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렇게 보여지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있으니 바로 편견입니다.
가난한 멕시코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 또한 백인들이 멕시코인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을 피할 순 없었죠.
미디어 속 멕시코 여성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 진다고 합니다.
얌전하거나 혹은 문란하거나.
다 괜찮아지겠지
저자는 대학 시절 3년 내내 부모님 집에서 기차로 통학하게 됩니다.
파트타임으로 벌던 임금으로는 기숙사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깐요.
그러다 4학년이 되기 전 여름방학 동안 멕시코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는데 대학 마지막 해를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년간 만난 남자친구가 갑자기 사랑하지 않는다고 통보하더니 한 백인 여자애와 금세 사귄 것이죠.
이를 보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그녀는 멕시코 전역을 돌다 어느 해변에서 만난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몇 주간을 그렇게 놀다 술을 많이 마셔 췌장염에 걸리게 됩니다.
이제 와서 부모님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려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졌지만 스물 한 살이나 먹었으니 그해 초 짐을 싸 친구집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옛날 사람 그 자체였던 저자의 부모님은 이 나이에 결혼하지 않은 채로 집을 나갔으니 노발대발하였고 딸 역할을 거부하고 싶어서 나간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한 달에 200달러를 내며 친구 집의 빈방을 썼지만 워낙 허름하다 보니 부엌의 이미지는 고통과 절망 그 자체였죠.
저자는 이 시기를 애정을 담아 잡년의 해라 부르며 시험 전날에도 파티와 술자리가 있다면 입고 있는 잠옷을 벗어 던지고 나가기 바빴습니다.
그런 그녀가 질염에 걸리게 되는데 병원에서는 단순 질염이라고 했지만 그렇기엔 낫지 않는 병과도 같았습니다.
몇 달 동안 먹었던 약과 치료가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는 설탕과 탄수화물 과감히 끊게 됩니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가고 다시온 봄, 낫지 않는 질염의 원인이 당뇨병 혹은 HIV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마음 졸이며 HIV 검사를 하게 되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게 됩니다.
대학의 마지막 해, 보험 중개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버티며 궁색한 생활을 지속했지만 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던 저자는 무엇이든 열심히 해 파이 베타 카파에 선발되었고 대학생 문학상 시 부문에서 수상하게 됩니다.
또한 우수 학생 특별 교육에 참여해 우등생으로 졸업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나, 에리카 산체스는 마드리드로 간다."
늦은 봄 무렵, 아직도 낫지 않은 질염으로 고생중이던 그녀가 인터넷에서 본 방법대로 티트리 오일로 질염을 세척하게 되는데 엄청난 통증에 다시 병원을 찾게 됩니다.
헤르페스라는 진단을 받고 스스로 더럽다고 자책하던 그녀는 의사의 오진임을 알게 되고 한시름 덜게 됩니다.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적인 외음부 통증인 외음부 전정염 진단을 받고 무료 침술원까지 추천받았지만 통증을 막을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6월 초, 드디어 저자는 졸업하게 됩니다.
몇 주 후면 스페인에 가는 그녀는 어느 날 레게 클럽에 가게 되는데 한 남자를 알게 됩니다.
파키스탄에서 온 이민자에 열 살이나 많은 그의 이름은, 압둘.
그녀의 생활 방식을 불쾌해 할 정도로 그는 독실한 무슬림이었는데, 이때 저자가 그에게 탐욕스러운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렇게 여름 내내 싸우고 몸을 맞대며 보냈는데, 어느 순간 그에게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결국 드러맞게 됩니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알고 지내던 파키스탄계 미국인 여성과 계약 결혼을 했는데 실수로 상대를 임신시켜 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무엇보다 아내는 조현병을 앓고 있어 헤어지기 어렵다고.
저자를 음탕한 여자라고 비난하면서 스페인에 가지 말라던 이 남자가 유부남이었다니!
그렇게 밤새 울다 다음 날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그는 절대 너를 사랑하지 않으니 당장 헤어져야 한다고.
그러나 그녀는 친구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서로에게 지독히 중독되었던 탓인지 그들은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했습니다.
지독히도 그녀를 괴롭혔던 외음부 통증은 온갖 의사를 찾아 돌아다니다 새로운 치료법으로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바로 물리치료였습니다.
몸이 습관적으로 스트레스를 전부 질에 쌓아두고 있다며 의사는 몇 주 동안 물리치료를 받게 하였는데, 그렇게 길고 긴 시간동안 시달렸던 통증이 가시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