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탄생
저자 사이먼 윈체스터
인플루엔셜(주)
2024-08-30
원제 : Knowing What We Know
역사 > 역사학
역사 > 문명 > 문화사
행복의 에너지가 가득한 이 학교들에서는 활기가 넘쳤다. 교문에 들어서서 모래가 깔린 운동장을 가로지르기 전부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농촌에서 동틀 무렵 외양간에 있던 소 떼를 몰고 들판으로 나가는 "소 떼 흙먼지 시간"으로 불리는 선선한 이른 아침, 아이들의 발걸음으로 길에 흙먼지가 일었다. 친구들과 놀거나 수업에 들어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북적북적했다. 아이들은 옅은 파란색과 노란색이 들어간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변화된 삶을 즐기고 있었다.
지식이 철가루라면 호기심은 자석이며, 호기심의 끌어당기는 힘은 적어도 몇몇 사람들에게는 네오디뮴으로 만든 것만큼 강력하다. 호기심은 스펀지나 중력처럼 불가피한 힘으로 앎의 요소를 끌어당겨서 결국 앎을 얻는 모든 사람을 변화시킨다.
교육이라는 영어 단어 ‘education’은 ‘기르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educare’와 ‘이끌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educere’의 합성어다. 간단히 말해서 교육은 모든 인간 사회의 성인 구성원이 다음 세대를 양육하면서 그들이 가장 좋은 삶의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키워내기 위해 자신들의 지식을 전달하려는 시도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자신들과 똑같이 취약한 상태였던 인도의 생각에 동참해 서구 지식의 일부 요소는 우월하며 당시 지식 중 최고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음을 은근하고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그런 뒤에 모두 서양의 지식을 받아들였다. 각 민족은 신성한 산스크리트어 문헌, 유고의 전통적 가르침, 일본 고대 불교의 건축과 미술 등 각자의 핵심적인 문화를 높이 받들어 일종의 '명예 지식'의 지위로 승격했다. 그런 뒤에 빠른 속도로 근대화하는 세계에 재빨리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모든 지식의 원천이었던 나라들을, 그것도 그 나라들이 사용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이기는 진정한 역사적 아이러니를 보여주었다. 서양의 지식은 가장 대단한 상전벽해가 일어나도록 만든 촉매제였으며, 그 시작을 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지식이 여기 있다." 비록 의미상 미세하게 모호한 측면이 있지만, 이 말은 우리가 확실히 인식하는 도서관의 근본적인 신념이다.
기본적으로 이 모든 일은 하인리히 힘러가 10월 17일 베를린에서 열린 나치 친위대 장교 회의에서 악명 높은 선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힘러 친위대장은 나치 점령군에 헛되이 맞섰던 폴란드 저항군의 63일간의 바르샤바 봉기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이렇게 선언했다. "이 도시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 돌 하나라도 남겨선 안 된다. 모든 건물을 흔적 없이 허물어버려야 한다."
두루마리 문서는 귀중하고 찢어지기 쉬운 물건이어서, 세워서 보관해야 하는지 아니면 알렉산드리아도서관처럼 옆으로 뉘어서 보관해야 하는지를 두고 사서들 사이에 종종 논쟁이 벌어졌다.
신문은 곧 자유로운 세계 사회의 필수요소가 되어, 이후 400년 동안 특정 상품(즉 뉴스거리)을 모으고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지식과 뉴스의 관계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식의 정의는 플라톤이 이미 오래전에 제시한 바 있지만, 뉴스는 정확히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담배가 자유의 횃불이라는 인식은 며칠만에 자유의 불빛으로 떠올라, 남성들에게는 자유의 여신상 횃불과 마찬가지로 성적 두려움을 진정시키고, 여성들에게는 평등과 정의를 향한 작은 발걸음을 내디딘다는 생각을 단번에 심어주었다. (…) 그때부터 1964년 이후 흡연에 대한 유행이 사라지기 시작할 때까지 여성들은 남성들만큼이나 담배를 많이 피웠고 담배 회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다.
힐앤놀튼은 약 1200만 달러의 보수를 받고, 1차 세계대전에서 큰 효과를 거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본 전략인 잔학 행위, 그중에서도 특히 아기와 관련된 잔학 행위를 이용했다. 어린아이가 끔찍한 일을 당했다는 사연이야말로 가해자를 영원한 선전의 지옥에 빠트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구글 효과, 또는 이제는 시리 효과라고도 불리는 현상은 뇌를 좀먹는 것으로 생각하든 지성을 다듬어 더 좋게 만드는 수단으로 생각하든, 명백히 우리 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쪽인지는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기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다.
세계 역사에서 이런 사건을 굳이 더 많이 들추지 않더라도, 결정을 내릴 때 지혜가 어느 정도 적용됐는지는 그 결정이 무언가를 건설했는지 또는 파괴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간단하고 어쩌면 쉬운 결론을 제안할 수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는 시간과 계획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무언가를 허무는 것은 언제나 빠르고 지저분하며, 생각할 필요가 훨씬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