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의 정의 및 발견
뉴클레오타이드의 중합체인 두 개의 긴 가닥이 서로 꼬여있는 이중나선 구조로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화학 물질의 일종이다.
세포 핵에서 발견되어 핵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지만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이 핵 이외의 세포소기관도 독립된 DNA를 갖고 있는 것이 있다.
세포가 분열할 때 DNA의 이동의 편리를 위해 DNA가 엉겨붙으며 굵직한 구조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염색체라고 한다.
또한,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 그 자체를 유전자라고 한다.
DNA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유전정보를 통해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게 한다.
DNA가 직접 유전자 발현을 실행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발현 과정은 DNA에서 전사된 전령 RNA(mRNA)가 지닌 코돈에 의해 진행된다.
DNA는 1869년 스위스의 프리드리히 미셔가 처음 발견하였고 이후 DNA는 유전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1944년 오즈월드 에이버리의 형질전환 실험을 통해 DNA가 유전물질임이 확인되었고 1952년 앨프리드 허시와 마사 체이스의 허시-체이스 실험으로 확정되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1953년 네이처지에 실은 논문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DNA의 구조를 밝히기 위해 모형을 짜맞추다 실제 구조에서 겉과 속을 뒤집은 형태의 모형을 만들어서 발표했는데, 소수성 염기가 물과 접촉하고 친수성 인산들이 안에 들어간 데다가 인산끼리 서로 반발하는 힘이 강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검증된 DNA의 안정성과는 배치되는 형태였다.
사실 왓슨과 크릭은 당시에 본인들이 직접 실험을 할 수도 없고, 다른 학자들로부터 데이터를 얻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종이를 잘라 모형을 만들어 끼워맞추다가 적절한 구조를 만들어내면, 나중에 누군가가 실험으로 증명할 것이라는 발상을 했다.
이는 관찰 및 실험으로 입증하여 자연의 현상을 탐구하는 전통적인 과학적 방법론을 따라야 하는 당시 과학자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그러다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DNA가 이중나선 구조를 가졌다는 결정적인 증거인 DNA의 X선 회절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 결정적인 증거자료를 프랭클린과 모리스 윌킨스가 일하던 킹스 칼리지 런던 산하 랜달 연구소에서 얻게 된다.
왓슨과 크릭은 윌킨스에게 논문 공동저자가 되자고 권했지만 윌킨스는 거절했다.
왓슨과 크릭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윌킨스와 프랭클린의 출판되지 않은 자료들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각주로 간단하게 언급하고 말았는데, 문제는 프랭클린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녀의 자료를 이용한 것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알고보니 그녀와 앙숙이었던 동료 과학자 윌킨스가 프랭클린의 사전 허락 없이 회절사진을 분석하고 왓슨과 크릭에게 제공했던 것이었다.
어떠한 데이터도 없었고 DNA 구조에 대한 그들의 추론과 직접 그린 DNA 구조, 그것도 무슨 화학물질이 들었는지 아무 설명도 없이 그냥 선만 그려놓은 것이 전부였던 논문을 완성한 왓슨과 크릭은 네이쳐 편집장이었던 학장에게 부탁하여 결국 2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결과적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왓슨, 크릭, 윌킨스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1962년에 수상한다.
(DNA 구조 발견에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한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1958년에 37세에 난소암으로 요절하여 수상하지 못했다.)
왓슨은 노벨상 수상 이후 「이중나선」이라는 책을 집필하였는데 이 책을 통해 이중나선의 발견 과정이 상세히 알려지면서 공로에 대한 논란이 더 커졌다.
실험 데이터를 모두 뽑아냈던 윌킨스와 프랭클린의 업적이 예측과 결과 분석을 수행한 왓슨과 크릭보다 훨씬 높고 왓슨과 크릭은 그 두 사람의 연구를 사실상 도둑질하여 재구성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던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프랭클린의 영광을 도둑질했다"는 비판을 고스란히 받으며 끝없이 해명과 자기변호를 해야만 했다.
▶ 유전자의 정의 및 발견
유전자 gene 는 유전의 기본단위로 모든 생명체가 세포 내에 가지고 있는 유전체 DNA의 특정 부위에 위치하는 정보서열로서 세포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단백질 등을 생산해낼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으며 각 개체 고유의 특징을 나타내게 할 뿐만 아니라 복제를 통해 다음 세대의 자손에게 유전된다.
현대 유전학에서 유전자는 게놈 서열의 특정한 위치에 있는 구간으로서 유전형질의 단위가 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게놈 서열 안에서 유전자는 DNA 서열의 일부분을 이루며 조절 구간, 전사 구간, 기타 기능이 부여된 구간 등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유전자를 대립형질과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나 엄밀한 의미에서 대립형질은 유전자 서열에 의해 나타나는 유전형질의 한 종류이다.
유전형질이 부모에서 자식으로 유전되는 현상은 오래 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유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레고어 멘델(Gregor 의해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형질의 발현이 통계적으로 예측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실제로 전달되는 유전인자 genetic element 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1950년대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멘델은 완두콩을 이용한 7년 간의 실험을 정리하여 1865년 <식물 잡종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소위 멘델의 유전법칙을 제시하였으나 이때는 아직 유전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했고 대신 특질 trait 이라는 용어로 유전형질의 매개체를 묘사하였다.
유전자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1911년 덴마크의 식물학자인 빌헬름 요한센이 유전자가 표현되는 각각의 형태를 표현형이라고 제안했다.
유전적으로 똑같은 콩이라도 토양과 빛의 조건이 다르면 다르게 자라지만 그 후손들을 같은 조건에서 심으면 크기와 형태가 다시 같아진다는 사실을 그가 밝혀낸 것이다.
부모가 얻은 형질이 자식에게 전달될 거라 믿은 유전학자들과는 달리 요한센은 유전 단위가 밀봉되어 전달되며 부모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멘델의 믿음을 입증하였는데, 당시 이에 대한 단위 이름이 없었기에 요한센은 유전자라고 부르게 된다.
유전자는 집단이 되어 유전형을 형성하는데, 특정 환경에서 유전형이 표출된 것을 표현형이라 불렀다.
창조적 유전자
에드윈 게일 지음, 노승영 옮김
문학동네 | 2023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