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물 더요 올라이, 늙은 산파 안나가 말한다
거기 부엌문 앞에서 서성대지 말고 이 사람아, 그녀가 말한다
네네, 올라이가 말한다


성경에 나오는 태초의 말씀처럼, 인간에게 심오한 것들과 피상적인 것들을 이해할 단서를 마련하는 것들, 그 다른 것이란 무엇인가? 그걸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그건 신의 영혼이 아니겠는가, 모든 것에 내재해 무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고, 의미와 색을 부여하는, 그리고 그것이, 올라이는 생각한다, 모든 것에 신의 말씀과 영혼이 내재하는 이유다, 그래, 그렇지, 그러나 사탄의 의지 역시 작동한다는 것, 그 역시 확신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더 센지, 그것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일이라고 올라이는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 요한네스는 큰 소리로 울고 또 울며 세상 밖으로 울려퍼지는 제 목소리를 듣는다, 울음소리는 아이가 새로이 속한, 세상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따뜻하고 검고 조금 붉고 조금 축축하고 온전한 것은 더이상 없다, 이제 저 자신의 움직임뿐이다, 모든 것을, 존재하는 모든 것을 메우려는 듯한, 무엇인가, 그리고 아이와 아이의 목소리는 분리되어 있는 동시에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거기에는 뭔가 다른 것이 더 있는데, 뭔가, 그의 일부이면서 아니기도 한 무엇이, 아이의 목소리는 저 밖의 모든 것을 갈라놓고 자신에게로 되돌아와 더 커지고 커진다 그리고 다 잘될 거야, 올라이가 말한다


그리고 그는 부엌 식탁의 자기 자리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재떨이에 올려둔 담배에 다시 불을 붙여 몇 모금 피우고는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본다, 이렇게 슬플 데가,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이렇게 혼자라니 끔찍하군, 너무 끔찍해, 요한네스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부엌문을 연다 그리고 의사가 나간다 그리고 레이프도 뒤따라 나간다 그리고 싱네는 담배를 재떨이에 올려놓고 거실을 지나 방으로 간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는 요하네스, 아버지를 본다, 누워 있는 모습이 너무도 고요해 보여, 꼭 잠드신 것 같네, 생각하며 그녀는 아버지의 손을 잡는다, 어린 소녀였을 때처럼, 눈 안쪽이 뻑뻑해져오며 눈물이 고이고, 싱네는 아버지의 길고 거칠고 여읜 손가락을 쓰다듬어본다,


자네가 사랑하는 건 거기 다 있다네, 사랑하지 않는 건 없고 말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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