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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ㅣ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진한 커피 한 잔 내려 책을 읽다보면 유럽 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들을 뚝딱 볼 수 있다.
저자와 함께 와 과거를 초월하며 유럽 곳곳을 다니다 보면 이런 마음이 바로 들 것이다.
아! 당장 유럽 가고 싶다✈
저자, 하광용은 서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 줄곧 광고인의 길을 걸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 이노션 등을 거쳤으며 애드빌컴과 컴투게더의 대표를 지냈다. 현재 광고대행사 베리모먼트, 브라스 코퍼레이션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며, 고 김동길 박사가 설립한 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산하 인문학교실의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어려서부터 세상이 늘 궁금했다.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싶었고 가능하면 더 많이 알고 싶었다. 자연스레 책이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인문학 서적으로 호기심을 채우던 고교 시절에는 ‘TV 장학퀴즈’에서 기장원전까지 올라가 기차석을 해 당대 학생들의 선망을 느껴보기도 했다. 최근에는 장학퀴즈 50주년 특집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신입사원부터 본부장, 두 개 회사 대표까지 두루 거친 광고업은 세상사에 대한 넓은 흥미와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다. 박학과 광고는 어찌 보면 ‘넓다’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박학다식은 깊이가 얕다는 편견에 동의하지 않으며 늘 르네상스적 인간상을 존경하고 지향해 왔다. 50이 넘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해 현재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버스》에 주말마다 인문교양 칼럼을, 《프렌즈오브뮤직》에 음악 칼럼을 쓰고 있다.
Ⅰ 믿음에 얽힌 이야기
세계 제국이었던 로마는 그들의 토착 종교를 포기하고 그들이 탄압했던 기독교를 선택하게 된다.
어떻게 된 것일까?
대부분 【그리스로마신화】를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한 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태초에……'라는 말과 함께 대지의 여신 가이아 자연스레 떠오르지 않는가.
신이기에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어쩌면 신이기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특히나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하늘인 우라노스가 대지로 내려와 대지와 출산의 여신 가이아와의 사이에서 많은 자식들이 낳았다.
이때 우라노스가 흉측한 아들들을 어둠 속에 가둬버리자 가이아는 아들 크로노스와 함께 우라노스를 제거하기로 계획한다.
그런 계획을 모르고 있던 우라노스는 가이아와 동침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고 그때 아들 크로노스가 나타나 그의 남근을 잘라 바다에 던져버린다.
권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남성성을 잃은 우라노스는 결국 크로노스에게 권력을 이양하게 되는데, 이때 권력을 잃은 우라노스는 크로노스에게 그 또한 자신처럼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 저주하게 된다.
똑같은 일이 반복될까 두려웠던 크로노스는 자식들을 낳는 족족 잡아먹게 되고 아내는 가이아에게 도움을 청해 마지막으로 낳았던 아들을 몰래 빼돌리는데 성공하게 된다.
무사히 빼돌리는데 성공했던 아들이 바로 제우스이다.
이후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잡아먹혔었던 형과 누나들을 무사히 구출해 크로노스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게 된다.
그렇게 제우스는 헤라와 결혼하고 탄탄한 권력을 구축해 세상을 안정적으로 다스리게 된다.
기독교는 그리스 신화에 비해 단순하다.
여호와라 불리는 하나님이 유일한 신이며 먼 훗날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게 되는데 그리스의 신들과 달리 형제들이 없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권력을 쟁취하려는 그리스 신화와 달리 기독교에서는 효를 매우 중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 사후 313년 로마 제국은 기독교를 공인하고 392년 기독교는 제국의 국교까지 된다.
즉, 그리스와 로마 신화의 많은 신들이 들어앉았던 자리에 기독교의 유일신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그리스와 로마 신화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기독교가 어떻게 승기를 잡을 수 있었을까?
기독교가 세계 제국 로마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유일신이라는 요인이 가장 크다.
유일신이었기에 종교를 통한 사상 통합에 가장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독교를 선택했던 로마는 이후 천 년 넘게 명맥을 유지했으며 이후 로마는 망했어도 기독교는 망하지 않고 전 세계의 종교로 거듭나게 된다.
Ⅱ-Ⅰ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이야기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는 시점에 체코슬로바키아, 유고슬라비아는 각각 다른 방법으로 분리독립의 길을 걸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양분되었는데 아무런 무력 충돌 없이 깔끔하게 헤어져 이를 벨벳혁명이라 부른다.
다만 유고슬라비아는 유고와 슬라비아로 나눠진 게 아닌 6개 국가가 합쳐진 연방이었기에 6개 국가로 분리되어 독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2001년까지 십여 년 동안 전쟁을 치르게 된다.
과거 로마 제국 시절 일리리아라 불린 지역이 있었다.
북쪽엔 판노니아, 동쪽엔 다키아, 남쪽엔 그리스를 잇는 마케도니아가 있었는데 일리리아는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 반도와 마주 보고 있어 수도 로마와 많은 교류가 있었다.
그래서 발칸반도 해안가엔 라틴계 민족이 다닥다닥 모여 살았는데 이들이 모여 살던 서쪽은 달마티아로 불리었다.
이후 게르만 민족 이동 시 북쪽에서 슬라브족이 내려와 자리를 잡으면서 남슬라브인이 주축을 이루게 된다.
참고로 유고슬라비아는 그들의 언어로 '남부 슬라브인의 땅'이라는 뜻이다.
11세기 말,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면서 콘스탄티노플과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서부 유럽의 주력 십자군들이 이곳을 통과하게 되면서 아드리아해와 발칸반도가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오스만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했던 시기에 이 땅이 그들의 세력에 들어가고 이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하에 있게 된다.
그런데 세계가 주목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부부가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 민족주의 단체에 속한 19세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암살을 당한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게 된다.
그 후 2차 세계대전이 종전으로 치달았을 때 그들은 6개국 연방인 단일 국가인 유고슬라비아를 출범시키게 된다.
남슬라브인 역사상 뛰어난 지도자로 칭송받는 티토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었는데 1980년 5월 티토 대통령이 지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여러 갈등이 난무했던 유고 연방이었지만 티토는 여러 민족의 통합을 이끌어 나갔는데 절대적 지도자였던 그의 부재로 인해 다시 분열 시대로 돌아가 쪼개지게 된다.
이는 지도자 한 사람이 얼마나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로 남게 된다.
티토 대통령이 사망하고 등장한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내세워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기 시작했다.
1990년대 밀로셰비치가 세르비아 중심 체제로 구축하자 유고연방 국가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는데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에 이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까지 분리독립함으로써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되었다.
처음 탈퇴를 선언했던 슬로베니아는 슬로베니아계 88%, 세르비아계 2.4%의 인구비율을 가지고 있었는데 크로아티아는 크로아티아계 78%, 세르비아계 12%의 비율인데다 국경까지 붙어 있어 크로아티아 내의 세르비아인들이 크라이나 세르비아 공화국을 설립하게 된다.
이때, 세르비아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크로아티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유고슬라비아 전쟁의 서막이다.
Ⅱ-Ⅱ 보스니아 내전에 대한 이야기
1991년 3월부터 시작된 크로아티아-세르비아 전쟁은 1995년 11월까지 계속된다.
보스니아 또한 독립하겠다고 선언하게 되는데, 보스니아는 슬로베니아나 크로아티아처럼 한 민족이 아닌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가진 구성원이 존재했었다.
정교회를 믿는 세르비아계 31%, 가톨릭을 믿는 크로아티아계가 17%, 이슬람교를 믿는 보스니아계가 43%였다.
보스니아가 독립선언을 하자마자 세르비아인들의 반발이 시작되었고 이들은 스르스프카 공화국을 설립하게 된다.
스르스프카 공화국의 라도반 카라지치 대통령은 밀로셰비치의 지원을 받아 민병대를 내세워 사라예보로 진격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민간인이 대피할 틈도 주지 않으며 사라예보를 완전 봉쇄했다는 것이다.
1992년 4월 5일부터 1996년 2월 29일까지, 1425일동안 시민들은 사라예보에 갇히게 된다.
10만 명의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벌였지만, 민병대는 시민들이 비무장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잔인하게 총격, 살해하였다.
저격수의 거리, 들어본 적 있는가?
밀로셰비치 지시로 세르비아 저격수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격하는 거리가 있었는데 시민들은 항상 이 거리를 뛰어다녔다고 한다.
민가 구역과 경제활동 구역이 나눠져 있다 보니 은행, 병원 등을 가려면 저격수의 거리를 꼭 지나야 했는데,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총탄에 사람들은 무려 4년이나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며 생활해야만 했다.
95년 7월, 민병대가 스르프스카 영토 확장을 위해 스레브레니차를 포위하였다.
어린아이와 여성들은 강간 및 학살되었으며 UN이 철수하고 5일 동안 인종청소 명목으로 잔인하게 많은 사람들이 살해되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대규모 집단 학살 사건으로 8천 명 이상의 스레브레니차 주민이 학살되었다고 집계되었지만 생존자들은 3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레브레니차 학살 사건을 명분 삼아 미국이 주축이 된 NATO가 대규모 공습을 벌이게 된다.
1995년, 미국의 중재로 보스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3국이 미국의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평화 협정을 맺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데이턴 협정이다.
협정 이후부터 지금까지 혹여나 생길 내전 발생을 막기 위해 민족별로 대통령을 선출해 4년의 임기를 8개월씩 균등하게 나눠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보스니아 내전을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인도주의적 협약을 완전히 무시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무고한 시민들이 더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며 하루빨리 종전되었으면 한다.
💭
여행과 인문학의 만남인 TAKEOUT 유럽역사문명!
유럽의 역사와 문명을 빼고 현대 교양을 얘기할 수 없다는 말처럼 유럽의 명소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역사적 사건들이 연상될 것만 같다.
주제별로 다룬 역사에 푹 빠져 골라 읽고 있었는데, 책을 보고나니 유럽사 전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암기하고 싶어 부분적으로 다룬 유럽사를 책장에서 꺼내 다시금 재독하고 전체적인 유럽사를 볼 수 있는 책을 알아보려고 한다.
역사 그리고 인문은 꼭꼭 씹어 읽어도 여전히 허기져 계속해서 읽어야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