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의 일생 - 오늘이 소중한 이야기 (양장본),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1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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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의 일생

저자 마스다 미리

새의노래

2024-03-11

원제 : ツユクサナツコの一生

에세이 > 외국에세이






평범하지만 투박하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위트 넘치는 짧은 말들이 가득한 마스다 미리 작가의 작품들.

그녀가 그려낸 세계 속 주인공,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의 오늘이 소중한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쓰유쿠사는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도넛 가게에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집에서 「화과자 가게의 하루코」라는 만화를 그리고 있지요.



【화과자 가게의 하루코】


아빠도 아빠지만 엄마도 그래. 이제 일 그만두면 안 돼?

그러게.

그래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해야지. 용돈벌이도 되고.

하지만 조금 있으면 엄마도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야.

그래.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할게.

그건 그렇고. 지금 일하고 있는 실버타운은 고급스럽더라. 각각 개인 방도 있고 부부가 같이 쓰는 방도 있고. 식사도 제대로 나와. 요리사가 있으니까.

나중에 거기 들어가면 할인해줘?

할인해줘도 못 들어가! 보통 사장 정도는 했던 사람들밖에 없어.

평상시에 입는 스웨터 하나도 얼마나 고급스러운지~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부자와는 완전 차원이 달라. 진짜 부자는 이런 사람들이구나 한다니까.

빙수에 비유하자면 꿀이 듬뿍 올려진 꼭대기 사람들이네.

우리는 산기슭의 하얀 부분이고? 아하하. 우리는 뭔가 노력이 부족했던 걸까.

아니. 엄마는 열심히 살고 있잖아.

그런가? 하하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고맙다. 너도 팥 삶느라 덥고 힘들지?



【화과자 가게의 하루코】


아, 그러세요? 손님은 이곳에 종종 들러 주셨어요.

그런가요?

네! 늘 콩가루 오하기랑 참깨로 두 개씩 사셨어요.

……

찾았다!! 아빠! 혼자 외출하시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요전에도 길 잃어버리셨으면서. 왜 그래~ 죄송해요. 아버지가 좀…

아버님은 저희 단골이세요! 또 언제든 들러 주세요. 고맙습니다. 아버님, 제가 아버님을 잘 아니까 안심하세요. 괜찮습니다!

……

얼마나

얼마나 불안한 마음일까. 자신을 잃어간다는 것.

과거가 희미해진다는 것.

두렵지 않을 리가 없어.

그래도 그건 절대 미안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야.



쓰유쿠사가 그리고 있는 「화과자 가게의 하루코」는 그녀가 경험했던 모든 일상들을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쓰유쿠사와 아빠의 대화가 인상적인 부분이 많았답니다.





참고로 작품의 시간적 배경이 코로나 시기이기에 만화 속 주인공들 모두가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 버렸습니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하고 많은 이들이 작별 인사도 못한 채 목숨을 잃다 보니 모두가 패닉에 빠졌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장기화로 접어들다 보니 모두가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시기였지만 결국 마침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을 걷고 있더라도 결국 마침표를 찍고 빛을 보게 되지요.

주어지는 선택지가 많다면 그 또한 운이지만, 운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딱 붙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과거와 미래보단 현재에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교훈 삼고 미래에 성취할 일을 계획하며 가장 중요한 오늘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사는 것!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매일매일이 쌓이다 보면 자신의 암흑도 결국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겁니다.


가볍게 읽으려고 펼쳤던 에세이인데 지금 시기에 많은 깨달음을 줘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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