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의 빛
저자 장자크 상페
열린책들
2024-07-15
원제 : Vacances
에세이 > 외국에세이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리듬으로, 자신만의 빛을 좇아 살아간다.
■ 책 속 밑줄
상페의 인물 _자크 레다(시인)
상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상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일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사람은 예술에 있어 정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하게 완벽성에 도달했으면서도, 그러한 완벽성에 관해 스스로 미안하다는 태도를 보이는 그 무엇도 좋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페가 유머러스한 데셍 기법을 완벽하게 구사한다고 여긴다면 그건 착각이다. 물론 그가 그런 기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건 맞지만, 이 말은 그가 보여 주는 예술의 성격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뉘앙스를 줄 필요가 있기에 그렇다는 뜻이다.
상페의 그림에는 미진한 무언가,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데, 그 망설임을 예술가 자신의 망설임이다. 그는 주저하는 마음을 감추려 하지 않고 등장인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간결한 공간 속에 그대로 드러낸다. 고작 몇 개의 선, 암시적인 몇몇 디테일을 통해 표현되는 상페 데셍의 이면은 철학자나 사회학자, 소설가의 이면이면서 동시에 나무랄 데 없는 시적 세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시인의 이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끌림의 이유
『여름의 빛』은 그의 삶과 그림 그리고 내면의 리듬을 따라가는 에세이이자 회고록입니다.
저자는 말보다 선으로 소리보다 여백으로 이야기하는 작가입니다.
복잡한 설명 없이 그림과 짧은 문장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움직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필요한 건 말로 다 채울 수 없는 감정의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 간밤의 단상
책을 덮고 나니, 제 안에도 여름의 빛 같은 순간이 있었음을 문득 떠올렸습니다.
뜨겁거나 눈부시지 않아도 조용히 나를 감싸주던 그런 잔잔한 시간들을요.
상페는 그 기억들을 조용히 꺼내 보여줍니다.
그 안엔 어린 시절부터 말없이 스쳐간 사람들, 잊혀진 풍경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나 자신이 함께 들어 있죠.
마음을 부여잡고는 있는데 조급함과 답답함이 제 자신을 망치고 무너뜨릴까 싶어.. 사실 두렵습니다.
눈부신 태양과 푸른 바닷빛이 맴도는 여름을, 아직 맞이할 준비는 되지 못합니다.
아직은 눈이 녹아 봄이 오길 기다리는 겨울에 머물러 있기에.
그래서인지 『여름의 빛』은 읽는 내내 덥기보단 따스하고 시원했으며, 소란하지 않아 더 깊고 가볍지 않아 그 여운이 제겐 너무나 깊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잊혀진 기억의 결을 조용히 되짚고 싶은 분
자신의 리듬대로 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한 분
장자크 상페의 그림과 세계관을 사랑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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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