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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기쁨채집챌린지




지난 가을, 무너지는 마음과 함께 식물 또한 마음 써주지 못하고 그렇게 보냈는데 어느 봄날 선물 받은 다육이를 시작으로 마당은 텃밭이 되어가고 마당 내 옥외마루는 꽃밭이 되어가는데 매일같이 예쁘다, 예쁘다라고 속삭여주니 예쁘고 환하게 피어가는데 그런 꽃들을 보고 있자니 아침이슬 맞은 모습을 보아도 예쁘고 태앙이 내리쬐는 한낮에 보아도 예쁘고 해가 진 서늘한 저녁에 물을 줄 때 보아도 예쁜데 요새 마당에 심어놓은 방울토마토 화분에 가까이 갈 때면 향이 진하게 나더니 수줍게 한 알이 맺혀있는 것을 보곤 텃밭에는 방울토마토, 고추에 이어 부추와 상추를 꽃밭에는 수국, 프리지아, 카라, 패랭이, 봉선화에 이어 해바라기를 잘 키워봐야겠다.


평일인 듯, 주말 인 듯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인지라 특히 食에 있어서는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먹고싶다면야 불을 올리곤 하는데 올리브 오일에 마늘과 페퍼론치노 그리고 삶은 파스타면을 볶은 뒤 파슬리로 마무리해준 알리오 올리오와 냉동실에 넣어놨던 바게트빵 두쪽을 꺼내 버터 두른 팬에 한껏 옷 입히고 파슬리로 마무리해준 뒤 직접 만들면 시간이 너무 걸리기에 시판용 크림소스에 잘게 썰은 버섯과 베이컨을 잔뜩 넣고 파슬리로 마무리해준 베이컨 까르보나라로 오늘 하루를 맛있게 마무리하였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배우는 쪽을 택했기에 훗날 후회로 남지는 않을 것 같아 '정리'에 몰두하며 하나, 하나씩 비워가는 중인데 느리면서도 바쁜 삶을 영위하고 있기에 빈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와중에 예쁘게 핀 꽃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들이 마음을 간지럽혀 한 책에서 글귀를 작업하던 중에 책장 한켠에 있던 책들을 더 꺼내어 함께 사진으로 남기니 꽃들과 책탑만 봐도 이 또한 작은 기쁨과 행복의 순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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