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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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연상연하 커플들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쿄 타워』.
이전에 이미 출간했던 책이었지만 아직 읽지 못했었고 이번에 리커버판을 읽게 되었다.

비에 젖은 도쿄타워, 보고만 있어도 먹먹함을 느끼는 토오루가 『도쿄 타워』 속 주인공이다.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코우지 또한 주인공이다.
토오루와 코우지는 앞서 말했듯이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두사람 모두 비교적 성적이 좋았다는 것말고는 공통점이 없었다.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공통점 하나가 더 생기게 되었는데 바로 두 남자 모두 40대 연상의 여인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토오루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그의 부모님이 이혼하게 되었고 그는 어머니와 단둘이 함께 살게 되었다.
2년 전, 토오루는 어머니를 통해 '엄마친구'인 시후미를 알게 되었는데 그는 그녀의 첫 인상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날씬한 팔다리에 풍성한 검은머리, 흰 블라우스에 짙은 감색 스커트를 입고 있던 그녀.
그렇게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7개월 전, 코우지는 한 주차장에서 차량 유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차가 주차하는데 애를 먹고 있었는데 이윽고 차창이 열리더니 한 여자가 코우지에게 주차가 서투르다며 대신해줄 수 없냐고 부탁하게 된다.
평소 여성 문화강좌에 흠뻑 빠져 생활하는 키미코는 일주일에 나흘은 빨간 피아트 팬더를 타고 나오는데 바로 이 빨간 피아트 팬더가 그들이 만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시후미도, 키미코도 유부녀였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말그대로 불완전한 사랑이었기에.
언제부터일까. 도대체 언제부터, 식욕까지 잃는 상태가 되어 버렸을까.
가게 안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꽃병에 꽂힌 꽃들이, 홀로 남겨진 토오루를 비웃고 있다.

사랑에 빠지면 약도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가벼운 만남이건, 진지한 만남이건 사랑 앞에서는 인간의 판단력이 다소 흐려지는 것 같다.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토오루는 시후미와 언제든 함께 하기를 원하고 코우지는 함께 살지는 않아도 함께 살아가는 것을 원한다
앞서 말했듯이, 말그대로 불완전하다. 이상하다고, 특이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함께 살지 않지만 함께 살아간다라.
토오루는 아이는 없지만 유부녀인 시후미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될 정도로.
반면에 코우지는 또래인 여자친구가 있으면서도 유부녀와의 관계를 유지한다. 오롯이 살갗을 맞대는 것만이 목적이라 생각될 정도로.
토오루와 코우지는 연상의 유부녀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들의 사랑은 분명 각각 다르다.
물론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또 그에 반해 현실도 소설 못지 않다.
홍상수 감독도 이혼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김민희 배우와 함께 살고 있으니깐.

코우지는 말하면서, 이 여자를 마에다한테서 빼앗는 일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정말 아주 짧은 순간이었으나, 코우지로서는 충분히 긴 순간이었다. 카즈미를 원한다기 보다, 빼앗는 일이 가능할지 어떨지, 알고 싶었다.
우선 요시다를 쫓아내고-코우지는 생각한다. 이 피로만 회복되면-.
창밖에는 초라해진 야경이 비에 젖어, 네온을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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