하루.
조용함은 무미건조함이 아니라 어쩌면 삶이 나를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희망을 소리내어 말하지 않아도 절망 앞에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그저 조용히 하루를 버틴 나에게 조용히 말해봅니다.
고생했어, 잘하고 있어!
♥
이 문장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조용히 건네주세요.
말 한 줄, 문장 하나가 누군가의 오늘을 다르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한 문장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당신의 일요일에, 이 조용한 사유가 잔잔히 머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