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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들의 세상
혜영.Kim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하나, 책과 마주하다』
외출시에 꼭 챙기는 것들이 있다.
핸드백 안에 화장품이 든 파우치, 스케쥴러, 휴지, 물티슈, 손세정제, 핸드크림 그리고 책이다.
책 한 권은 꼭 들고 다니며 읽곤 하는데, 평소 자기계발서나 인문서 위주로 들고 다녔다면 요즘은 무조건 에세이만 들고 다닌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어서일까.)
시중에 나온 디즈니나 카카오 캐릭터를 내세운 캐릭터 에세이는 한 두권 빼고는 다 섭렵한 것 같다.
그러다 '콩' 캐릭터가 눈에 띄어 읽게 된 것이 바로 『콩들의 세상』이다.
콩, 콩, 콩! 콩 캐릭터를 앞세워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철학 에세이인데 순식간에 읽은 것 같다.
"행운의 배꼽을 기억하면 삶의 미래도 이해된다."
조그만 배꼽은 탄생의 흔적이다. 온전히 태어난 시간에 자신에게 새겨진 하늘의 표시다. 콩이고, 콩다운 존재이고, 콩답게 살아가라고 둥글게 열린 것이다. 세상에서 처음 역할을 시작하는 순간의 증명과 같다.
책에 나오는 콩은 정확히 말하면 커피콩이다.
보기만해도 은은한 커피향이 날 것 같은 커피콩의 이름은 모카.
아기들 중에서 머리카락이 나는 시점에 유난히 가운데가 긴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는 귀여운 별명들이 붙는다. 잡초 혹은 파인애플.
모카에게도 머리 위에 팔랑거리는 연두색 콩잎이 붙어있는데 이 콩잎의 의미에 대해 알기 위해 모카는 애를 쓴다.
끊임없이 자아 탐구를 멈추지 않는 모카는 콩잎이 품은 참뜻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는데 결국 스승인 그로스파파를 만나 이 콩잎이 초월한 최선을 위한 잎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단순히 읽어서는 절대 이해 안 될 부분이지만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이 태어난 목적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그 과정 속에서 동기부여를 얻게 되며 결국은 이에 대한 결실을 맺기 때문이다.
지난 번 리뷰를 통해 근래 많이 들은 말들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설령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해도 이는 결실을 맺기 위한 과정의 일부이니 좌절하지 말라는 것이다.
나태하지 않았고 매순간 쉬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에 이는 버려지는 것이 아닌 결실에 대한 밑거름이자 자양분이라는 것이다.
책 속 모카는 어떤 방향으로든 이동할 수 있도록 매순간 '준비 상태'이다. 마치 바둑판의 한가운데 자리한 배꼽점처럼 말이다.
모카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바로 '통찰'인데 이는 마음이 열려야 움직이는 것이기에 멀리 날고 싶다면 그만큼 쉼 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심히 걸어가는 길에는 언제나 행복이 꽃핀다."
행복을 인생의 최고 목표로 삼아 실현하는 것을 도덕적 이상(理想)으로 보는 관념이 행복주의이다. 이제 천연의 행복주의자가 도는 것도 참 괜찮은 삶이다.
모카는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제 역할을 다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삶이 있으니 행복하고 이렇게 행복하니 마음 속 희망감을 스스로 더 북돋는다.
생애 처음부터 끝까지 순간순간 복된 하루를 꿈꾸는 모카. 희망의 조각배를 띄워 바람이 부는 대로 행복의 날개를 펼쳐나간다.
모카에게 있어서 조각배 그리고 행복의 날개 일부는 '책'을 의미한다.
책은 모카에게 있어서 지혜로운 구루이며 책으로부터 삶의 목적과 의미를 깊이 통찰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준다.
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모카의 그 모습은 나랑 똑 닮았다.
"인생에서 책은 충분함을 넘어서서 완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