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정말 눈부시지 않나요? 이런 세상, 이런 아침이 정말 사랑스럽지 않으세요? 전 개울이 여기까지 웃으면서 오는 소리가 들려요. 아침이 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 아니에요? 화창한 아침이라 정말 기뻐요. 하지만 전 비 내리는 아침도 정말 좋아해요.그래도 고통을 견디기에는 화창한 날이 더 좋아요."
–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 머리 앤』
■ 하나의 사유
일요일 오후, 조용한 서재에서 앤의 목소리가 흘러옵니다.
세상의 모든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마치 숲길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문장이었습니다.
삶이란, 어느 날은 비 내리는 아침 같기도 하고 화창한 아침 같기도 합니다.
앤은 이 둘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고통이 있을지라도 그것을 견디는 날이 화창하다면 더 나을 수 있다는 태도가 얼마나 따뜻하고 성숙한 마음인가요.
가끔은 아무 일도 바뀌지 않았는데 아침 햇살 하나에 기분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앤처럼요.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각자가 가진 문제는 여전하지만, 그 모든 것들 위로 햇살이 내려앉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 문장은 좋은 날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그 좋은 날이 우리를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지금 저의 이 평범한 하루도 누군가의 시선엔 충분히 눈부신 풍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앤처럼 아침 햇살을 반기고 바람을 느끼며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
오늘, 이 문장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조용히 건네주세요.
말 한 줄, 문장 하나가 누군가의 오늘을 다르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엔 조금 더 따뜻하고 단단한 한 문장으로 다시 찾아올게요.
당신의 일요일에, 이 조용한 사유가 잔잔히 머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